사랑하기 때문에
기욤 뮈소 지음, 전미연 옮김 / 밝은세상 / 2007년 12월
평점 :
구판절판


 
"밤을 통과하지 않고는 새벽에 이를 수 없다" 칼리지브란의 글을 인용한 기욤뮈소의 사랑하기 때문은 이 한 줄로 요약할 수 있겠다.

 

기욤 뮈소의 글은 영화를 보는 것처럼 스펙타클하다. 마치 글로 화면을 그리는 것처럼 느껴진다. 구해줘처럼  배경은 뉴욕이고 비행기가 등장한다. 프랑스 작가가 연거푸 뉴욕을 배경으로 소설을 쓰다니...특이하다. 작가는 뉴욕에서 나고 자랐을까?  나도 훌쩍 뉴욕행 비행기에 오르고 싶다는 생각이 든다.

 

여기 세 사람이 있다.

사랑하는 딸의 실종으로 인생을 놓아버린 신경정신과 의사 마크, 억만장자의 상속녀이지만 온갖 기행으로 세간의 입방아에 오르내리는 앨리슨, 그리고 엄마의 생명을 앗아간 자에게 복수하기 위해 뉴욕을 헤매는 10대 소녀 에비. 그들은 모두 자신에게 주어진 불행을 극복하지 못해 괴로워한다. 이들은 과연 과거에서 빠져나올 수 있을까? 

 

사랑하는 딸이 살아돌아오지 않는다면 자신도 돌아올 수 없다며 인생의 막장까지 내려갈 수 밖에 없었던 30대의 아버지에게....

거짓말만 반복하던 엄마가 진실을 말했을 때  믿어주지 못한 자신을 용서할 수 없었고, 엄마를 죽게 만든 자에게 복수를 꿈꾸는 어린 소녀에게...

다섯살 어린 소녀를 죽게 만든 자신을 용서할 수 없어 아무렇게나 인생을 살아가는 26세의 앨리슨에게...

작가는 과거의 불행에서, 과거의 잘못에서 헤어나오지 못하는 그들에게 해결책을 제시한다. '지금의 나'는 '과거의 나'에서 비롯되었기에, 미래 또한 현재를 포함한 과거의 일직선상에 놓여있는 이상, 나를 잡고 놓아주지 않는 과거에서 그만 헤어나라고 말한다.

비록 나를 죽이고 싶을정도로 용서할 수 없더라도 말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복수보단 용서가 자신을 자유롭게 하는 방법이라고, "최대의 복수는 잘 사는 것"이라고 유명한 누군가의 글을 인용하면서까지 작가는 말한다. 용서하라고... 나를 위해서 살라고....

 

오늘 아침 어딘가에서 읽은 글이 생각난다. "이 세상 행복의 모습은 다 비슷한데, 불행의 모습은 제각각이다."

 

<책에서>

 

p. 125 "자살이 유일한 해결책이라고 생각될 때도 있지만, 사실은 그렇지 않아요."

p.126 "목숨은 한 개밖에 없어요. 아가씨!"

"목숨이, 한 개 더 남아있지 않단 뜻이에요."

"도대체 무슨 이유로 그토록 자신을 벌주려 하죠?"

p.241 "힘들었지만 우린 살아남았어. 아무리 세월이 흘러도 지난 기억을 송두리째 잊진 못하겠지. 고통이 우리들 가슴 한 구석에 남아있을 테니까. 하지만 우린 살아남을 수 있어. 지난 세월 동안 난 경험적으로 터득했어."

p.244 "용서하라는 것이지 무조건 잊으라는 뜻은 아니야. 죄 자체를 없던 일로 하자는 뜻도 아니야. 복수는 증오심을 키울 뿐이지만 용서는 널 자유롭게 해줄거야."

p.245 "....네가 정말로 죽이고 싶은 사람은 바로 너 자신일 거야. 그렇지 않니?"

p.249 "스물여섯에 어떻게 인생이 아무것도 아니라고 말할 수 있죠?"

p.265 미래는 과거가 우리에게 주는 선물이다. -앙드레 말로

p.269 네가 어디로 가는지 모르겠거든 어디서 오는지를 기억하라. -아프리카 속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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