냉정과 열정사이 - Rosso 냉정과 열정 사이
에쿠니 가오리 지음, 김난주 옮김 / (주)태일소담출판사 / 2000년 11월
평점 :
구판절판


 
사랑 그 쓸쓸함에 대하여라는 문구를 생각나게 한다.

가족과 빈탄에 다녀왔다.

이른 아침 발코니에서 이 책을 읽으며, 아오이처럼 나도 단조로움과 평온함에 빠져본다.

 

이태리에 사는 일본인 아오이. 그녀는 그 곳에서도 또 고국 일본에서도 이방인이다.

지극히 단순한 그녀의 일상, 폐쇄적인 삶으로 그녀는 사회와 소통하기를 거부한다.

왜 그랬을까? 무엇이 그녀를 사회로부터 차단한 걸까?

 

친절하고 자상한 마빈이 있지만, 그녀의 삶에 그의 삶에 그들은 녹아들어갈 수 없다.

그랬다간 지금까지의 삶조차 유지할 수 없음을 알기 때문이다.

그 삶이 얼마나 불안정할까?

중심에 들어가지 못하고 언저리만 배회하며 조심하며 살아가는 삶은 또 얼마나 위태한가?

쥰세이를 결코 잊을 수 없다고, 그녀의 가슴에 오롯이 살아있다는 걸 부정하고 살아가는 그녀의 삶은 또 얼마나 가여운가?

 

서른살 그녀의 생일날 피렌체의 두오모에서 만나기 - 꼭 비포 선라이즈에 나오는 마지막 약속같다 - 로 한 그들의 철부지 약속은 지켜지지만 그녀는 떠나가는 그를 다시 잡지 못한다.

 

왜, 그녀는 마빈을 사랑하지 못했을까? 책의 제목처럼 그녀에겐 열정이 없었기 때문일까?

그는 좋은 사람이고, 그녀에게 잘 대해주지만 그것이 꼭 사랑과 연결되는 건 아니니까...

모든 열정과 사랑을 스무살 그 때의 쥰세이에게 소진해버렸기 때문에 그녀는 그를 잊지 못하는걸까? 그래서 마빈을 사랑할 수 없는걸까?

 

지독한 사랑에서 10년째 헤매고 있는 그녀가 이젠 훌훌 털고 세상으로 걸어나올 수 있도록 손이라도 잡아주고 싶은 심정이다.

그리고, 다시 아름답고 활기찬 사랑을 시작하기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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