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자는 무엇으로 사는가 - 여자, 돈, 행복의 삼각관계
리즈 펄 지음, 부희령 옮김 / 여름언덕 / 2006년 12월
평점 :
절판


'여자는 무엇으로 사는가' 화두처럼 던져지는 이 질문 때문에 책을 구입했다. (내용은 그렇게 중요하지 않았다. 제목만으로도 고민을 하게 만들었으므로)

어딘지 어수선하고, 소제목을 굳이 붙이지 않아도 좋을만큼  비슷한 내용의 반복처럼 늘어졌다. 그래도, 책을 읽는 내내 '지나온 내 삶을 돌아보게 했으며, 그동안의 삶들이 주마등처럼 머리 속을 지나갔다.'

 

몇 년 전부터 친한 이웃들과 친목계를 한다. 한 달에 한 번씩 모여서 밥이나 먹자는 거였다. 아줌마들의 푼 돈이니 금액도 소소하다. 그래도, 그게 반 년쯤 모이면 꽤 되는 액수이다. 남편에게 곗돈을 탔다는 말을 했다고 하니, 계원인 친구들이 난리가 났다. 그걸 남편에게 말하면 어떻게 하냐고..."아니, 왜? 말하면 안 되는거야?" 는 내 질문에, 남편 몰래 만들어 놓는 비상금인데, 남편에게 말했다고 지청구를 꽤 들었다. 남편들끼리도 친하니, 일단 남편 입단속부터 시켰다. 그리고, 이후로는 남편에게 말하지 않았다. 친목모임에서 쫓겨날 판이니 어쩔 수 없었다.  궁금했다. 왜? 비밀로 해야하는지를...사고 싶은 물건을 살 때 쓰거나..암튼 그런 걸 사기 위해서란다. 그걸 왜 비밀로 하지? 이해가 되지 않았다. 그냥 사면 되지....그럼, 난 몇 번 탄 곗돈을 어찌했냐? 남편에게 말하진 않았지만, 그냥 우리들의 통장에 넣어두었다. 남편에게 숨기면서 사고 싶은게 없으니..그대로 통장에 넣어두는 수밖에...(사실 난, 비상금이 없다.)

그런데, 이 책을 읽으면서, 궁금증이 풀렸다. 여자들은 자기 물건을 살때나, 혹은 비싼 물건을 살 때 죄책감을 느끼는 경우가 많아서, 소비내역이 훤히 드러나는 신용카드 대신 현금을 ---가끔은 꿍쳐두었던 비상금으로-- 사용한단다. 이런,,,,그런데, 이게 상당히 보편적이라니.....뭐, 죄책감을 느낄 필요까지야 없지 않은가?

 

여자와 남자는 돈에 대해서, 성공에 대해서 다르게 배우고 자라왔다. 사실이다. 이전보다 경제활동에 참여하는 여자들이 많아졌음에도 불구하고, 여자들은 내면적으로는 전통적인 사고방식 -예를 들자면, 남편은 돈을 벌고, 여자는 가정을 지키는 -에서 크게 벗어나지 못했다고 책에서는 말한다.  직장에서도, 경제적으로도 안정되어 있음에도 불구하고 여자들은 누군가 나보다 더 강한 남자가 나타나서 자기를 보호해 줄 것이라고 믿으며, 여자가 돈에 대해서 직접적으로 말하는 것은 금기시 되는 분위기때문에 대부분의 여자들은 돈에 대해 걱정은 많이 하지만, 제대로 알려고 하지 않는다. 그냥 걱정만 한단다. 그래서, 위험에 무방비상태라는 것이다.

 

이 책에서 여자들에게 닥칠 위험은, 이혼이나 남편의 갑작스런 죽음, 혹은 평균수명의 증가로 인해 남자들보다 더 오래살게 될 가능성에서 발생하는 경제적 추락이다.  이런 치명적인 위험에 처해 있음에도 불구하고 여자들은 아무런 준비를 해 놓지 않는다는 것이다. 그러면서, 제시된 것이 이제 여자도 경제에 눈을 뜰 것, 남자를 너무 믿지 말 것(나에게는 그렇게 느껴졌다^^), 남편 몰래 비상금을 만들어둘 것(이렇게 노골적으로 표현하지는 않았지만), 그리고, 무엇보다도 백마 탄 왕자를 꿈꾸지 말 것(가난한 자와 사는 것도 힘들지만 부자와 사는 것은 더 힘들다고 저자는 말한다. 누군가의 말을 인용하면서---이 부분은 나도 동의한다.  ), 자신을 너무 과소평가하지도 말며, 일어나지도 않을 미래를 위해 불안해하지도 말라는 것 등이다.

 

 책에서는, 많은 여자들이(간혹 남자들도) 지나치게 소비를 하는 것이 문제라고 되어있다. 상위 20% 의 소득계층에서의 소비수준을 대부분의 중산층이 그들과 비슷하게 소비하려고 하는데서 많은 문제가 발생한다고...

저자의 이력탓인지 - 저자는 아무런 대비나 낌새도 알아 차리지 못한채 이혼을 당한다. - 돈과 경력의 중요성에 대해서 (심하게 말하면, 믿을 남자 하나도 없다. 결국은 믿을 구석은 '나'밖에 없다는 의미로 봐도 무방할 정도로...)지나치게 강조한 부분도 없지 않지만, 적어도, 여자는 무엇으로 사는가...특히, 아이를 양육할 책임을 지고 있는 엄마이면서 여자인 입장에서 생각해본다면....는 쉬이 잠을 이루지 못하게 할 만큼 많은 생각을 하게 했다.

 

그럼, 이제부터라도 나만의 '비상금'을 만들어야하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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