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지만 이를 엄밀히 따져보면, 문제는 ‘돈을 쉽게 번 것‘에 있는 게 아니라, ‘돈을 쉽게 쓴 것‘에 있다. 나는 단 몇 시간에 수백만 원을 쉽게 벌어본 적도 있고, 얼마 되지않는 돈을 벌기 위해 온종일 땀을 뻘뻘 흘려본 적도 있다. 여기서 중요한 건, 이 두 가지 일이 하루 동안 동시에 벌어진 일이라는 점이다. 나는 쉽게 번 큰돈과 어렵게 번 작은 돈을 하나의 계좌에 넣었다. 내가 돈을 쓸 때마다 ‘이 돈은 그때 쉽게 번 그 돈이었지?‘라고 생각하며 막 써댔을 거라고 생각하는가? 전혀 그렇지 않다. 이는 단지 생각과 의지의 문제일 뿐이다.
‘신용카드가 있으면 돈을 헤프게 쓰게 되니, 체크카드를 사용해야 한다‘ 같은 이야기는 결국 ‘족쇄를 차고 있지 않으면 일손에 잡히지 않는다‘고 푸념하는 노예나 할 소리다. 소비에 대한 태도, 저축에 관한 생각, 투자에 관한 고정관념을 바꾸는 것은 결국 자신의 선택과 의지에 달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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