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Book] 빚으로 지은 집
아티프 미안 & 아미르 수피 지음, 박기영 옮김 / 열린책들 / 2014년 12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빚으로 지은 집>

2008년도 미국 서브프라임 모기지 위기와 그 뒤로 이어지는 경기 침체에 대해서 왜 그러했는가를 분석한 책입니다.

대략 상식적으로 알고 있는 내용들에서 시작합니다.

빚이 늘어나면, 소비를 줄이게 된다는 것,
빚을 내서 산 집의 시세가 떨어지면, 
순자산 (자산 중 빚을 제외한 부분)이 감소하고, 
이 경우 소비를 줄이게 된다는 것.

등등...

저자는 2008년도 이후의 경기 침체는 이 소비 감소에 기인한 것이라 합니다.
미국 주택 거품이 꺼지면서 많은 가구의 순자산이 감소했고, 이들이 소비를 줄이면서,
전체 미국 경제가 침체하게 되어, 빚이 없거나, 있더라도 순자산이 거의 감소하지 않은 가구에 까지 안 좋은 영향을 미치는 과정을 분석했습니다.

다양한 종류의 통계 데이타를 활용해서 각각의 연결고리를 파악하여, 처음에는 최소한 상관관계로 확인된 것들이, 결국 인과관계임을 보여줍니다. 

이 추론 과정이 깔끔하고 유려합니다. 감탄스러울 정도입니다.
제대로 학문을 하는 것은 이런 것! 이란 느낌이 확 옵니다. 

이미 많이 알려진 얘기이기도 하고, 최근 영화 <빅 쇼트>에서도 드러났지만,
2000년대 중후반의 미국 주택 버블 증가의 한 요인은 신용 지수가 낮은 사람들에게까지 무차별적으로 공여된 신용, 즉 주택담보 대출이었습니다.

이 책은 어떻게 그런 무책임한 대출이 가능했는지 드러내고, 이 부분이 금융권의 일종의 '모럴 해저드'이며, 거의 사기 수준의 나쁜 일임을 지적합니다.

즉, 부채의 증가에는 채무자의 무책임한 대출 신청 책임만 있는게 아니라, 채권자의 무책임한 대출 판매에도 책임이 있다고 주장합니다.

그래서 담보로 잡은 집값이 급격하게 떨어질 경우, 그러한 손실에 대한 책임을 채무자들에게만 지우는 것은 불합리한 것이라고 합니다. 채무자와 채권자가 일정 비율로 그러한 리스크를 분담하는게 합리적이라고 하며, 손해에 대한 리스크 뿐 아니라, 집값이 상승하게 되면, 그 수익도 역시 채무자와 채권자가 나눠 가지는 방향을 같이 제안합니다.

그러한 리스크 분담으로 인해, 경기 침체가 미연에 방지되어, 채권자를 포함 전체 미국 경제에도 이익이 될 것이고, 수익에 대한 지분을 가지게 되므로, 전체적으로 채권자의 일방적 손해는 아니라고합니다.

즉, 신개념 대출을 제안합니다. 대출을 일종의 주식투자 비슷하게 하는 것이지요. 주가가 오르면 수익을 챙기지만, 떨어지면 손해를 입게 되는 것과 비슷하게.

이러한 결론은 총 12장 중 마지막 장에 나오는 애기이고, 저자들은 무척 심혈을 기울여 쎴지만, 이 부분의 중요도는 일단 낮다고 여겨집니다.

이 분들의 연구의 앞부분이 매우 인상적이었습니다.

미국 뿐 아니라, 한국도, 부동산 구입으로 인한 부채는 채무자가 100% 책임을 지는 것에 대해서 너무나 당연하다고 생각하고 있습니다. 저도 이 책을 읽는 중반까지, 뭔가 상식적인 주장이 아닌 것 같은데 라는 생각을 지울수 없었습니다. 

그런데, 이 저자들의 주장을 따라가면서 후반부에 이르게 되면, 저자들의 주장에 일리가 있다는 생각이 들게 되더군요.

리디책 1년 대여로 반년전에 산 책인데, 차일피일 미루고 있다가, 금주에 읽었는데.. 이런 책인줄 몰랐습니다.

이런 책은 종이로 사서, 반복해서 두고두고 읽어야할 책인 것 같습니다. 경제에 관심이 있으신 분이라면 강추입니다.



(2016.10.22)


댓글(0) 먼댓글(0) 좋아요(2)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