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의 경영학자는 지금 무엇을 생각하는가
이리야마 아키에 지음, 김은선 옮김 / 에이지21 / 2013년 11월
평점 :
구판절판


이제 마지막 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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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art 3 경영학의 미래 는 16장 < 경영학은 과연 유용한 학문일까?> 와 17장 <그래도 경영학은 진화한다>의 두 장으로 구성되어 있고, <경영학의 국제 표준화가 이어지고 있다> 는 에필로그로 이 책은 마무리 됩니다.


16장에서 저자는 현대 경영학이 풀어야 할 중요한 과제를 제시합니다. 그 중의 첫 번째로 지나친 이론 중시 경향으로 인해 새로운 이론은 한없이 생산되고 낡은 이론은 발전없이 방치된 결과 온갖 이론이 난립하는 이른바 '이론의 사파리화'가 진행되고 있다고 합니다. 때로는 사실 법칙 자체의 발견도 중요하지만,  이론적인 메커니즘을 우선시 하기에 사실 법칙에 대한 연구들은 학술지에 게재되지 못할 수 있다고 합니다.


또 하나의 문제는 '재미'만을 추구하는 현상이라고 합니다. 이 '재미'가 연구의 우수성을 평가하는 절대적 척도가 되고 있다고 합니다. '재미있다'라는 것은 그동안 상식으로 여겨졌던 이론을 완전히 뒤집거나 지금까지의 연구와는 전혀 다른 의견을 내놓거나 혹은 아무도 생각하지 못했던 새로운 무언가를 제시하는 것을 말한다고 할 수 있다 합니다.


그러나 '재미있다', 즉 기존의 상식을 뒤집는다는 기준은 과연 경영학의 발전에 도움이 되는지에 대해 저자는 질문을 던집니다. 2000년도에 발표된 한 논문에 따르면, 재미있는 아이디어로 가득찬 <미국경영학회보>에 게재된 이론 가설 가운데 추후 실증 연구가 이루어진 가설은 전체의 9%에 지나지 않는다고 합니다.


또 하나의 중요한 과제는 통계학이 중요한 역할을 하지만, 평균 분포인 가우시안 분포를 중심으로 통계적 분석을 하는 것이 경영학에서는 맞지 않을 수 있다는 점이다. 독창적인 경영전략을 취하고 있음에도 눈부신 성공을 거둔 기업은 평균적인 경향을 분석하는 것이 목적인 가우시안 통계로는 분석할 수 있다는 비판이 있다고 합니다.  저자는 가우시안 통계를 활용여부는 먼저 무엇을 목적으로 하느냐에 있는지 분명히 해야 한다고 합니다. 때로는 가우시안 통계 이외의 방법을 모색해야할 필요가 있다고 합니다.


17장에서는 이렇게 16장에서 제시한 세가지 과제에 대응하기 위한 경영학계의 최신 흐름을 정리하고 있습니다.


과제 1 : 경영학의 이론 편중 현상은 이론의 난립을 초래했다.

과제 2 : 재미 있는 이론에 대한 집착은 중요한 경영 사실 및 법칙의 분석을 저해한다.

과제 3 : 평균에 입각한 통계 방법은 독창적인 경영전략으로 성공을 거둔 기업의 분석에는 적합하지 않을 수 있다.


이론 중심의 동향에 비판하는 흐름으로 '증거기반 경영'이라는 개념이 등장하였습니다. 증거 기반 경영이란 여러 실증 연구를 통해 확인된 경영 법칙, 즉 '정형화된 사실 법칙'을 기업 경영 실무에 그대로 응용하는 것을 말합니다. 여기서 '정형화된 사실 법칙'을 분간해 내기 위한 연구 방법으로는 '메타 분석'이라는 방법을 소개하고 있습니다. 이는 기업의 데이터 대신 그동안 축적되어 온 연구 결과를 통계 분석의 대상으로 삼아 법칙의 타당성을 검증하는 방법이라고 합니다.


이 두 방법은 모두 사실의 축적을 목적으로 하는 것으로 경영학의 과제로 제시된 세 가지 중 첫번째와 두번째에 대한 대응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세번째인 통계 관련한 과제에 대해서는 기업의 내부 상황을 심도 있게 분석하는 케이스 스터디를 적절히 활용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합니다. 또한 평균에 입각한 통계 방법을 극복하기 위해  '베이즈 통계'법을 활용하기도 한다 합니다. 이 방법은 각 기업의 특성을 분석에 반영할 수 있는 측면이 있다 합니다.


'복잡계 (Complex System)' 이라는 개념을 응용하려는 시도도 이루어지고 있습니다. 복잡계는 본디 경영 현상에 안정적인 평균이란 존재하지 않을 뿐더러 대단히 극단적인 케이스가 발생할 수 있음을 전제로 하는 개념입니다. 이를 '멱법칙 (Power Law)'라고 합니다. 대표적인 예로는 영어 단어의 사용 빈도입니다. 수많은 영어 단어가 존재하지만, 영어 단어에는 '평균적인 사용 빈도'라는 개념이 통용되지 않습니다. 일부 극소수 단어가 극단저긍로 높은 빈도로 사용되고 있습니다. 특정 분야에서 매출 상위 20%의 제품이 해당 분야 전체 매출의 80%를 차지한다는 이른바 '80 대 20'의 법칙 또한 이와 관련 있습니다.


이러한 멱법칙을 활용한 연구 결과들이 발표되고 있지만, 멱법칙의 활용이 경영한 연구의 진전에 도움이 될지는 아직 불투명한 단계라고 합니다.  이렇듯 여러 가지 실증적인 연구 방법 가운데 과제 3에 대한 해결책도 나오게 될 것이라 기대한다고 합니다.


저자는 이렇게 남은 과제들에 대한 동향을 소개하면서, 경영학의 연구 방법에 대한 논쟁은 당분간 계속될 것으로 전망합니다.


에필로그에서 저자는 경영학의 연구 방법 및 기본 개념, 투고 대상 학술지, 참가해야할 학회 등에 관한 국제 표준화가 이루어지고 있다고 하면서, 본문의 '세계의 경영학'이란 '전 세계의 모든 경영학자가 연구하는 학문'이라기 보다는 '상당수 나라에서 급속한 표준화가 이루어지고 있는 경영학'을 말한다고 합니다. 


또한 이 책에서 다루고 있는 경영학은 '규범적'인 측면 보다는 '실증적'인 측면에 무게를 두었다는 것을 강조하며, 이 책을 읽고 난 후 '경영학은 이러이러 해야한다'라고  단정하는 것이 이 책의 취지가 아님을 밝힙니다.


저자는 독자들이 이 책을 읽고 '경영학의 지식'이 얼마나 방대한지 느꼈기를 바란다고 하면서 책을 마무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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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인적으로 매우 감명깊게 읽었습니다. 드러커나 포터 같은 거창한 이름들에 얽매이지 않고 실증적인 연구 결과들을 인용하면서 현대 경영학의 다양한 주제를 리뷰한 이 책은 경영 관련 업무를 하지 않는다 할지라도, 우리 삶의 일상에 여러 측면에 대해 한층 더 깊은 시각을 가지게 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2015.07.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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