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의 경영학자는 지금 무엇을 생각하는가
이리야마 아키에 지음, 김은선 옮김 / 에이지21 / 2013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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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의 경영학자는 지금 무엇을 생각하는가 - 이리야마 아키에 지음, 김은선 옮김, 에이지21 펴냄


8장, 9장은 <경영학에서 말하는 세 가지 '소셜'이란?> 제목으로 사회적 관계와 그 형태, 종류가 기업의 성과에 미치는 영향을 논의하고 있습니다. 경영학에서는'소설'을 분류하는 세 가지 프레임으로 분류합니다. 1) 사회적 자본, 2) 관계성의 소셜 네트워크, 3) 구조적 소셜네트워크


'사회적 자본'이란 '사람과 사람이 서로 관계를 맺음으로써 생성되는 편익'이라 할 수 있으며, '사람과 사람이 관계를 맺는 것 자체가 자본이 될 수 있다'는 생각입니다. 콜먼이라는 경영학자에 따르면 사회적 자본의 정의에는 두 가지 조건이 있습니다. 첫째 사람과 사람의 관계에서 비롯되어야 한다는 것, 둘째 그 관계성이 인간의 행동에 영향을 미쳐야 한다는 것입니다. 전형적인 사례는 '계'라는 이전 시대의 금융시스템입니다. "친밀한 인간관계에서는 '자신이 타인에게 좋은 일을 베풀면 어떤 형태로든 그것이 되돌아올 것'이라는 기대감 때문에 상대편을 합리적으로 신뢰"하게 된다고 합니다. 물론 "상대를 배신하면 자신에게 보복이 되돌아 올 수 있다"는 것도 포함됩니다.


'관계성의 소셜네트워크' 분야의 그라노베터는 '유대관계가 약한 네트워크가 유대관계가 강한 네트워크보다 정보를 효율적으로 전달한다.'고 주장합니다. 이러한 유대관계는 정보 전달의 효율성이 높을 뿐 아니라 강한 유대관계 보다 폭넓은 네트워크를 생성할 수 있기에 보다 다양한 정보들이 전달될 수 있습니다. 실제로 미국의 한 연구소를 대상으로 분석한 결과 약한 유대관계를 주로 형성하는 사람일 수록 폭넓은 지식을 바탕으로 창의적인 연구성과를 더 많이 만들어 냈다고 합니다.


콜먼이 제창한 사회적 자본은 사람 사이의 강한 유대관계에서 비롯되는 편익을 말합니다. 그라노베터가 제창한 약한 유대관계의 힘이란 약한 유대관계의 네트워크가 다양한 정보를 보다 효율적으로 전파할 수 있다는 뜻입니다.


이러한 두가지 유형의 사회적 관계는 조건에 따라 그 유용성이 다릅니다. 경영학계에서 논의되고 있는 중요한 조건 세가지가 있습니다.


첫 번째 조건은 사회적 관계를 활용하는 목적입니다. '하나의 주제에 관한 깊이 있는 정보를 얻는데에는 강한 유대관계가 효과적이며, 반대로 다양한 정보를 효율적으로 수집하는 데에는 약한 유대관계가 더 효과적'이라고 합니다.


두 번째 조건은 사회적 관계를 통해 얻고자 하는 지식 및 정보의 질입니다. 사내 프로젝트를 추진할 때 필요한 것이 다양한 지식의 효율적 습득이라면 약한 유대관계의 네트워크가 유용하지만, '주고받아야 하는 지식이 언어화 되기 어려운 지식이나 노우하우라면 약한 유대관계는 오히려 프로젝트의 성공에 방해가 될 수도 있다'고 합니다.


세 번째 조건은 사업 환경 입니다. 1990년대 반도체 및 철강업체 내에서 이루어진 기업간 업무 제휴(합작투자, 공동연구 개발 등)의 성과를 분석한 연구팀의 결론은 반도체 산업에서는 '약한 유대관계'에 기초한 업무 제휴를 주로 실시하는 기업의 이익률이 향상되는 반면, 철강 산업에서는 '강한 유대관계'에 기초한 업무 제율를 주로 실시하는 기업의 이익률이 향상된다는 것이었습니다. 이는 두 산업을 둘러싼 사업 환경이 달랐기 때문이었습니다. 반도체 산업은 기술 혁신의 속도가 빠르기에 기업으로 하여금 적극적 혁신을 요구하게 됩니다. 이 경우 '지식의 탐색'이 중요하고 이 경우 '약한 유대 관계'에 기초한 네트워크가 유용합니다. 반면, 철강산업은 있는 기술을 더욱 발전시키는 것이 필요하기에 '지식의 심화'가 중요하게 됩니다. 이 경우 강한 유대관계에 기초한 네트워크가 유용하게 됩니다.


'소셜'의 세가지 부류중 마지막에 해당하는 것은 '구조적 소셜 네트워크'로, 네트워크 전체의 구조에 주목하여, 네트워크 상의 한 지점에서 정보를 독점하는 사람이 생겨나는 경우가 발생하는 것을 전제로 합니다. 그러한 독점은 네트워크의 연결선에 빠진 부분이 있기 때문이며, 이를 '구조적 공백'이라 합니다. 오래 전 동서양을 연결하던 실크로드의 상인들에서부터 이러한 구조적 공백을 이용한 경우는 많이 있습니다. 조직 내에서도 이러한 구조적 공백의 우위를 차지한 사람들이 연봉도 높다는 연구 결과도 있습니다.


이렇듯 사회적 관계의 세가지 부류는 각각 상황에 따라서 조건에 따라서 그 유용성이 다릅니다.


10장은 '일본인은 정말 집단주의 성향이 강할까? 그러한 성향은 비즈니스에 도움이 될까?' 라는 질문을 시작으로 국민성에 대한 글로벌 지수를 소개하며 그 활용도를 논의 합니다.

경영학에서는 국민성에 관련한 연구 주제를 'National Culture' 라 한다고 합니다. 이러한 연구 주제가 있다는게 그럴 듯하면서도 신기합니다. 어떻게 정량화를 할 것인지. 해외 시장에 진출하려는 기업에 있어서 해당 국가의 국민성이 미칠 영향에 대해서 고려하는 것이 중요할 것임에도서일본에서는 그리 심각하게 다루어 지지 않는 것 같다라는게 저자의 인식 입니다.


하버드 대학의 게마와트는 2001년에 발표한 논문에서 'CAGE' 라는 4가지 실용적인 기준을 마련했습니다.  CAGE란 (1) 국민성의 거리 Cultural, (2) 행정 절차의 거리 Administrative, (3) 지리적 거리 Geographic, (4) 소득 격차의 거리 Economic 등 4가지 항목의 머리 글자를 모은 것입니다. 이 4개 항목 가운데 (3) 지리적 거리와 (4) 소득 격차의 거리는 비교적 수치화가 용이하고 (2) 행정 절차의 거리는 상대국의 행정 절차를 숙지하는 것은 당연하며, 이룰 정량화하는 연구도 있습니다. 그러나 (1) 국민성의 거리는 나머지 항목에 비해 대단히 모호하게 다가옵니다. 경영학계는 국민성을 수치화 하기 위해 노력하였고, 그 중에 가장 유명한 지표는 '홉스테드 지수' 입니다. 70년대 후반, 거대 다국적 기업인 IBM의 전 세계 40개국 직원 11만 명에게 질문지를 보내 그 응답 데이터를 바탕으로 각국의 국민성을 분석하였습니다.


주요한 4가지 지표는 다음과 같습니다.

- 개인주의 vs 집단 주의 : 개인을 중시하는지, 집단의 정체성을 중시하는지

- Power Distance : 권력의 불평등을 수용하는 지를 나타내는 지표

- Uncertainty Avoidance : 불확실성을 회피하려는 경향이 있는지를 나타내는 지표

- Masculinity : 경쟁 및 자기 주장을 중시하는 등 ' 남성적인' 특징을 가지고 있는지를 나타내는 지표


190년에 처음으로 발표된 홉스테드 지수는 이후 여러 차례에 걸쳐 개정되었다고 합니다. 놀라운 것은 일본인의 경우 집단주의 성향이 한국이나 중국 보다 오히려 낮다는 결과 입니다. 일본인이 집단주의 성향이 강하다는 것은 미국이나 유럽과 비교해서일 것입니다.


이러한 4가지 차원의 지표를 바탕으로 국민성의 거리를 제시한 연구 결과에 의하면 일본과 가장 가까운 나라는 헝가리 이며, 싱가포르나 말레이시아, 한국, 중국 등 지리적으로 가까운 나라들이 도리어 거리가 먼 경우도 있다고 합니다. '진출 대상국과 자국의 국민성 거리가 멀수록 기업의 해외 진출 리스크도 커진다. 그러므로 자국과 국민성 거리가 먼 나라에 진찰하려는 기업은 인수와 합병 중 투자비용이 적은 합병을 선택해야 한다'는 가설을 바탕으로 미국계 기업 506개사를 대상으로 통계 분석을 실시한 결과 이러한 가설을 뒷받침하는 결과를 얻었다 한다.


홉스테드 지수의 한계는 수차례 개정되었다 하지만, 1970년대 후반의 데이타라는 점입니다. 시대에 따라 변화할 수 있는 부분이 있을 것이기 때문입니다. 최근에 경영학계에서 홉스테드 지수와 더불어 가장 널리 사용되는 지수는 GLOBE 지수 입니다. 전세계에서 170명의 공동 연구자를 모집, 62개 국가 및 지역의 951개 기업의 관리직 사원을 대상으로 한 설문조사를 기반으로 국민성을 9가지 차원에서 분석하였습니다. 홉스테드 지수와 GLOBE 지수 어느 쪽이 더 유용한지는 아직도 고민의 대상이라고 합니다.


저자는 여기서 '집단주의'와 '개인주의'의 문제로 돌아갑니다. '집단주의는 그룹의 이익을 중시하고 구성원간의 결속력이 강한 것이 특징이다. 이를 뒤집어 생각하면 그룹 밖의 사람들과 협력관계를 맺는 것에 대해서는 심리적인 부담을 느낄 가능성이 있다는 뜻이기도 하다'고 하며, '반대로 개인주의 성향이 강한 사람들은 자신이 속한 그룹에 얽매이지 않으므로 외부인과도 거리낌 없이 협력할 수 있다'고 합니다. 이러한 생각을 바탕으로 일본, 한국 중국, 대만, 홍콩, 말레이시아, 미국 등 6개국 국민을 대상으로 '비즈니스 파트너를 얼마나 신뢰하고 있는지'를 검증한 연구결과는 외부인을 가장 쉽게 신뢰하는 국민은 개인주의 성향이 가장 강한 미국인이었음을 보여줍니다. 반대로 한국인, 중국인, 일본인이 외부인에 대한 신뢰도가 낮은 것으로 나타났다고 합니다. 이들 나라의 사람들과 서로 신뢰 관계를 구축하는 것은 상대적으로 더 많은 노력이 필요할 수 있다고 보입니다.


11장은 <기업가정신 활동의 국제화 요인> 이란 제목입니다. '기업가정신 활동'이라니 뭔가 일본스러운 한자어 같습니다. 저자는 최근에 창업 초기 부터 빠른 속도로 국제 비즈니스를 전개하는 ('세계로 전개하다' 전 이 표현은 일본식 표현이라고 느껴집니다.) 기업을 '태생적 국제화 기업' 이라하며 이러한 기업을 세우는 사람들을 '국제 기업가'라고 부릅니다. 이러한 기업과 기업가들의 활동이 활발해지면서 경영학에서 국제기업론이 새로운 연구 영역으로 주목받기 시작했다고 합니다. 이렇게 기업활동이 국제화되는 이유는 무엇일까요?


기업가 및 기업가정신 활동에 대한 연구 분야에서 학자들간의 합의가 이루어진 한가지는 '기업가 및 벤처캐피탈리스트는 특정 지역에 집중되는 경향이 있다'는 것이라 합니다. 그 전형적인 예는 실리콘 밸리입니다. 그 외에 미국 보스턴이나 인도의 벵갈루루 같은 도시도 그런 경향이 나타난다고 합니다. 이처럼 특정 지역에 집중되는 이유에 대해서 경영학계에서 주목하는 두 가지 배경은 다음과 같습니다.


첫 번째로 기업가들이 지리적으로 밀집해 있을 때 경영자본을 획득하기가 쉽기 때문입니다. 사업에 필요한 인적 자본 및 지식과 정보도 중요한 자본이 됩니다. 코굿과 알메이다라는 경영학자의 반도체 관련 특허 보유자 438명의 20년간의 근무지 변경내역을 추적한 결과 특허 보유자의 이동이 역내에서 이루어지는 지역으로 지식이 집중되는 경향이 나타났다고 합니다. 이는 '지식은 사람 안에 내재되어 있으며, 지식을 보유한 사람이 한 곳에 머무를 수 있는 환경이 형성되어 있는 지역으로 지식이 집중된다'는 사실을 보여줍니다.


두 번째로 '벤처캐피털리스트가 지리적으로 가까운 스타트업기업에 투자할 확률이 높기 때문'이라 합니다. '그만큼 자주 방문할 수 있어서 경영에 필요한 조언을 하는 것과 투자처의 경영 상황을 파악하는 일이 보다 수월해지기 때문'이겠습니다. 


이러한 기존의 연구 결과와 '기업가 정신 활동이 국제화 되고 있는 현상'과 모순이 되는 것은 아닐까요?


이 질문에 대한 답변으로 저자는 '초국가 커뮤니티'의 역할을 제시합니다. 관련 산업의 벤처캐피털리스트, 글로벌 대기업 종사자, 개발자, 대학의 연구자 등이 참여한 비공식 국제 커뮤니티를 통해 단순한 인터넷으로는 입수하기 어려운 지식 및 정보의 공유가 수시로 일어나고 있어서 '기존에는 멀리까지 확산되기 어려웠던 고급 지식 및 정보가 활발한 국제 활동을 하는 사람들의 커뮤니티를 통해 국경 너머로 전파되기 시작'했다고 합니다. 


이러한 초국가 커뮤니티를 통한 지식의 공유는 일방적인 '두뇌 유출'의 형태가 아니라 '두뇌 순환'이 일어나고 있다는 것을 보여주는 연구 결과도 있다고 합니다. 이러한 커뮤니티는 스타트업 기업의 국제화 및 벤처캐피털리스트의 해외 투자도 촉진시키는 결과를 낳고 있따고 합니다. 


저자는 아직 일본에서는 이러한 초국가 커뮤니티의 형성이 대만이나 인도 만큼은 아직은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이는 한국도 마찬가지가 아닐까 싶습니다.


(2015.07.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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