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의 경영학자는 지금 무엇을 생각하는가
이리야마 아키에 지음, 김은선 옮김 / 에이지21 / 2013년 11월
평점 :
구판절판


세계의 경영학자는 지금 무엇을 생각하는가 - 이리야마 아키에 지음, 김은선 옮김, 에이지21 펴냄


제목부터 흥미로운 이 책의 저자는 이리야마 아키에라는 일본인으로 현재 뉴욕 주립대학 버펄로 캠퍼스의 비즈니스 스쿨에서 조교수로 재직중이라 합니다. 특히 관심이 갔던 것은 U of Pittsburgh에서 박사과정을 했다는 것인데, 그 기간이 제가 그 도시에 있었던 시간하고 겹쳐서 입니다. 한두다리 건너 아는 사람이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듭니다.


이 책은 미국의 경영학계의 최신 흐름을 요약해서 일본에 낸 책으로 일본어 책이 원본입니다. (그러므로 여기서 '해외'라 함은 일본 기준에서의 '해외'입니다. 물론 한국 기준에서의 '해외'와 많이 다르지 않겠지만, '해외'에 대응하는 '국내'가 한국이 아니라 '일본'입니다.)


프롤로그에서 저자가 이 책을 쓰게된 이유에 대해서 다음과 같이 밝히고 있습니다.  일반인이 생각하는 경영학과 해외의 경영학계에서 발전하고 있는 경영학 사이에 큰 차이가 있음을 느껴서, 해외 비즈니스 스쿨에서 경영학이 어떻게 발전해 가고 있는지 알려야 할 필요가 있다고 생각했다 합니다.


Part 1의 3개장에 걸쳐서 저자는 경영학에 대한 오해를 열거하고 이에 대해 설명하면서, '학문으로서의 경영학'에 대해 설명합니다. 이어 Part 2에서는 12개 장에 걸쳐서 세계 경영학계 최신 동향에 대해서 소개합니다. Part 3에서는 2개장에 걸쳐서 경영학의 미래에 대해서 얘기하고 에필로그를 통해 정리하는 것으로 책을 마칩니다.


일본인들이 가지는 경영학에 대한 큰 오해로서 저자는 피터 드러커와 HBR (Harvard Business Review)에 대해서 얘기합니다. '미국의 경영학자는 피터 드러커를 읽지 않는다'라는 도전적인 문장으로 시작하면서 그 이유를 '대부분 드러커의 저서를 학문으로서의 경영학 서적으로 생각하지 않을 뿐만 아니라, 드러커의 사상 역시 그들의 연구에 아무런 영향을 미치지 않는다는 사실이다.'라고 합니다. '학분으로서의 경영학'에 대해 저자는 '세계의 경영학자는 경영학을 사회과학의 일부로 인식하는 시각을 중시한다. 보다 정확하게는 '사회과학으로 발돋움하기 위해 연구자들이 밤낮으로 고군분투하는 발전 단계의 학문'이 바로 경영학' 이라고 합니다. 드러커의 말은 '감동을 주긴하지만, '이론적으로 구축된 것도 아니고 과학적인 방법으로 검증된 것도 아니다' 라고 합니다.


HBR에 대해서도 여러가지 최신 동향을 알기 쉽게 전하긴 하지만 학술지로서 간주되지 않는다고 합니다. 그것은 자세한 과학적 분석 기법에 대해서는 얘기하지 않기 때문이라 합니다. HBR에 게재하는 것이 미국 경영학자의 본업은 아니라고 합니다.


저자가 강조하는 것은 결국 경영학도 '과학'이다라는 점입니다. 경영학 역시 가설을 세우고, 이 가설을 검증하기 위해 이론 분석과 실증 분석을 거친다고 합니다. 이론 분석은 그 원리를 이론으로 설명하여 '경영의 진리가 담긴 법칙일지도 모르는 가설'을 도출하는 과정이라 합니다. 이러한 가설이 가능한 많은 기업에 보편적으로 적용될 수 있는지 테스트하기 위해 실증분석이라는 과정을 거친다고 합니다. 이를 위해 수백이나 수천, 혹은 수만개 기업의 데이터를 수집하여 가설을 통계적으로 검증한다고 합니다.


즉, 경영학에서도 자연과학이나 사회과학에서와 유사하게 현상 관찰 -> 가설 수립 -> 가설 검증 -> 일반적 법칙으로 인정 등의 과정을 거친다는 얘기입니다.


저자는 경영학의 연구 영역을 소개하고, 경영학의 3대 유파인 경제학 유파, 인지심리학 유파, 사회학 유파 등을 소개하고, '기업이란 무엇인가'에 대한 4대  관점의 포인트인 '효율성', '기업의 파워', '경영 자원', '구성원의 정체성' 등을 경영학의 3대 유파와 어떤 관계인지를  설명하면서 각 유파의 특성과 방향에 대해서 간략하게 소개하는 것으로 Part 1을 마칩니다.


Part 2는  4장에서 15장까지로 구성되어 있습니다.


4장에서는 저명한 경영학 교수인 마이클 포터의 '경쟁전략'을 언급하며, '이 시대는 더 이상 포터의 이론만으로는 이 시대의 경쟁전략을 이해하기에 충분하지 않다'고 합니다. 포터의 이론은 '지속적인 경쟁 우위' 를 지속하려면 차별화를 통해 경쟁을 피하는 것이 좋다라고 하는데, 최근의 연구 결과에 따르면 미국에서 '지속적 경쟁우위'를 유지하고 있는 기업은 2~5%에 지나지 않을 정도로 소수이며, 현재 잘나가는 기업은 일시적인 우위를 쇠사슬처럼 연결시킴으로써 장기간에 걸쳐 높은 실적을 유지하는 것처럼 보이는 기업이라고 합니다. 또한 더 이상 차별화가 어려울 정도의 무한 경쟁 시대에는 일시적인 우위의 연쇄를 유지하는 것이 중요하며 보다 적극적인 경쟁 행동을 취하는 기업이 높은 실적을 거둘 수 있다고 합니다.


포터의 이론이 주장하는 "'방어적 전략'과 새로이 제시된 경쟁 역학이 주장하는 '공격적 경쟁행동'은 서로 모순되는 것이 아니라 오히려 양립할 가능성이 있다."는 저자의 의견을 제시하며, 이 이슈는 앞으로 더 많은 연구가 이루어져야 할 과제라고 합니다.


5장에서는 인간의 집합체인 조직은 어떻게 학습을 하는지에 대한 최근의 동향을 소개합니다. 개인과 마찬가지로 조직에도 학습곡선이 있지만, 조직학습은 개인적 차원, 팀의 차원 전체 조직의 차원에서의 학습이 다양하게 영향을 미치고 있음을 사례분석을 통해 얘기합니다. 대체적으로 학습효과가 높은 기억이 이익률도 높은 경향이 있다고 합니다.


조직의 학습 효과와 관련이 있는 주요 주제로서 '조직의 기억력'을 제시하며, 개인의 기억 메카니즘과 조직의 기억 메카니즘의 차이는 '분산기억'이라고 합니다. "조직의 기억력에 있어서 중요한 것은 조직 전체가 무엇을 기억하고 있는가가 아니라, 조직의 구성원들이 서로 '누가 무엇을 알고 있는지'를 아는 것이다" 라고 합니다. 분산기억의 흥미로운 특징들을 소개한 다음, "실제 사회에서 어떠한 조직이 뛰어난 분산기억 능력을 가지는 지를 밝혀내는 것이 앞으로의 연구과제'라고 하면서 5장을 마무리 합니다


6장의 제목은 <'그럴 듯한 경영 효과'에 넘어가지 않으려면> 으로 다소 특이합니다. 특정한 기법이나 경영전략이 과연 얼마나 해당 기업의 실적에 영향을 주는지 판단하려면 매우 신중해야 함을 얘기합니다. 결론적으로 상관관계를 인과관계로 착각하는 경우가 많다고 합니다. 이를테면, 독자적인 기술적 우위를 확보한 기업이 그러한 기술적 우위를 바탕으로 자기자본을 투입하여 사업 다각화를 했고, 그 다각화로 성공을 했다면, 이는 자기 자본에 의한 다각화에 의한 성공이 아니라, 기술적 우위에 기반한 성공이 아닌지 확인이 필요하다고 합니다. 기술적 우위의 측면을 배제한 채로 자기 자본을 투입하는냐, 아니냐의 이슈로 초점을 맞추는 것은 오류라고 합니다. 이러한 기술적 우위의 존재는 '내생성'이란 용어로, 그 영향은 '조절효과'라는 용어로 설명합니다. 이를 피하기 위해서 현실에서의 인과 관계를 최대한 면밀히 검토하라고 하며, 벤치마크 조사를 할 때는 실적이 우수한 기업 뿐 아니라, 실적이 좋지 않은 기업도 조사를 하여 두 회사의 공통점과 차이점을 같이 분석을 해야 한다고 합니다.


7장은 혁신에 대해서 이야기를 합니다. 'Disruptive Innovation'으로 잘 알려져 있는 클레이 크리스텐슨의 '혁신 기업의 딜레마'를 언급하며, 이와 비교되면서 최근에 보다 많은 연구가 이루어 지고 있다 하는 '양손잡이 경영'을 소개합니다. 먼저 혁신의 본질로서 지식과 지식의 조합이 중요함을 지적하며, 지식의 범위와 깊이가 각각 기업의 혁신에 어떻게 영향을 미치는가에 대한 최근의 결과를 소개합니다. 지식의 범위는 너무 적어서도 안되지만 너무 넓은 것도 비효율적이라 합니다. 지식을 넓히기 위해서 지식의 탐색을 추구하는 것도 좋지만, 어느 단계에서는 지식의 심화 또한 중요합니다. 혁신적인 성과를 지속하려면 지식의 탐색과 심화가 균형을 이루어야 합니다. 그런데 기업은 시간이 흐를수록 '지식의 심화'에 치우쳐 '지식의 탐색'을 소홀히 하는 경향을 보인다고 합니다. 지식의 탐색은 과정의 어려움에 비해 성과가 불확실한 반면 자식의 심화는 기존 제품의 개량과 개선으로 이어져 비교적 안정적으로 수익을 추구할 수 있게 되기 때문입니다. '현재 진행 중인 사업이 큰 성공을 거둘 수록 지식의 탐색을 게을리 하게 되어 결과적으로 중장기적인 혁신이 정체되는 리스크'를 '경쟁력의 함정'이라고 합니다. 이는 조직에 본질적으로 내재되어 있는 문제입니다. 크리스텐슨이 말하는 혁신의 딜레마와 비슷한 모습이 있지만, 크리스텐슨은 문제의 본질을 경영진이 경영환경의 변화를 제대로 인식하지 못한 것을 문제의 본질로 보고 있다는 점이 차이가 됩니다. 저자는 문제의 상황에서는 두가지 원인을 모두 살펴 보아야 한다고 얘기합니다. '양손잡이 경영'은 이처럼 조직 차원에서 '경쟁력의 함정'에 빠지지 않기 위해 지식의 탐색과 심화를 모두 높은 수준으로 균형 있게 실현하는 것이 핵심으로 하고 있다고 합니다.


(2015.07.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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