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Book] 젊은 예술가의 초상 열린책들 세계문학 189
제임스 조이스 지음, 성은애 옮김 / 열린책들 / 2012년 1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문학에는 문외한인 나에게도 현대 문학에서의 조이스란 이름은 사뭇 범접할 수 없는 느낌이다. 율리시즈라는 소설로 유명하다 하지만, 그 책의 첫 페이지 이상은 읽어볼 생각도 못했다. '의식의 흐름'이라는 기법으로 더 많이 알려져 있는 그의 소설은 쉽게 시도해 볼 수 없는 철옹성과 같았고, 그래서 결국 내겐 잊혀져 있었다.


최근에 키르케고르와 도스트예프스키에 대해서 새롭게 알게 되면서, '의식'이라는 것이 어떻게 누구에 의해서 조명받게 되었는가를 간략하게 강의를 통해 접하게 되었다. 그러고 나니 조금은 그 어려운 '의식의 흐름'을 즐길 수 있게 된 듯하다. 1916년에 발표된 이 소설도 19세기에 시작된 그 흐름의 연장선 상에 있는 것으로 느껴진다.


5개 장으로 구성된 이 소설은 3개장 정도는 새로운 느낌으로 읽을 수 있었다. 형이상학적인 대화로 점철된 5장과 신부의 설교로 가득한 3장은 잘 와 닿지는 않았지만, 2장과 4장은 생각보다 멋있었다.


정치적으로나 경제적으로나 절망스러웠던 20세기 초의 아일랜드의 상황에서 어떻게 예술에 대한 희망을 가지고 그 새롭고 위험한 길을 걸어 갈 수 있었던 걸까. 그런 상황 한가운데에서 주인공이 자신의 내면에서 새로운 방향에 대한 열정을 찾아내는 모습은 강렬한 인상을 남겼다.


소설의 마지막은 아래와 같은 문장으로 끝난다.


"삶이여, 오라, 나는 이제 백만번이라도 경험의 현실과 만나러, 내 영혼의 대장간에서 아직 창조되지 않은 내 종족의 의식을 벼려 내러 간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2)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