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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정된 전쟁 - 미국과 중국의 패권 경쟁, 그리고 한반도의 운명
그레이엄 앨리슨 지음, 정혜윤 옮김 / 세종(세종서적) / 2018년 1월
평점 :
예정된 전쟁 - 그레이엄 앨리슨 (2018)
Destined for War - by Graham Allison (2017)
미국에서 2017년에 나온 이 책은 우리나라에는 2018년 1월에 출간되었다. ‘트럼프, 붕괴를 완성하다’의 저자 안병진 교수가 ‘예정된 위기’라는 책에서 몇 번 인용했던 그레이엄 앨리슨이 미국과 중국의 관계의 전망에 대해서 기술한 책이다. (그레이엄 앨리슨은 1977년부터 89년까지 하바드 케네디스쿨 학장이었고, 레이건 정부와 클린턴 정부에서 국방부 장관 특보, 국방부 차관보를 지내기도 했다.)
“전쟁이 필연적이었던 것은 아테네의 부상과 그에 따라 스파르타에 스며든 두려움 때문이었다. - 투키디데스
저자는 고대 그리스의 펠로폰네소스 전쟁에서 부터 시작해서 최근 500년의 정치사를 돌아보고, 중국의 정치 구조 및 가치 체계를 분석한 뒤에 오늘의 미국 사회에 몇가지 제안을 한다. 그 네가지 제안은 한국 입장에서는 다소 섬찟하기도 하다.
저자는 과거의 역사에 비추어 볼 때, 미국과 중국은 전쟁에 이를 가능성이 무척 높다고 본다. 상호 파멸적인 전쟁을 피하기 위한 저자의 제안 네가지는 다음과 같다. 첫째 미국은 서태평양에서의 미국 우위를 유지할 필요가 없다. 둘째, 중국이 아시아에서 가장 강력한 세력으로 등장하는 것을 인정하고 그렇게 대우하라. 셋째, 팍스 아메리카나는 더 이상 유지하기 어려우니, 이를 넘어서는 새로운 전략을 짜라. 넷째, 미국의 당면 과제는 해외가 아니라 내부에 있다. 현재의 정치 체제를 개혁하고 새롭게 하라. 그렇지 않으면 미국은 저절로 쇠락 할 것이다.
피터 자이한과는 다른 맥락에서 그레이엄 앨리슨도 미국의 질서 있는 후퇴를 제안하고 있는 셈이다. 요새 읽는 거의 모든 책의 방향이 유사하다.
미중 관계와 별도로, 아테네와 스파르타 사이의 일들은 현재의 한일 관계의 모습과도 오버랩 되는 부분이 있다. 한일 관계의 회복과 평화적 관계의 지속을 위해서 어떤 관점으로 바라보고 어떤 일들을 피해야 하는지에 대해서 중요한 인사이트를 얻을 수 있을 것 같다.
(이런 중요한 책을 신속하게 번역해준 출판사에 고맙기는 하지만, 안타깝게도 무수한 번역 오류와 타이포로 얼룩져 있다. 1,000마일을 1,600 킬로미터가 아닌 160만킬로미터라고 번역하는 정도면 좀 심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