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대교회사 다시 읽기 - 민족과 인종의 경계를 초월한 공동체 믿음의 글들 353
최종원 지음 / 홍성사 / 2018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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밴쿠버 기독교세계관대학원의 최종원 교수님은 역사학자로 교회사를 강의하고 계신다. 

저자는 교회가 ‘물질만능주의, 성취지상주의 등과 같은 세속화된 가치관과 세계관에 충실하게 동화되어 기독교 본연의 가치를 상실하고 있다’고 본다. 이는 교회가 세상 속에서 어떠한 존재가 되어야 하는가에 대한 성찰이 없기 때문이라고 진단한다. 그럼 어떻게 해야하는가. 

초대교회로 시선을 돌려보면 그들은 그렇지 않았다. ‘도시를 중심으로 성장했던 초대 교회는 가장 세속화된 현장 속에서 이 세상을 넘어선 가치와 이상이 존재함’을 온몸으로 보여주었다. 결국 중심부가 아닌 변방에서 시작된 복음이 고대 역사의 사상적, 종교적 혁명을 일으켰다. 

초대교회라 해도 모든 것이 다 이상적이지는 않았지만, 우리가 짚어봐야할 것은 그들이 어떤 문제, 어떤 도전에 직면했으며, 어떤 관점으로 대응해 나갔는가 이다. 도전과 대응의 관점에서 초대교회에서 제국의 국교화, 그리고 이어진 서로마 제국의 멸망 등의 격변하는 시대에 교회는 어떻게 대응했는가를 중심으로 현실의 역사와 기독교의 교리사를 접목한다.

에필로그에서 저자는 초대 교회의 확산이 일어난 것은 당대 헬레니즘과 헤브라이즘이 담고 있던 인종주의를 극복했을 때였다고 한다. 결국 로마 제국 말기의 혼란 상에서 체제의 대안으로서 국교화에 이르게 되지만, 이러한 국교화 제도화는 또한 차별의 제도화를 초래하였다. “어쩌면 초대교회는 이민족의 침입으로 무너진 서로마와 함께 막을 내린 것이 아니다. 그 내부에서 싹튼 다름에 대한 배제와 타자에 대한 편견 때문에 무너진 것이다.”

한국 기독교는 일본 식민지 지배 하에서 ‘신분과 계급의 차이를 극복하는 인간애를 실현’했고, 놀라운 부흥을 이루어냈으나, ‘성장과 번영으로 비대해진 이후 타자를 관용하지 못하는 반사회적인 모습을 보이고 있다’고 진단한다.   “초대 교회의 성장과 쇠락의 역사는 한국 교회와 그리스도인들에게 이 시대를 어떻게 바라보고 무엇을 해야할 것인가 하는, 묵직해서 버거울 수도 있는, 하지만 피할 수 없는 절체 절명의 숙제를 안겨주고 있다.” 그 숙제는 민족주의와 인종주의, 타자에 대한 배척을 넘어 포용의 자세를 회복하는 일이라고 저자는 제안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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