켄터키 주에서 시행되고 있는 노예제도는 가장 부드러운 형태의 노예제도라고 할 수 있을 것이다. 남부의 다른 지역들처럼 주기적으로급하게 일을 해내야 하는 압박이 없는 데다가 농사일도 조용하면서점진적으로 진행되기 때문에 켄터키 주 흑인들의 일은 한결 덜 힘들고 또 그리 건강을 해치지도 않는다. 주인들도 천천히 점진적으로입을 올리는 데 만족하기 때문에 노예들을 거세게 몰아붙이려는 유혹을 별로 느끼지 않는다. 힘없고 보호받지 못하는 사람들의 이익을 보살펴야 한다는 생각보다 갑작스럽게 수익을 많이 올려야겠다는 욕망이 더 앞서게 되면 자연히 가혹하고 모진 마음이 온유하고 부드러운인간성을 제압해버린다.
켄터키의 농장을 방문하여 주인 부부의 자상함과 관대함을 목격하고 또 일부 노예들의 감사에 넘치는 충성심을 보고 나면, 누구나 저유명한 가부장적 제도의 서정적인 전설을 떠올리게 될 것이다. 하지만 그런 현장에도 음울한 그림자가 드리워져 있다. 바로 ‘법‘이라는 그림자이다. 법이 펄떡거리는 심장과 따뜻한 애정을 갖고 있는 흑인들을 주인에게 소속된 ‘물건‘이라고 생각하는 한, 아무리 잘 관리되는 노예제도라 해도 아름답고 바람직한 제도가 될 수 없다. - P27
"나도 상황에 내몰릴 수 있습니다." 노예상인이 말했다. "하지만 톰에게 좋은 곳을 알선해주도록 최선을 다하겠습니다. 내가 그를 학대할 염려는 전혀 없으니 걱정 붙들어매십시오. 하느님 앞에 자랑할 게하나 있다면, 그건 내가 결코 잔인한 사람이 아니라는 겁니다."
노예상인이 오전에 말했던 소위 인정 있는 처리 방법이라는 걸 이미 들었던 터라 셸비 씨는 헤일리의 그런 대꾸에도 별로 안심이 되지않았다. 하지만 그 상황에서는 그런 언질이라도 받아두는 것이 최선의 방법이었으므로 그는 아무 말 하지 않고 노예상인을 떠나보냈고,
그런 다음 혼자 거실에 앉아 시가를 피웠다. - P6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