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배우기를 좋아하지 않으면?
- 화와 동의 차이
- 예란?
- 군주가 덕을 행하고자 하지 않으면?

여름, 초평왕은 연단(然丹)을 보내 종구(宗丘: 호북성 자귀현)에서 서부 지역의군사를 선발하여 검열하고 그곳의 백성들을 위무하게 했다. 그러면서 빈궁한 자에게 시사(施)하여 곤궁을 구해 주고, 어린 고아들을 양육하고, 병든 노인을 봉양하고, 개특(特: 홀아비)을 거두고, 재난을 당한 자들을 구제하고, 고아와 과부에게 부과된 세를 면제하고, 죄인을 사면하고, 간특한 자를 엄히 다스리고, 엄체淹滯: 재능이 있으면서도 등용되지 못한 자)를 등용하게 했다. 이어 예로써 신인(新人)을 접대하면서 구인(舊人)에 대해서는 공적에 의거해 관직과 승천(昇遷)을정하고, 공적을 장려하면서 친척들과 화목하게 지내고, 현량(賢良)을 임용하여 물관(物官 : 적재적소에 배치할 관원을 물색함)하게 했다. 초평왕은 또 대부 굴파(屈)를 보내 소릉(김陵)에서 동부 지역의 군사를 선발하고검열하면서 서부 지역에서 행한 것과 똑같이 행하게 했다. 그리고 4방의 인國)들과 우호 관계를 맺고 5년 동안 백성들을 편히 쉬게 한 연후에 비로소 동원했다. 이는 예에 맞는 일이었다. - P255
가을, 조평공을 안장했다. 장례에 참석했던 노나라 사람이 주왕실의 대부 원백로(原伯魯)를 만나 함께 얘기를 나누면서 그가 학문을 좋아하지 않는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다. 이에 노나라로 돌아와 대부 민자마(馬:閔馬父)에게 이 얘기를 하자 민자마가 이같이 말했다. "주왕실이 곧 어지러워질 것이오. 배우기를 좋아하지 않는 자가 매우 많아진 연후에 비로소 대인(大人: 집권 대부)들에게까지 영향을 미치게 될 것이오. 그러면 대인들은 자리를 잃을까 걱정하여 사리를 밝히려 들지 않을 것이오. 그러면서 그들은 또 말하기를, ‘배우지 않아도 좋다. 그렇더라도 해로울 것이 없다‘고 할 것이오. 해로울 것이 없다고 하여 배우지 않으면 일을 되는대로 적당히 처리하게 되오. 그리되면 하게 되니 어찌 난이 일어나지 않을 수 있겠소. 무릇 학습이란 식물을 재배하는 것과같아 배우지 않으면 장차 쇠락할 수밖에 없소. 대략 원씨(原氏)는 망하고야 말 것이오." **************** - P277
"화(和 : 마음이 맞음)와 동(同 : 비위를 맞춤)은 어떻게 다르오." "같지 않습니다. ‘화‘는 마치 국을 만드는 것과 같습니다. 수(水)와 화(火), 혜(鹽:초), 해(臨: 고기와 생선 등으로 만든 장), 염(鹽), 매(梅: 매실)로써 생선이나 고기를 조리할 때 우선 땔나무를 이용해 끓입니다. 이어 재부(夫)가 간을 맞추는데 제지이미(齊之以味양념으로 맛을 조화시킨다는 뜻으로 ‘齊’는 ‘劑와 통함)합니다. 만일 맛이 부족한 듯하면 양념을 더하고 지나치면 덜어냅니다. 이에 윗사람이 그 국을 먹으면 마음이 평온해집니다. 군신지간도 이와 같습니다. 군주가 가하다 할지라도 그중에 불가한 것이 있을 때에는 신하가 그것을 지적해 더욱 완전하게 만드는 것입니다. 또한 군주가 불가하다고 할지라도 그중 가한 것도 있을 때에는 신하가 이를 지적해 불가한 것을 제거하도록 만드는 것입니다. 이로써 정사가공평하게 되어 불간(不: 예를 벗어나지 않음)하게 되고 백성들은 심(心:빼앗고자 하는 마음이 없게 되는 것입니다. - P295
기쁨은 호(好)에서 나오고, 노여움은오(惡)에서 나온다. 이에 행동은 신중하고 정령의 시행에 믿음이 있어야 하며, 화복상벌(禍福賞罰)로써 생사를 제어해야 하는 것이다. 삶은 사람들이 좋아하는 것이고 죽음은 사람들이 싫어하는 것이다. 좋아하는 것은 즐거움이고 싫어하는 것은슬픔이다. 슬픔과 즐거움이 예를 잃지 않으면 능히 천지의 본성에 부합할 수 있다. 이로써 능히 장구히 보전할 수 있는 것이다‘라고 했습니다." - P326
제나라에 혜성이 나타나자 제경공이 사람을 보내 양푸닥거리)을 하도록 했다. 이에 안자(子)가 이같이 간했다. "이는 무익한 일로 오직 신령을 속일 뿐입니다. 천도는 불첨(不諂: 의심치 않음)하고 천명은 불이(不착오가 없다는 뜻으로 ‘‘는 ‘‘의 잘못임)한데 무슨 이유로 빌려는 것입니까. 게다가 하늘에 혜성이 나타난 것은 더러운 것을 씻어내려는 것입니다. 군주에게 예덕(德 : 패덕)이 없는데 또 무엇을 빌려는 것입니까만일 예덕이 있다면 빈다고 하여 어찌 이를 줄일 수 있겠습니까. 《시경》 <대아·대명(大明)〉에 이르기를, ‘이 문왕이 삼가고 공경하네. 광명정대하게 하늘을 섬기니많은 복을 누리네. 덕행이 천명을 어기지 않으니 방국(方國 : 4방의 나라)이 모두귀순하네‘라고 했습니다. 군주에게 위덕(德 : 덕을 어김)이 없으면 4방의 나라가 따를 터인데 어찌 혜성을 걱정하겠습니까. 《시경(詩經: 다음 시는 실전)》에 이르기를, ‘내게는 거울이 없으니 있다면 오직 하후(夏后:桀을 지칭)과 상(商:紂를지칭) 뿐이네. 정사가 혼란하니 백성들이 끝내 유망(流亡)했네‘라고 했습니다. 만일 덕행이 천명을 어기고 혼란스럽게 되면 백성들이 장차 유망할 것이니 축사(祝史)가 기원한들 보완할 길이 없을 것입니다." - P3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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