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비와 기타 법가
1. 법가의 학설과 당시의 사회, 정치, 경제 각 방면의 추세
- 군주, 국가의 관점에서 정치를 논하던 이들을 법술지사라 부르고 한대에 와서는 법가라 불렀다.
- 법가의 학설은 제나라와 삼진(한, 위, 조)에서 성행했다.
- 당시 현실은 귀족정에서 군주정으로 가던 때였는데 인민은 독립하고 자유로워지고 국가 범위는 넓어지고 조직이 복잡해지면서 사람 간의 관계가 이전보다 친밀하지 않게 되면서 인물로 사람을 다스리는 정치는 먹히지 않게 되었다. -> 법률 반포
2. 법가의 역사관
- 법가는 이전의 공자 이래의 관습을 타파하고 변혁하기를 주장했다.
-> 시세는 변하므로 정치와 사회 제도 역시 그에 따라 변해야 한다는 것이다.
3. 법가의 세 파
- 세: 신도(395?-315?B.C.)
- 술: 신불해(385?-337B.C.)
- 법: 상앙(390?-338B.C.)
-> 술과 법은 제왕의 도구
4. 세 파와 한비
- 법가의 세 파를 집대성하고 노자학과 순자학을 근거로 하여 스스로 한 학파를 일구어낸 인물이 한비다.
- 한비는 세, 술, 법 모두 제왕의 도구로서 중요하다 여겼다.
5. 법의 중요성
군주가 법을 제정하고 공포하면 나라 사람들은 그를 따른다. 군주와 신하도 법을 원칙과 규범으로 삼는다.
6. 명실을 바르게
- 법가가 논한 술책 중 군주가 신하를 다루는 방법 중 하나
- 명실은 언어의 지시대상을 신중히 함으로 인해 실상에는 반드시 맞는 이름을 쓰도록 하려는 의도를 가졌다.
7. 상벌을 엄하게
군주의 위세는 상벌로 표현된다.
8. 성악
- 법가는 성악설을 받아들였다. 한비가 순자의 제자였기 때문.
- 마음은 자신을 위하는 것이 기본이다.
- 저마다 자신을 위하도록 맡겨서 자유경쟁하도록 하자.
- 군주는 덕에 힘쓰지 않고 법에 힘쓴다.
- 인간의 행위는 과거와 현재가 같지 않으므로(환경이 달라지므로) 인간의 품성이 과거와 현재가 다른 것이다.
- 법, 술, 세를 통해 도를 이룩할 수 있다.
9. 무위
- 군주가 법, 술, 세를 통해 이룩한 도를 사용한다면 “무위”로 다스릴 수 있다.
- 군주는 무위하고 신하는 유위한다.
- 법가는 도가의 영향을 크게 받았음을 알 수 있다. 인위적으로 하지 않으면 이루지 못할 일이 없다고 본 것 때문이다.

상세(上世 : 고대)에는 친족을 친애하고 이기주의를 애호했고, 중세(中世)에는 현자를 숭상하고 인(仁)을 환호했고, 하세(下世 : 근대)에는 통치자를 숭앙하고 관리를 받들었다. 현자를 숭상할 때 현자들은 주장을 경쟁적으로 제시했는데, 임금이 옹립되자 현자는 쓸모없게 되었다. 친족을 친애할 때 이기주의가 원칙이었는데, 중정(中正)의 원칙은 이기주의를 통할 수 없게 만들었다. 이 세 가지는 근본적으로 상반적인 일이 아니다. 인민의 근본 원칙(道)이 세태(환경)에 부적합하게 되면 가치기준도 바뀌는 것이고, 시대적인 문제(세상의 환경적 조건)가 변하면 실천원칙도 달라지는 것이다. - P501
요 임금이 일꾼 축에 머물 때에는 아무도 그의 말을 들어주지 않았으나, 왕이 되어 천하에 군림하자 명령(令)은 내리자마자 행해졌고 금령(禁)은 정하자마자 지켜졌다. 이로써 보건대 현능과 지혜 따위는 대중을 복종시키기에 부족하고, 권세와 지위라야 현인도 굴복시킬 수 있다. - P506
지금 신불해는 술을 논하고, 상앙은 법을추구한다. 술이란 임무에 따라 관직을 부여하고, 이름(직명)에 따라 그 실상을 따지고(循名而責實), 생살의 권병(柄: 權柄)을 쥐고 신하들의 능력을 심사하는 것을 말한다. 이것은 군주가 장악해야 할 바이다. 법이란 법령을 관청에 기록해두고 형벌관념을 백성의 심중에 새겨주어, 법을 잘 지킨 자에게는 상을 내리고 법령을 어지럽힌 자에게는 형벌을 가하는 것을 말한다. 이것은 신하가 준수해야 할 바이다. 군주에게 술이 없으면 위로부터 폐단이 발생하며, 신하에게 법이 없으면 아래로부터 혼란이 발생한다. 그러므로 이것들은 하나라도 없어서는 안 될 제왕의 도구(具)이다. " - P507
법이 통일되지 않으면 군주에게 불길하다.…………즉 법이란 고정불변적이지않으면 안 된다는 말이다. 법이란 존망(存亡)과 치란(亂)이 갈라지는 근원이요, 성군(聖君)이 천하의 대(大)의표가 되는 수단이기 때문이다.……………만사만물은 법에 규정된 것이 아니면 행해서는 안 된다. 따라서 법이란 천하의지극한 도술(道)이요, 성군에게 가장 실용적인 기물이다.………법을 만드는이가 있고, 법을 수호하는 이가 있고, 법에 복종하는 이가 있다. 무릇 법을만드는 이는 군주요, 법을 수호하는 이는 신하요, 법에 복종하는 이는 일반백성이다. 군신(君臣), 상하(上下), 귀천(貴賤)을 막론하고 모두가 법을 따르는것, 이것이 바로 태평성세(大治:太平)이다. - P511
군주가 간사한 행위를 금하려면, 실체와 이름의 부합을 심리해야(審合刑名)*하는데, 주장과 직무가 그것이다. 신하된 자가 어떤 주장을 진언하면, 군주는 그의주장에 근거하여 그에게 직무를 맡기고, 오로지 그 직무에 의거하여 그의 공적(功)을 책임지운다. 공적이 그 직무에 부합하고, 직무가 그가 주장했던 내용에 부합하면 포상한다. 공적이 그 직무에 부합하지 않고, 직무가 그가 주장했던내용에 부합하지 않으면 징벌한다. 따라서 뭇 신하 가운데 주장은 컸는데 공적이 적은 경우 징벌한다. 공적이 적음을 벌하는 것이 아니라 공적이 이름에부합하지 못함을 벌하는 것이다. 뭇 신하 가운데 주장은 적었는데 공적이 큰경우 역시 징벌한다. 큰 공적을 꺼린 때문이 아니라, 이름에 부합하지 못한것은 그 해악이 큰 공적보다 더욱 심하기 때문에 벌하는 것이다. - P515
천하를 다스리려면 반드시 인간의 본성(人情)에 따라 행해야 한다. 인간의본성에 호오(好惡: 포상의 이익을 좋아하고 징벌의 해를 싫어함)의 감정이 있기 때문에 상벌이 효력을 지닐 수 있다. 상벌이 효력을 지닐 수 있으므로 금령과 명령이 확립될 수 있고 따라서 치국의 도는 완비된다. 군주가 권병(柄)을장악하고 위세(勢)에 처하기 때문에 명령은 시행되고 금령은 지켜진다. 권병이란 죽이고 살리는 권력이며, 위세란 대중을 제압하는 자본이다. - P518
품꾼을 사서 파종하고 밭을 갈 경우, 주인이 비용을 들여 맛있는 음식을마련하고 베를 골라 돈을 준비하는 것은 품꾼을 사랑해서가 아니라, 그래야만 밭 가는 사람은 깊이 갈고 김 매는 사람은 정성껏 매기 때문이다. 품꾼이힘을 다해서 열심히 김 매고 밭 갈고 정성껏 밭두둑을 고치는 것은 주인을사랑해서가 아니라, 그래야만 반찬도 맛있게 나오고 품삯도 수월하게 얻을Tots blo수 있기 때문이다. 이처럼 공력의 보상에는 부자지간 같은 은택이 존재한다. 마음의 모든 작용은 한결같이 자신을 위하는 마음을 끼고 있다(皆自爲心). 따라서 인간은 모든 거래 행위에서 이익이 된다 싶으면 적대적인 사람끼리도 쉽게 화해하지만 손해가 된다 싶으면 부자간에도 돌아서고 원망한다. - P519
일은 사방에 있지만 관건은 중앙에 있다. 성인(聖人 : 명철한 군주)이 관건을 쥐고 있으면 사방의 신하들이 저마다 공력을 바친다. 군주가 허심한 태도로 신하를 대하면 신하들은 각자의 능력을 운용한다. 군주는 이미 온 천하를 품에 안았으면 은밀한 가운데서 신하들의 동태를 관찰한다. 좌우에 보필하는 신하가 세워졌으면 문을 열고 모든 것을 맞아들이기만 하면 그만이다. 군주가 변경하거나 바꾸지 않고 오직 두 가지(二: 形, 名)를 바탕으로 행하여, 중단 없이 행하는 것이 바로 "법도의 실천(履理)"이다. - P525
군주는 반드시 무위함으로써 천하를 부리고, 신하는 반드시 유위함으로써 천하에서 부림을 당해야 한다. 이것은 영구불변의 도이다. 따라서 옛날에 천하에 왕노릇한 사람은 지식이 설령온 우주에 걸쳤을지라도 몸소 사려하지 않았고, 말솜씨가 설령 모든 사물을미화할 수 있을지라도 몸소 말하지 않았고, 능력이 설령 천하 제일일지라도 몸소 도모하지 않았다. - P527
옛날에 대도(大道)를 밝힌 사람은 우선 하늘(자연)을 밝혔고도덕은 그 다음이었다. 도덕이 밝혀지면 인의(仁義)가 그 다음이었다. 인의가 밝혀지면 분수(分守 : 관직의 분배)가 그 다음이었다. 분수가 밝혀지면 형명(形名 : 실체와 이름)이 그 다음이었다. 형명이 밝혀지면 인임(任 : 간섭 없이 맡김)이 그 다음이었다. 인임이 밝혀지면 원성(省 : 심사와 판별)이 그 다음이었다. 원성이 밝혀지면 시비(是非 : 시비의 판단)가 그 다음이었다. 시비가 밝혀지면 상벌(罰)이 그 다음이었다. - P5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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