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소시스트>의 다양한 패턴과 갈등을 통해 이 작품의 중심이 되는 대립이 남자와 여자, ‘아버지’와 ‘어머니‘ 사이의 싸움이라는 것을알 수 있다. 이 싸움은 검은 옷을 입은 노파/마녀와 머린 신부, 크리스맥닐과 그녀의 남편, 데미안 신부와 그의 어머니, 데미안 신부와 병원에버려진 여자들, 리건과 의사들 및 교회의 신부들과의 관계 안에서 드러난다. 더 광범위한 대립이 리건과 데미안 신부와의 사이에서 표현되고,
있거나 집중되고 있다. 두 사람은 유사와 대립의 패턴에 연결되어 있다. 악마로서의 리건이 강력한 반면 신의 대변인인 데미안 신부는 약하고무기력하다. 그는 믿음을 잃었을 뿐 아니라 교회를 떠나려고 생각 중이었다. - P80

<엑소시스트>는 질서가 재정비되기 전에 관객으로 하여금 정상적으로는 터부로 여겨지는 행동에 동일시하여 탐닉하도록 하기 때문에정화의 제의와 다르지 않다. 물론 이것이 공포영화의 핵심 매력이다.
그러나 <엑소시스트>의 다른 점은 괴물성과 여성 신체의 시각적 결합이다. - P81

비체는 자기를 구성함에 있어 반드시 추방되거나 제거되어야 하는 어떤 것이다. 상징계의 질서 속으로 편입되기 위해서 주체는 용납될 수 없거나, 부적절하거나, 혹은 지저분하다고 여겨지는 행동, 언행, 그리고 존재양식의 모든 형태를 거부하거나 억압해야만 한다. 거부되어야만 하는주체의 개인적 역사 속에 가장 중요한 부분은 유아기의 신체적 경험그리고 배변 훈련과 연관이 있다. 담즙, 오줌, 똥, 콧물, 침, 피와 같은신체적 배설물의 모든 표시들은 비체로 취급되어야 하며 깨끗하게 치워져서 눈앞에 보이지 않아야 한다. 바로 이런 담즙, 피, 침, 오줌, 토사물과같은 아브젝션의 한 특징인 신체적 배설물을 전시하는 것이 <엑소시스트>의 핵심이다. - P82

악령이 들린 여성 주체는 상징계 질서 속에 존재하는 자신의적절한 자리에 위치하기를 거부하는 존재이다. 그녀의 저항은 전 오이디푸스 단계로의 귀환, 기호계적 코라로의 귀환으로 재현된다. 그러나일반적인 사건의 상태는 전복된다. 이자 관계는 아이의 ‘깨끗하고 적절한 몸이 아니라 지저분하고 훈련되지 않았으며 상징화되지 않은 몸의귀환으로 드러난다. 아브젝션은 불결하고 탐욕적이며 육욕적인 여성육체의 반란으로 구성된다. - P83

리건은 그녀가 상징계 질서의 법에 의해 정착된, 자기의깨끗하고 적절한 몸을 구성하고 유지하도록 도와주는, 주요 터부를깨고 있기 때문에 기괴하다. 더욱 중요한 것은 그녀가 이런 법과 터부의나약함을 강변한다는 사실이다. 리건의 빙의는 이런 비체적 요소들이절대로 성공적으로 제거되지 않으며 그저 주체 정체성의 경계에서 그정체성이 언제든지 깨질 수 있다고 위협하면서 조용히 잠재해 있다는것을 보여준다. 리건의 여행에서 가장 흥미로운 것은 주체와 비체 사이의 갈등이 묘사되는 방식이다. 이런 갈등의 격전지가 바로 리건의 몸인것이다. 이 갈등은 말 그대로 몸의 내부에서 그리고 몸을 가로질러 일어난다. - P83

<엑소시스트>는 우리의 기원이 되는 어머니의 몸과의 화해란 오직 우리 문화의 비체와의 조우, 그 공포와의 조우를 통해서만 가능하다는 것을 명백하게 주장하고 있다. 여성은 그녀가 상징계적 질서를 공격하고, 약점을 드러내고, 그 나약함을 가지고 놀 때 악령에 홀린 것으로 그려진다. 특히 여성은 상징계적 질서가 성적 억압과 어머니의 희생 위에 구축되었다는 것을 강변한다. 마지막에 리건과 어머니는 다시 결합한다. 두 명의 ‘아버지’들은 죽었다. 상징계의 질서는 회복되었지만, 그것은 오직 명목에 불과하다. - P88

남자는 여자를 욕망하지만 그를 소진시키는 죄 많은 음식과 그가 욕망하는 것으로부터 그 자신을지켜내야만 한다(ibid). 나는 죄/아브젝션이 내부로부터 비롯되는 어떤것이라는 정의가 여성을 기만하는 반역자로 위치 짓는 길을 열었다고생각한다. 그녀는 겉으로는 순수하고 아름답게 보임에도 불구하고 내부에는 악이 존재할 지도 모른다. 외면적으로는 아름답지만 내면은 썩었다는 것이야말로 여성의 악한 본질을 말하는 가부장적 담론 안에서 매우 인기 있는 정형이다. - P8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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