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습적인 성역할로 구분된 사회에서는 어디든 예외 없이 같은 성별의 어른과 어린아이 사이에 기형적일 만큼 가혹함이 존재한다. - P131

가부장적 사회에서 기본적인 근친상간(어머니와 아들 사이, 아버지와 딸 사이)의 금기를 ‘심리적으로’ 남성은 따르고 여성은 따르지 않는다. 우리 문화권에서 4분의 1에서 3분의 1에 이르는 여자아이들이 아버지 혹은 남성 친척들에 의해 강간당하고 성적 괴롭힘을 당한다. 어머니에 의한 근친상간은 훨씬 드물다. 심리적으로 여성은 근친상간적인 유대관계를 끊어버리는 데 필요한 성년의식을 치르지 않는다. 대부분의 여성은 생물학적인 아버지와 근친상간을 범하지는 않지만, 가부장적인 결혼, 매춘, 대중적인 ‘로맨틱한’ 사랑은 심리적으로 볼 때 딸과 아버지 같은 인물 사이의 성적인 결합에 기초를 두고 있다. - P132

우리 시대 여성들은 ‘자유로운’ 노예다. 그들은 ‘사랑’이라는 이름으로 굴종을 선택한다. 여성들은 정서적으로 너무나 쉽게 ‘홀딱 빠져들도록’ 배워왔기 때문에 생각을 한다손 치더라도 분명하게 생각할 수 없다. - P135

잔 다르크와 기독교의 성모마리아는 남성의 부활을 위한 처녀(페르세포네)의 희생과 연관된다. 마리아의 경우에 부활은 고전적인 가부장적 강간(근친상간)을 통해 이뤄진다. 잔 다르크의 경우에 부활은 처음에는 군사적인 승리를 통해, 이후에는 가부장적인 십자가형(patriarchal crucifixion)과 축성-속죄(sanctification-expiation)를 통해 이뤄진다. - P141

가부장제 신화에서 여성 전사는 필연적으로 생물학적인 모성을 포함한 성욕의 일부를 부정당할 수밖에 없다. 이것이 비극이다. - P142

기독교신화는 마리아에게 딸도, 남성 및 남성 신과 교환할 수 있는 능력을 가진 데메테르의 권력도 허락하지 않았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광기에 빠져든 여성들은 세상(그리고 자기 자신)을 새롭게 탄생시키고자 갈망한다. 그러면서도 잔 다르크의 십자가형은 피하고 싶어하기 때문에 동정녀 어머니가 되는 수밖에 달리 도리가 없다. 또한 그들은 스스로 요구했던 그런 어머니가 되고 싶어 한다.
마리아는 십자가에 매달리는 것은 피했지만 무성의 삶과 찌르는 듯한 슬픔을 겪어야 했다. - P143

젤다 피츠제럴드, 실비아 플라스, 엘렌 웨스트 등은 어머니의 사랑을 원하고 필요로 했다. ‘고유성’이나 영예를 잃는 값비싼 대가를 치르지 않고서 그 사랑을 갖고 싶어 했다. 그들은 아마도 궁극적으로 그들의 자유를 억압하는 모성의 요구뿐만이 아니라 그들의 삶 속 모성의 부재로 미칠 지경이었을 것이다. 양육 박탈과 함께 그들의 고유성이나 영웅주의에 가해지는 제약이 그들에게 치명적으로 작용했다. 그들은 그냥 ‘여자’로 살아남을 수 없었다. 그들에게는 창조적인 인간으로, 혹은 그냥 인간으로 살아남을 수 있는 기회가 허용되지 않았다. 이에 반해 남성의 창조성은 대체로 너무 고귀하여 그들이 보여준 기행과 잔인함과 정서적인 유치함은 간과되거나 용서되었으며, 심지어 ‘기대되기’까지 했다. - P1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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