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타리로! 1
마야 미네오 지음 / 대원씨아이(만화) / 2003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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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 파타리로는 커다란 둥근 얼굴에 커다란 눈에 조그만 눈동자가 가운데로 몰린 진지 표정으로 방정맞은 걸음걸이와 행동을 하며 유머를 하는 건지, 그냥 단순한 바보일 뿐인지 헷갈리게 하는 소년으로 다이아몬드의 국가의 부유한 왕자.

파타리로를 돕는 영국의 정보부 요원 반크램은 결정적 순간에만 나타나는데, 그도 범상치 않은 인물이라..미소년들은 그를 보면 얼굴을 붉히며, 쉬이 마음을 빼앗기고 마니 속칭 미소년 킬러.어린 파타리로의 왕위를 빼앗으려고 접근하는 나쁜 역의 인물들은 하나같이 야리야리한 미소년들로 매번 반크램에게 반한다.

그 와중에 생기는 사건 사이를 채우는 이야기는 돈과 권력에 의한 암투들이지만, 파타리로가 하는 기괴한 말투과 특이한 행동들에 의한 웃음으로 슬쩍 버무렸기에 심각하지 않게 넘겨보게 된다.

과도한 덩어리감과 각진 표현, 미소년을 위한 긴눈썹까지.. 낯설수도 있는 일본 초기 만화 스타일에서 완벽하진 않지만 다양한 실험적인 방식의 하나로 보인다. 또한 내용면에서도 노골적인 표현까지는 없더라보 재미의 요소로 조금씩 들어가있는 동성애에 관한 꺼리들도 쉬운 소재는 아닌데도 유머러스하게 별무리 없이 보여준다.
파타리로의 언변과 개성적인 캐릭터만으로도 재미를 느낄 수 있으며 약간의 허풍스런 이야기의 전개에서도 독특함이 있는 만화다.

특히 부록으로 1권과 2권의 뒤편에 달린 요괴가 등장하는 섬뜩한 단편들도 꽤나 독특한데, 유난히 긴 다리와 외곡되어 보이는 배경의 표현은 입체주의 피카소의 그림처럼 일그러진 형상으로 기괴한 분위기를 한껏 살려주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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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국의 열쇠 - 세계문학 29
A.J. 크로닌 지음, 홍준희 옮김 / 하서출판사 / 1991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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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이 사람을 만날때 보는 순간 얼마나 다양한 판단을 할까.

개인적인 취향에 의해 눈여겨 보는 것에서 부터 타인을 훑고, 나름대로 그의 외모에서 어떻게 살아왔고 살고 있는지를 가늠해본다. 그건 아주 순간적으로 이뤄지는 것이고, 좋고 싫음 또한 빠르게 결정된다.깔끔한 외모와 복실한 모습은 그 사람이 풍요롭게 살았다는 증거가 되어준다.

치셤신부의 삶은 외향적으로 전혀 그의 내심을 보여주지 못한다. 그가 행하는 판단과 행위는 너무나 진실하고 청빈하지만 역시, 그것이 보여지는 형태까지 아름답기만 한 것은 아니다.

인간에 의해 유지되는 교회라는 조직이 내세우는 기준과 신에 의해 이상화된 종교의 기준 사이에는 실제적인 넒은 강이 존재한다. 이는 인간이 좁은 눈으로 판단하는 종교적인 삶이 실은 세속적인 테두리에서 벗어날 수 없음을 보여주는지도 모른다.

천국의 열쇠는 인간의 눈으로 판단된 행위가 아닌 신이 판단하시기될 기준을 말한다. 책을 읽으면서 치셤신부의 자기극복과 절제와 봉사에 감동하여 눈물을 흘리면서도, 내심으로는 계속 '과연, 난 이런 삶을 살 수 있을까, 아니 이런 삶을 사는 사람을 제대로 가려낼 수나 있을까?'란 의문이 들었다. 내가 이 볼품없는 시골 교구 신부와 바티칸의 주인인 교황을 만난다면, 어떤 판단을 하게 될까? 그때 내눈에는 정말 치셤 신부가 이상하게 보이지 않을까?

현대가 요구하고 몰고가는 외향에 의한 판단, 그 외의 다른 면모들을 찾기에는 부족한 시간 등을 핑계로 대기 쉽지 않을까? 이러한 의문과 의심이 이 책을 읽는 내내 감동하고 교훈을 얻는 한편으로는 마음 한구석에서 계속 회의적인 생각을 떨치지 못하게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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워터십 다운의 열한 마리 토끼 1 사계절 1318 문고 21
리처드 애덤스 지음, 햇살과나무꾼 옮김 / 사계절 / 2002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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토끼들에게 모험이란 뭘까?

이 책을 보면서 가지는 물음이다. 사람에게 있어서 모험과 토끼에게 있어서의 모험은 의미적으로는 동일하지만 상황적으로는 절대적인 차이를 가지고 있다. 책을 읽다보면 토끼의 시점으로 토끼의 몸으로 만나게 되는 주변을 보게된다. 토끼의 먹거리는 자연에 있고, 하루에도 몇 번이고 나가서 풀을 씹고 주변을 살펴야한다. 천의 적을 가진 토끼는 민감하게 공기의 냄새를 맡고 소리에 귀를 귀울여야한다. 그런 모습이 하나 하나 잡혀서 평소 느끼지 못했던 작은 사물과 물체를 하나 하나 놓치지 않게 된다

그들이 가진 두려움은 보지 못한 것, 경험하지 못한 것에 대한 예민함에서 나온다. 사람도 별다르지 않지 않을까? 단지 토끼에 비하여서 더 몸집이 크고 본 것이 많다는 것에서 쌓인 '안다' 는 지식이 두려움을 갖게 되는 상황의 가지 수를 줄여주고 있을 뿐, 일에 대한 전망, 미래의 삶, 인간관계 등..'예측하지 못 하는' 수많은 것들에 대한 두려움은 그대로 남아있다.

워터십의 다운의 토끼들이 대단한 건 자신들이 가진 두려움을 깨쳐나간다는 사실이다. 자신들의 기존의 경험과 편견들을 용기를 가지고 나선 여행길에서 알게된 사실들과 다른 토끼들의 삶의 모습의 다름을 관찰하고 때로는 받아들이며, 그리고 동료 토끼들에 대한 믿음으로써 부수면서 삶을 개청해 나가는 것이다.

자신의 틀을 깨는 모습을 보여주는 인상적인 장면중 하나로는 수토끼들이 굴을 파야한다는 결론을 내렸을 때였다. 이들이 깨쳐야 하는 건 토끼들이 가진 습성 '수토끼는 굴을 파지 않는다, 암토끼가 파는 것이다.' 이다란 상식이였다. 이러한 관념을 먼저, 토끼A가 이성적으로 굴을 필요한 상황이란 판단을 내리고, 토끼B가 '수토끼가 굴을 파지 않아 라는 생각을 하지 않으면 되'란 해결책을 내놓는다. 토끼A의 명령에 대부분의 토끼들은 놀라넘어갔지만, 그럼에도 A를 믿고 따르는 이들은 이 토끼 답지 않은 행동을 묵묵히(불쾌하고 이해가 안되는 상황이지만, 동료의 생각이 옳은 판단이었을 것이라 믿고) 실천하게 된다. 그리고, 그들이 얻은 건 훌륭한 안식처였다.

결론적으로 아무리 옳은 결과를 얻을 수 있다는 생각이 들때에도 이미 가지고 있는 몸에 밴 관념을 버리고 행동하기란 얼마나 힘든 일인지. 이 책에서는 워터십 다운까지 오는 도중에 토끼들이 그 일을 자신들이 몸을 겪었던 경험과 용기로 자신을 깨쳐 나가는 모습이 생생하게 묘사되어 있으며 결국 그런 용기의 결과로 자신들의 보금자리를 찾아내고는 행복을 누리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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늑대와 춤을
마이클 블레이크 지음, 정성호 옮김 / 아름드리미디어 / 2002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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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삼 오랜 시간이 지나서야..늑대와 춤을..소설 책을 집었다. 영화도 흘긋 텔레비젼에서 흘러나오는 걸 무의식으로 대했건만..새삼...이 책에 끌린 건 뭘까. 이라크 전쟁의 전후로 미국 알기, 미국 비판하기, 미국 분석하기 등이 온갖 미디어물로 넘실댄다. 거기에 기댄 채 옛 캐빈코스트너의 전성기 영화 속 사진을 박은 채 책이 나온 건 아닐까.

소설은 오락 가락하고 있었다.

주인공 던바 대령은 처음부터 감성에 대한 직관을 갖추고 있는 재능(?)있는 백인이였고, 척박한 땅에 홀로 남겨졌을 때 그 상황을 자연주의적으로 소화할 수 있는 특별한 인물이였다. 그 재능이 그가 하얀발이란 늑대와 사귈 수 있었던 사연이 아니겠는가..그리곤 하얀발과의 교류는 그의 이름이 된다..'늑대와 춤을' 이름을 얻은 그는 백인의 삶을 버리고 어릴적 포로였던 백인 여인 '주먹쥐고 일어서서' 처럼 코만치족으로 동화되어간다.

그가 백인 군인으로서의 지식과 능력으로 사냥과 전투에서 코만치족의 우상이 되어가는 것에서, 나는 미묘한 인종적인 우월감이 느끼며 이 소설에서의 일관되지 않는 면들을 보고았다.

그럼에도 그의 생활의 묘사 속에서 인디언들의 삶 속에 닮긴 자연과 함께 하는 모습에 스스로를 반성하고 감탄하며 동화되어가는 모습을 자연스럽게 보여주며, 버팔로 사냥과 코만치족의 언어, 습성에 묻어가면서 간간이 그와 반대되는 아메리카 초기의 잔인하고 억울한 인디언의 상황들을 놓치지 않고 있었다.

마지막 부분에서 자연으로 회귀되어 코만치족으로 귀화(?) 된 '늑대와 춤을'은 같은 백인 군인에게 하얀발과 애마 시스코를 살해당하고 배신자로써 끌려간다. 그를 구출하고 자신들의 동료로서 삶으로 끌어드리는 코만치 족의 판단의 결과는..그 해 겨울의 백인들이 오기 전 풍요로운 사냥과 겨울나기를 끝으로 미완으로 마무리 되어있다.

그 역사의 뒤가 땅을 잃고 보호구역에서 무력해져가는 인디언들의 구차해지는 삶과 그 넓은 대륙을 뛰어놀던 수천만 마리의 거대한 버팔로들의 멸종이였음을 아는 이는 그 평온한 끝에 아릿한 가슴 아픔을 경험하게 되지 않을까.

미군이 이라크 땅을 어떤 연유로든 점령하고 있는 것에 대해..그들은 진정 땅은 땅은 점령하려고 거기 있는 거라 생각하고 있는 것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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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스터리 민속탐정 야쿠모 1 - 텐구전설살인사건
가나리 요자부로.야마구치 마사카즈 지음 / 서울미디어코믹스(서울문화사) / 2003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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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끔 가는 회사근처 일식집에 있는 코가 길다란 가면의 이름이 뭘까?하고 궁금해 한 적이 있었는데, 이 만화를 보면서 '텐구'라고 부른다는 것을 알았다.

주인공은 모모대학 민속학자의 조교 야쿠모씨로 두꺼운 안경에 비리비리해 보이는 나사가 빠져보이는 구석이 다분한데도, 어쩐지 어떤 살인 사건에 관련되면 매번 예쁜 여주인공과 야릇한 관계가 되는 남자다.

크고 작은 전설과 괴담과 더불어 피를 보는 살인 사건이 발생하면 그가 민속학을 발굴하는 방식으로 사건의 진실을 밝혀낸다는 이야기. 추리의 구조나 전개는 김전일이나 명탐정 코난과 별다를 바는 없는데, 여기에 민담이라는 이야기가 얹혀지면서 색깔이 달라진다는게 특징이다.

전설이라는 게 과거에 있었던 어떤 사건이나 관습 등을 구전으로 기록하는 것인데, 한 가지 갈래로만 이야기가 내려오는 것도 아니고 중간에 형태가 바뀌기도 하여 숨은 의미의 성격이 모호해져버리는 경우가 많다.

이 만화는 그런 애매함을 발생된 살인 사건의 주변에 연막탄으로 뿌려버리는 것이다. 전설이기에 논리와 객관화보다는 막연한 의심과 믿음으로 이야기의 전개를 알 수 없는 미궁으로 끌고 간다.

그러면서 자연히 일본의 전통적인 민담이나 민화 등의 무속에 대하여 알게되고 익숙해지게 된다.

일본 만화의 모티브 속에는 전통적인 설화 들이 구체적이거나 추상적으로 많이 스며들어 있는 것 같다. 단, 이 이야기를 단지 옮기는 것만이 아니라 자신의 스토리 안에서 얼마나 자연스럽고 특별하게끔 녹여내는가가 관건인 것인데...여기서는 전통적인 요소를 기괴함의 분위기 조성의 한 축으로 사용하여 괴담을 훌륭한 추리물로 변신을 시켜내고 있다.

만화 속에 나오는 요괴나 이야기들은 다른 일본만화의 이야기 안에서 자주 등장하는 캐릭터이나거 요소임으로 관심을 가지고 기억해 두는 것도 괜찮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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