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무지에서 사랑하다
쓰지 히토나리 외 지음, 양억관 외 옮김 / 동방미디어 / 2003년 3월
평점 :
품절


그럴듯한 제목에 비해서는 건조한 사랑이야기였다는 생각이든다. '냉정과 열정'식의 글쓰기를 다시금 시도해본 셈인데, 풍성한 사건 속에서 이어지던 이야기와 달리 단상을 나열하는 데에는 한계가 있어 보인다. 더구나 개인적인 이야기를 섞지 않으면 사례는 없고 개념만을 뜬구름 잡듯 쓰게 되니..

내가 좋아하는 에쿠니의 건조하며 어딘가 여유로운 문체도 흘러나오지 못했다. 그건 역시 그녀의 소설에서나 나올 수 있는 맛인가 보다. 그럼에도 아주 잼있게 읽혔던 부분은 츠지 히토나리의 '새장과 카나리아'이야기다. 역시 이야기!를 잘 쓰는 사람들인게야. 사랑하는 사이를 새와 새장이란 존재로 비유를 했다. 상대를 갖게되면 가두고 싶고 구속하고 싶어진다(물론 상대도) 하지만, 어느순간 그것이 가깝해지는 때가 있다(물론 상대도). 가끔은 구속하고 가끔은 놓아주고...그래서 자신의 호흡을 한모금 다시 쉬고 나타날 수 있는 여유를 주면 좋을텐데...항상 그 조절이 안된다. 머리로만 알고 마음은 이내 이기적인 꼬마가되고 만다. 이야기의 끝은 쓸쓸하다. 새장을 열어두어도 떠나지 않는 다른 새를 받아들인 새장과 세상에 그만한 새장이 없음을 뒤늦게 깨닫고 돌아온 카나리아는 이미 들어설 자릴 내어준 이후니까.... T.T

언뜻 언뜻 보이는 둘의 인생관이 묻어있는 사랑과 연애에 관한 썰이 알고 싶다면 펼쳐 볼만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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