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군가 눈이 오기를 기다렸을지도 모른다. 포기하지 않고 오늘, 내일 눈이 오기를 기다릴지도 모른다. 눈 대신 쏟아진 많은 비로 아파트 입구는 미끄럽고 위험하다. 나는 아무것도 기다리지 않는다. 아니다, 기다린 건 친구였고 책이었다. 지난주 친구를 만났고 엊그제는 책이 도착했다. 친구와 책은 다 좋고 반갑다. 길고 긴 수다로 다음 날은 피곤한 하루였지만 즐거운 피곤함이었다. 그리고 즐거움을 예고하는 책이 있다. 그 즐거움을 언제 만끽할지는 모르지만 말이다. 아무튼 책은 좋지 아니한가.

많은 책은 아니다. 작은 책탑이다. 세 권의 책 가운데 수잰 스캔런의 『의미들』은 도착한 지 꽤 된 책이다. 앨리 출판사에서 나온 책이고 『의미들』이란 제목에 끌려 구매한 책이다. 앤솔러지 ‘얽힘’의 네 번째 프로젝트 『우리 사이에 금지된 말들』은 예소연 작가가 참여해서 선택했다. 『인생에 가장 가까운 것』은 잠자냥의 5별로 궁금해서 땡스투 하고 구매했다.
알라딘 통계를 보니 올해는 정말 책을 많이 사지도 않았고 읽지 않았다. 그러니 리뷰를 쓴 책도 적다. 내년에는 어떤 책을 얼마나 읽게 될까. 목표를 세우는 건 부담스럽지만 그래도 올해보다는 조금 더 많은 책을 읽고 싶다. 주구장창 책을 읽던 예전의 시절로 돌아갈 수 없지만 책이 주는 기쁨과 즐거움을 잃어버리지 않았으면 한다.

크리스마스이브이니 인사를 전해야겠다. 모두 메리 크리스마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