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을 샀다. 신간을 돌처럼 보려 했으나 그러지 못했다. 세상엔 예쁜 돌이 얼마나 많은가. 더 사고 싶은 걸 참았다. 은근슬쩍 추석이니, 나를 위한 추석 선물이라고 적당한 이유를 달았다. 9월의 즐거움을 위해. 그 대신 읽을 것 같지 않은, 읽다 만 책을 정리했다. 나가고 들어오는 권수가 비슷하니 내 방 책장은 여전히 지저분할 예정이다.


산 책은 이렇다. 에세이 두 권, 소설 두 권. 일부러 맞춘 건 아닌데 짝꿍 같은 4권이다. 소설은 장편 하나, 단편 하나. 한국 소설 하나 외국 소설 하나. 에세이는 한국 에세이와 외국 에세이. 문진영의 소설이 새로 나온 걸 알았다. 이번 소설까지만 읽어야지 하는 마음으로 샀다. 조해진, 김애란의 장편도 나왔는데 나는 모두 살 수 없었고 그 가운데 가장 읽고 싶은 게 무엇인가 고민했다. 문진영을 선택했으나 나머지 두 소설에 대한 미련은 가득하다. 조만간 곁에 둘지도 모르겠다. 정말 오랜만인 김애란의 소설이 우선순위가 될 것 같다.






문진영의 장편 『미래의 자리』, 클레어 키건의 단편집 『푸른 들판을 걷다』, 처음 읽게 될 이승우의 산문 『고요한 읽기』는 제목이 너무 좋다. 소설가 한유주가 번역한 『상실과 발견』에 대한 기대도 크다. 소설가가 번역한 책이 늘고 있다. 그들은 소설도 쓰고 번역도 하고 대단한다. 한유주, 김유진, 백수린 가운데 백수린의 번역한 책은 읽었고 안온북스에서 나온 사강의 소설은 김유진의 번역이다.


9월이 되고 밤에는 창문이 활짝 열리지 않는다. 에어컨의 코드도 빼놓았다. 낮의 열기는 아쉬움이라 여긴다. 여름도 인사도 없이 이별을 하고 싶지 않을 테니. 그나저나 올 추석은 왜 이리 빠른가. 친구에게 맛있는 배추김치가 먹고 싶다고 말했다가 배추 값이 얼마냐 올랐는지 아냐는 소리를 들었다. 김치를 담그기는커녕 얻어먹는 주제라 다음 말이 쏙 들어갔다. 사과 값은 안정되고 있다는 게 그 자리를 배추가 차지하나 보다. 그래도 맛있는 배추김치가 먹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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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락방 2024-09-05 12:4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우엇! 제가 아직 저에게 추석 선물을 안해줬네요? 이 글 보고 저도 추선석물 사러 갑니다.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자목련 2024-09-06 09:38   좋아요 0 | URL
조카 1, 2, 3 선물이 아닌 다락방 님을 위한 선물!!
어떤 책을 사셨을까 궁금합니다^^

레삭매냐 2024-09-05 16:0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세상의 모든 돌들을 사제끼고 싶습니다.

그래도 최대한 돌들을 들이지 않으려고
발버둥쳐 봅니다.

아 그리고 보니 추석이군요. 나에게 추석
선물 하나 장만해야겠네요.
미미 여사 신간으루다가.

자목련 2024-09-06 09:39   좋아요 0 | URL
예쁘고 특이한 돌들이 무지 많아요 ㅎㅎ
나에게 추석 선물은 무조건 찬성입니다!!

stella.K 2024-09-05 18:2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도 가끔은 신간을 사고 싶긴하지만 사 봤자 당장 못 읽고 묵혔다 읽을텐데 그럴바엔 차라리 중고로 나오면 사자합니다. 근데 요즘 책들이 넘 미끈하고 예쁘게 잘 나오고 있어요. 내게 주는 선물인데 미끈하고 예쁘게 해 줘야죠. 잘 하셨습니다. 저는 이번엔 연휴랑 겹쳐서 추석이 내 생일이려니 합니다. ㅋ

자목련 2024-09-06 09:40   좋아요 0 | URL
정말 책들이 너무 예뻐요. 책상 상승의 요인이겠지만 그래도 눈이 갑니다 ㅋㅋ

구단씨 2024-09-06 09:4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늘 그렇듯, 읽지는 않아도 사고 싶은 게 책이네요. ^^
자목련님 말씀 덕분에, 저도 이번에 저에게 명절 선물을 해야겠어요.
며칠 동안 다른 어른들께 선물 뭐해야 하는지 고민하느라 머리 아팠는데,
정작 저에게도 선물할 수 있다는 생각을 왜 못 했는지 모르겠어요. 흥!
이번 기회에 애매하게 살까 말까 망설이며 보관함에 넣어두었던 책을 몽땅 사야겠어요!!!

자목련 2024-09-06 09:41   좋아요 0 | URL
명절 선물 고르는 일, 두통을 불러옵니다.
보관함의 책들 몽땅 사세요. 즐겁게 사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