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침 일찍 가을이 도착했다. 도착 시각은 7시 48분, 나는 그때 커피와 배를 먹고 있었다. 한 손으로 들기 어려운 큰 배는 제법 달았다. 입안에 단 맛이 가득 고였다. 집 안에 있던 나에게 집 밖의 가을이 들어왔다. 친한 언니가 보내준 한 장의 사진에 가을 전부 들어 있었다. 이런 감성을 지닌 언니가 나를 생각해 준 게 고마웠다. 언니가 마주한 가을이 내게 들어왔다.
아침 일찍 가을이 도착했다. 도착 시각은 7시 48분, 나는 그때 커피와 배를 먹고 있었다. 한 손으로 들기 어려운 큰 배는 제법 달았다. 입안에 단 맛이 가득 고였다. 집 안에 있던 나에게 집 밖의 가을이 들어왔다. 친한 언니가 보내준 한 장의 사진에 가을 전부 들어 있었다. 이런 감성을 지닌 언니가 나를 생각해 준 게 고마웠다. 언니가 마주한 가을이 내게 들어왔다.
아마도 쪼그리고 앉아서 가을이라는 글자를 만들었을 언니의 모습을 상상한다. 계절이 바뀌는 순간을 오감으로 느끼고 온몸으로 받아들였을 언니의 마음은 커다란 동그라미가 되었을 것이다. 어쩌면 모든 잡념을 버리고 언니의 내면과 마주했을지도 모른다. 그 모든 과정에 나를 데리고 간 것 같은 기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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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장의 사진이 주는 기쁨과 설렘, 이 얼마나 아름답고 소중한가! 삶에는 이처럼 아름다운 것들이 나도 모르는 사이 우리를 지탱하고 있다는 생각이 든다. 가을이라는 계절을 함께 느끼고 나누는 마음이 고맙고 좋다. 나도 언니가 보내준 마음을 이렇게 나눌 수 있어 기쁘다.
가을을 선물 받은 아침, 가을을 이야기하는 시간이라고 할까. 이 사진을 보면서 나는 이런 시를 찾았다. 왠지 잘 어울릴 것 같다. 자연으로의 초대, 혹은 사귐의 시간이라고 이름을 붙이고 싶은 시다. 시의 제목은 「소로의 오두막」이다. 제목만으로 자연의 일부가 된 모습을 상상할 수 있다.
월든 호수가
헨리 데이비드 소로의 오두막에는
의자가 세개 있었다고 합니다
친구가 찾아오면 의자 두개를 마주 놓고
나그네들이 오면 의자 세개를 다 내놓았다고 합니다
홀로 고독을 즐길 때는 의자가 하나만 필요했겠지요
미루어 짐작건대
소로가 혼자 앉아 있을 때에도
의자 두개가 비어 있지는 않았을 것 같습니다
월든 호숫가 숲속
소로가 혼자 들어가 손수 짓고 살던
한칸 오두막에는 침대 하나에 책상 하나
그리고 의자가 세개 있었다고 합니다 ( 「소로의 오두막」, 전문)
가을을 선물 받은 아침을 당신에게도 선물하고 싶다. 잠시 고개를 들어 높은 하늘과 먼 풍경을 바라보는 그런 하루가 시작되었으면 한다. 마음에도 가을 한 자락, 담아두고 가을 냄새를 맡을 수 있는 그런 하루라면 더욱 좋을 것이다. 당신에게 가을을 허락하면 좋겠다. 가을이 당신 곁에 잠시 머물도록 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