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옛우물 - 자선대표작품집 11
오정희 지음 / 청아출판사 / 1999년 8월
평점 :
품절
*여섯번째로 실린 단편 [銅鏡]을 최초 발표 지면([현대문학] 1982년 4월)을 찾아 읽음.
섬세함. 세대 간 감정선들에 대한 섬뜩하리만치 적나라한 묘사들. 일상적 오브제들(거울, 만화경, 틀니, 옷 ...)의 변형과 은유. 그로테스크. 쇠락해 가는 노인들과 죽음.
마치 덤으로 생을 살다 마감해야 하는 듯한, 이상한 죄의식이 노인들에게는 있는 것일까? 죽음과 질병이 폭로되는 것에 대해 그들은 얼마나 무력한가. 연륜과 지혜? 그것은 그저 표면일 뿐이라고 작가는 말하고 있다. 노인들의 본질은 바로 시간이라는 것. 그 시간의 스러짐이며 엄숙함은 그 본질의 왜곡된 잔영들일 뿐이라는 것. 수작.
*이 책에는 실리지 않은 단편 [얼굴]([작가세계], 1998, 2월)과 같이 읽음.
[동경]에 비해 묘사와 네러티브의 긴장미가 떨어짐. 그러나 여전히 섬세한 글. 죽음에 이르기까지의 치매 노인의 시선을 따라가는 치밀함. 또한 여전히 그로테스크한 오브제-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