싹트는 생명 - 들뢰즈의 차이와 반복
키스 안셀 피어슨 지음, 이정우 옮김 / 산해 / 2005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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번역자(와 그 제자들?)의 노고가 역력히 보임. 들뢰즈에 대한 다른 해석. 하긴 남한 땅의 들뢰즈는 니체주의자거나 스피노자주의자, 최근에는 라이프니쯔주의자다. 좌파들 쪽에서는 68의 적자이기도 하다. 이 책은 베르그송주의자로서의 들뢰즈를 다룬다. 그렇다 하더라도 들뢰즈는 이들의 충성스러운 제자는 아니다. 들뢰즈 자신이 말했듯이 그는 이들의 등에 올라타고 괴물을 낳는 그런 류의 끔찍한 제자니까.

창조적 진화와 차이, 반복. 식별불가능한 미분화의 지점에서의 특이성들의 강도적 절화(involution). 지층과 탈주선. 영토화, 탈영토화, 재영토화의 과정. 그리고 가장 중요한, 잠재성, 잠세성, 현실성. 내재면(혼효면)과 하나의 삶(UNe Vie). 계통 발생 이전의 미분화와 탈기관체(Body without Organ). 또한 이상한 진화론자, 시몽동의 생물학자 들뢰즈의 면모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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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악의 저편.도덕의 계보 책세상 니체전집 14
프리드리히 니체 지음, 김정현 옮김 / 책세상 / 2002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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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덕의 계보]를 다시 보았음. 91년에 청하판으로 한 번, 제작년에 이 판본으로 한 번 그리고 지금 또 한 번.

부언할 필요가 없는 저작. 기독교와 도덕. 주인의 도덕과 노예의 도덕. 반응적 힘과 적극적 힘. 계보학. '십자가의 역설(어리석음)'이라는 주제는 에라스무스 [우신예찬], 그리고 루터의 칭의론에서의 동일한 그것과 비교 가능하다는 것을 이번에 알았음. 전혀 다른 의미로, 아니 반대의 의미로 쓰이고 있음. 원한 감정의 기원과 죄의식의 내재화... 등등... 철학사 전체를 통틀어, 개념의 성운들 중 가장 빛나는 별들이 이 책에 박혀 있음. 그것을 알아 보는 건 쉬운 일이 아닐듯. 항상 나오는 말이지만 니체에 대한 통속적 독서를 경계해야 할 것임. 니체를 '철학적'으로 독해해야 한다는 것. 하이데거의 공헌이 여기에 있을 것임. 프라이부르그 니체 강의(1932-34). 가독성 있는 번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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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늘빵 2006-11-25 20:1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 저도 이거 다시 한번 제대로 봐야하는데. 대학 수업 때 졸았어요. -_-
 
틈새
이혜경 지음 / 창비 / 2006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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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표제작 [틈새]만 찾아 읽음. 참고로 올해 동인문학상 수상작품.

줄거리는 간단하다. 오쟁이진 남편 이야기. 그러나, 감정선을 실어내는 묘사가 탁월하다. 신체은유에 육박하는 묘사들. 오랫동안 써 온 글쟁이의 내공이다. 대화를 처리하는 솜씨도 좋다. 확실한 기본기가 없다면 이런 글을 쓰는 것은 불가능할 것이다. '젊은 작가'라는 세대론의 아우라를 등에 업고 허접쓰레기나 써대는 작가군상들이 얼마나 많은가. 그 가운데 이혜경의 이작품은 작게 빛나는 사금파리와 같아 보인다. 그러나 한 가지 아쉬움. 부분부분 과장된 서술, 결말 처리의 밋밋함, 상투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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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자철학
리우샤오간 지음, 최진석 옮김 / 소나무 / 2013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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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자의 정치적 배경과 그 사상적 함의. 호접몽으로부터 비롯된 도피주의적 통념에 대한 교정. 맑스주의적 함의와 그를 통한 비판, 그러나 다소 교조적임. 쉽게 쓰여지고 쉽게 번역됨. 훌륭한 개설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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옛우물 - 자선대표작품집 11
오정희 지음 / 청아출판사 / 1999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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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섯번째로 실린 단편 [銅鏡]을 최초 발표 지면([현대문학] 1982년 4월)을 찾아 읽음.

 섬세함. 세대 간 감정선들에 대한 섬뜩하리만치 적나라한 묘사들. 일상적 오브제들(거울, 만화경, 틀니, 옷 ...)의 변형과 은유. 그로테스크. 쇠락해 가는 노인들과 죽음.

마치 덤으로 생을 살다 마감해야 하는 듯한, 이상한 죄의식이 노인들에게는 있는 것일까? 죽음과 질병이 폭로되는 것에 대해 그들은 얼마나 무력한가. 연륜과 지혜? 그것은 그저 표면일 뿐이라고 작가는 말하고 있다. 노인들의 본질은 바로 시간이라는 것. 그 시간의 스러짐이며 엄숙함은 그 본질의 왜곡된 잔영들일 뿐이라는 것. 수작.

*이 책에는 실리지 않은 단편 [얼굴]([작가세계], 1998, 2월)과 같이 읽음.

[동경]에 비해 묘사와 네러티브의 긴장미가 떨어짐. 그러나 여전히 섬세한 글. 죽음에 이르기까지의 치매 노인의 시선을 따라가는 치밀함. 또한 여전히 그로테스크한 오브제-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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