섹스 - 사용설명서 1
스티븐 아노트 지음, 이민아 옮김 / 뿌리와이파리 / 2005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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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판


책 제목이 사람의 눈길을 확 끌 정도로 자극적이다.  제목은 마치 섹스 테크닉을 가르쳐 주는 것 같지만 내용은 섹스에 관련된 잡다한 지식으로 가득 차 있다. '사용설명서-섹스'보다 '대박과사전-섹스'가 더 잘 어울린다. 그런데 뒷 제목은 지나치게 딱딱하고 전문적인 느낌이 들어 별로 사고 싶은 생각이 들지 않는다. 판매부수를 위해서는 앞 제목이 나은 것 같다.

이 책 주제는 고작 섹스 하나지만 다루는 범위가 매우 넒고 다채로워서 도대체 어떻게 이런 것들을 다 알아냈는지 궁금할 정도다. 눈길을 끄는 내용 몇 가지를 말하겠다.

 

1. 1991년 터키의 한 남성이 바람피우지 않았다는 것을 증명하기 위해 자기의 음경을 잘랐다.

2. 뉴기니의 한 부족은 성인식때 소년들이 부족의 전사들에게 구강성교를 해줘야 한다. 정액을 삼키는 것은 연장자의 힘과 생식력을 이어받는다는 뜻이라고 한다.

3. 힌두 여성들은 서양 남성을 시골닭이라고 한다고 한다. 성교를 너무 빨리 끝내기 때문이다.

4. 항문성교는 전세계적으로 동성보다 이성간에 더 많이 일어났는데 그 까닭은 피임을 하기 위해서다.

5. 18세기와 19세기에 유럽에서 팔린 포르노소설의 제목들

-어느 신사의 정원사가 최근에 처녀막의 숲에서 발견한 어린 메를랭의 동굴(이게 다 제목임)

-즐거운 방망이

-실화:어느 처녀의 지독한 채찍질과 그 유쾌하고도 참혹한 결과

6. 1980년에 교황 요한 바오르 2세는 천국에는 섹스가 없다고 선언했다.

7. 전 세계적으로 널리 알려진 최음제들-마늘, 꿀, 장어, 고기. 고기는 높은 단백질이 아미노산을 만들어내어 몸속 감각활동을 끌어올리기 때문이라고 한다.

8. 고대 이집트 신 오시리스는 자위행위로 만물을 창조했다고 하며 파라오는 대관식이 거행하는 동안 자위행위를 했다고 한다.

 

쉽고 재미있고 유익하면서도 삶에 도움되는(?) 책을 읽어보고 싶은 사람들은 한번 읽어보기를 권한다. 눈이 번쩍 떠지는 내용이 아주 가득하다. 단 이런 내용이 너무 많아서 뒷쪽으로 가면 좀 식상해진다는 것이 단점이긴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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몰입의 경영
미하이 칙센트미하이 지음, 심현식 옮김 / 민음인 / 2006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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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은 몰입 이론으로 세계에 널리 알려진 시카고대 교수 미하일 칙센트 미하일이 경영과 몰입에 대해 쓴 책이다. 솔직히 나는 경영쪽 책을 그리 좋아하지 않아서 "몰입의 경영"이란 책 제목을 보았을 때 별로 읽고 싶지 않았다. 하지만 내가 좋아하는 칙센트 교수의 책 아니던가? 그래서 샀다.

 

몰입이란 무엇인가? 그것은 무엇에 깊이 빠져드는 느낌이라고 할 수 있다. 그 무엇이 게임이든, 대화든, 일이든, 성관계든 어떤 일에 빠져들어서 자기를 잊는 경험을 몰입이라고 할 수 있다.

 

몰입을 하게 되면 집중력이 매우 높아진다. 그리고 시간이 길게 흐르거나 짧아진다. 1시간은 1분 같고 1분은 1시간 같다. 마지막으로 자신이 사라져 버린다. 그리고 몰입 경험이 끝나면 자부심이 높아진다.

 

몰입을 하려면 1. 하려는 일의 목표가 명확해야 하고 2. 과제와 실력이 균형을 이뤄야 하며 3. 자기가 한 일이 눈에 보여야(피드백) 한다. 칙센트는 몰입을 진정한 행복이라고 말한다.

 

즉 개인은 몰입을 함으로서 높은 가치를 만들어 낼 수 있다. 그렇다면 기업에서도 직원들이 몰입을 할 수 있도록 도와주어야 한다. 하지만 정작 기업은 몰입을 방해한다. 일단 일을 시킬 때에 일방적 명령을 내릴 뿐 명확한 목표를 말하지 않는다. 그리고 모든 업무가 표준화, 합리화 되어 있고 설계에 따라 일이 진행되므로 개인은 자신의 결과물을 눈으로 볼 수 없다(피드백 없음). 게다가 여러 잡다한 일을 해야 하고 시간을 자유롭게 쓰지 못하는 것도 몰입을 방해한다.

 

가장 심각한 건 고용주는 직원들이 몰입하도록 기업환경을 잘 가꾸기 보다는 노동력을 얼마나 뽑아낼 것인지에만 관심이 있다. 이런 환경에서 몰입은커녕 그 어떤 자기계발도 힘들다. 칙센트는 이런 환경에서 몰입을 하는 직장인이 많다는 사실이 놀랍기만 하다고 한다.

 

그러면 어떻게 하면 직원들이 직장에서 몰입을 할 수 있을까? 일단 좋은 환경을 만들어 주어야 한다. 아이에 대한 걱정이 없도록 보육센터를 만들고 구내식당 음식을 맛있게 하고 편하게 쉴 공간을 마련하는 것처럼 말이다. 그리고 일의 목표를 확실히 함으로써 직원들에게 자기가 하는 일이 어떤 일이고 결과가 무엇인지를 보여주어야 한다. 그리고 직원들 실력에 맞는 과제를 안겨 주어야 한다.

 

마지막으로 칙센트는 지금 전 세계 기업이 당연히 여기고 있는 구조조정을 강력히 비판한다. 기업은 큰일을 할 수 있다. 그만큼 사회적 책임을 다해야 하고 도덕성을 지켜야 한다. 하지만 지금 기업은 몇몇 CEO와 주주들을 위해 잔인하게 구조조정을 하고 노동력을 쥐어짠다. 구조조정을 당한 직원들과 그 가족들은 사회에서 낙오자가 된다. 부는 몇몇 사람들에게는 몰리고 대부분 사람들은 공포와 중노동 속에서 힘들게 살아갈 수밖에 없다. 이런 환경에서 사람들은 몰입하기 힘들다.  칙센트 교수의 몰입에 관한 이 책은 기업의 사회적 책임을 강하게 요구한다.

 

이 책을 읽으면 어떤 직장이 좋은지, 나는 어떻게 일해야 하는지 감이 잡힌다. 피터 드러커가 추천한 책이기도 하다. 어떤 식으로든 일을 하려는 사람은 피터드러커의 "프로폐셔널의 조건"과 함께 이 책을 꼭 읽어야 할 것이다. 내가 언젠가 직업을 구하게 되면 이 두 권 만큼은 꼭 다시 읽을 것이다.

 

그런데 지금 한국에서 칙센트 교수가 말한 몰입을 도와주는 직장이 과연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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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내리는숲 2007-04-22 20:0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
 
개념어 사전
남경태 지음 / 들녘 / 2006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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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문사회 쪽 책을 읽다 보면 하부구조, 이데올로기, 아비튀스, 물자체같은 낮선 말이 꽤

 

나온다. 이런 개념은 매우 어렵게 보여서 책을 읽기 힘들게 한다. 물론 하나하나 사전을

 

찾아가며 읽으면 되지만 국어사전은 저런 개념을 지나치게 어렵고 딱딱하게 설명한다.




이 책은 인문사회에서 많이 쓰이는 단어(개념)를 설명한 책이다. 책을 쓴 남경태씨는 서

 

양사, 동양사, 한국사와 현대철학같이 잘 안 팔리는 인문사회쪽 책을 주로 쓰고 번역하는

 

사람이다. 한겨레 문화센터에서 현대철학 강의를 했으며 지금은 대부분 사람들이 늦잠

 

자는 일요일 아침에 엠비시 라디오에서 '타박타박 세계사'를 방송하고 있다. 즉 이분은

 

전문지식을 대중들에게 설명하는 지적 엔터테이어로 어느 면에서는 도올 김용옥과 비슷

 

하지만 그분보다 훨씬 조용하게 움직이고 있다.




이분은 어려운 내용을 쉽게 설명하는데 아주 뛰어나다. 이분이 쓴 '한눈에 읽는 현대철

 

학'을 읽었는데 니체가 데카르트를 어떻게 극복했는지, 소쉬르가 기표와 기의의 관계를

 

어떻게 보았는지 를 아주 쉽고 깔끔하게 설명해서 적잖이 놀랐다. 그리고 남경태씨는 이

 

책에서도 자신의 능력을 확실히게 보여주고 있다. 다른 책에서는 머리를 싸매고 간신히

 

이해하는 개념들이 이 책에서는 간결하 고 알기 쉽게 설명되어 있다.




글쓴이는 "정설이 지배하지 않는 지금 시대에 정설을 고집한다면 얻는 것보다 잃는 게 더

 

다"라고 말하면서 자기만의 말과 생각으로 중요 개념을 이야기하고 있다. 즉 이 책은

 

글쓴이의 주관이 강하게 드러나고 있다. 따라서 객관적인 전문 지식을 알려는 사람은 이

 

책이 도움이 안 될 지도 모른다. 하지만 인문 사회쪽 책을 읽고 싶고 그쪽에서 사용하는

 

개념의 이미지를 알려는 사람들은 이 책이 꽤 도움이 될 듯 하다.




440페이지가 넘지만 꽤 쉬우므로 빠르게 읽을 수 있다. 사전이긴 하지만 개념을 둘러싼

 

이론과 역사도 같이 이야기하므로 철학과 역사의 다이제스트 역할도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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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내리는숲 2007-04-22 20:0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도 남선생님을 좋아합니다. 뭣보다도 경쾌하고 쉬우면서도 전문성을 잃지 않게 글을 쓰시기 때문이조.
 
개념-뿌리들 2 - 개념사 2
이정우 지음 / 철학아카데미 / 2004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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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들이 철학을 어려워하는 까닭 가운데 하나는 철학에서 쓰는 말이 어렵기 때문이다.

 그렇다고 다른 전문용어처럼 완전히 엉뚱한 말을 쓰는 것도 아니다. 예를 들면, 법학에서

 는 "위법성 조각사유" "행위반가치" "무효행위 전환"처럼 아주 낮선 말을 많이 쓴다. 하지

 만 철학에서는 덕, 지각, 이성, 관념, 실체같이 살면서 쓰는 말도 많이 쓴다.

 

 

문제는 저 말들이 삶에서 쓰는 뜻과 다르게 쓰이고 또 같은 용어도 시대와 철학자들마

 

다르게 쓰인다는 점에 있다. 플라톤이 말한 실체는 모든 것을 있게 하는 이데아를 뜻하고

 

토마스 아퀴나스의 실체는 신을 뜻한다.

 


이 책은 철학에서 자주 쓰는 개념을 설명하고 그 역사를 알려주는 책이다. 즉 어느 개념의

 

뜻을 설명하고 곧 이어 고대 그리스, 중세, 근대에서 각각 어떻게 쓰였는지를 알려준다.

 

개념의 역사를 다루는 책이지만 그 개념을 있게 한 배경과 철학사상도 같이 다루고 있으

 

므로 철학사의 역할도 한다.

 


1권에서는 실체, 원리같이 추상적인 철학용어를 다루고 2권에서는 영혼, 덕, 국가같이 실

 

천적인 철학용어를 다룬다. 즉 1권에서는 세계와 근본에 대해 다루고 2권에서는 사람과

 

그 중심에 대해 다루는 것 같다. 그래서 1권보다는 2권이 좀 더 읽기 쉽다. 하지만 1권도

 

읽다보면 적잖은 것을 깨닫게 한다.

 


모든 학문은 철학에서 시작했다고 한다. 그렇다면 철학에서 쓰이는 중심 개념은 모든 학

 

문에서 쓰는 개념에 바탕을 이룬다고 할 수 있다. 실제로 이 책에 나온 개념들은 법철학이

 

나 형법의 핵심 내용이 되기도 한다. 법학이 이렇다면 아마 다른 학문들도 그럴 것이다.

 

그렇다면 다른 학문을 공부하는 사람도 이 책을 읽어보면 자기가 공부하는 학문을 더 깊

 

게 이해할 수 있지 않을까?

  


책 제목은 꽤 어려워 보이지만 이정우 선생님의 친절한 설명과 부드러운 말투 덕분에 내

 

용은 쉽게 이해할 수 있다. 그렇다고 쉽기만 한 것은 아니다. 운명이란 단어 하나만을 놓

 

고 고대 그리스의 모이라(moira=운명)로부터 시작해서 천천히 시대를 거슬러 올라가는

 

치밀한 설명에 적잖히 두근거리고 감탄하기도 한다(그리스에서 모이라는 제우스조차 어

 

쩌지 못하는, 모든 것을 능가하는 원리라고 한다).

 

 

 

 

철학을 몰라도 이 책은 그렇저렇 이해할 수 있을 것이다. 단 1,2권 더해서 850페이지가 넘

 

고 철학의 근본개념을 다루고 있으므로 읽는데 노력과 끈기가 조금 필요할 것이다. 그렇

 

다고 우리가 철학에 대해 느끼는 두려움에 견줄 정도는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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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간 사색 - 한국인의 인간관계에 대하여
강준만 지음 / 개마고원 / 2006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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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준만 선생님은 주로 정치와 언론같은 굵직한 주제에 대해 글을 많이 쓰셨다. 솔직히 자신이 어

느정도 진보라고 생각한 사람들 중에서 강준만 선생님의 책을 읽지 않은 사람이 얼마나 있

을까? 나도 그가 쓴 전라도 죽이기, 한국 현대사 산책, 인물과 사상 덕분에 사회를 조금씩

알게 되었고 한나라당을 싫어하게 되었으며 조선일보를 증오하게 되었다.

 

하지만 강준만 선생님은 무거운 주제뿐만 아니라 대중문화나 인간관계같은 가볍지만 우리 삶에

중요한 책들도 꽤 쓰셨다. 3권까지 나온 대중문화의 겉과 속은 우리가 잘 알지 못하는 대중문

화의 숨은 의미와 사실을 알려주었다. 그리고 이 책 인간사색도 몇달전에 나온 한국인 코

드에 이어 한국인의 인간관계에 대해 쓴 책이다. 즉 이 책은 강준만씨의 인간학이라고 할까?

 

책은 "사랑" "욕망" "질투"같은 우리가 깊게 고민하면서도 별 생각없이 넘기는 20개 주제들에 관

해 잡지와 여러 책들에 있는 중요한 내용을 갈무리하고 정리하면서 보여준다. 맨 처음에 나온 사

랑이란 주제에 대해서는 사랑의 삼각형 이론, 쇼펜하우어의 비관적 사랑같은 내용을 보여주고

마지막에는 ""전율을 잃어버린 현대인에게 뜨겁고 격렬한 사랑은 반드시 창조되어야만 할 그 무

엇"이라며 마무리한다. 대부분 내용이 이렇게 흘러간다.

 

모두 고민하고 있지만 아무도 깊게 여기지 않는 것들을 체계적인 지식과 함께 깔끔하고 쉽게 보

여주는 면에서 이 책은 꽤 괜찮다. 하지만 마지막이 좀 그렇다. 마지막 주제는 "배신"인데 보통

주제보다 4배나 많은 분량을 차지한다. 그리고 대부분 내용은 경상도 출신의 노무현이 진보진영

에 대한 열등감으로 결국 민주당과 호남사람들을 처절하게 배신했다고 나온다. 그리고 이 부분

은 강준만 선생님 글쓰기의 특징인 철저한 자료와 충실한 논리가 정말 약하다. 조금 심하게 말해

서 우격다짐으로만 보인다.

 

나는 강준만 선생님이 전라도를 외면한다는 까닭으로 2003년 열린우리당 창당에 매우 반대한

것, 그리고 그것 때문에 몇몇 네티즌들에게 심하게 비난받아 충격받은 것을 알고 있다. 하지만

무작정 노무현은 배신자 식으로 밀어붙이는 것은 매우 어색하다. 그래서 난 정말 선생님 생각대

로 "인간관계의 커뮤니케이션의 중요성을 알리기 위해" 이 책을 쓴건지, 아니면 그냥 노무현이

너무 얄미워서 그냥 쓴건지 잘 모르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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