표지를 보는 순간 아! 감탄사를 내뱉었다. 안 그래도 요즘 일본 근대 문학에 관심이 자꾸만 가고 있었는데 그런 탓이었을까? 아님 순전히 표지 때문이었을까. 표지를 보는 순간, 관심이 가고 책소개를 보는 순간, 어느새 장바구니에 담고 있었다. 그러고도 한참을 보낸 후에야 마침내 구입을 하게 되었는데, 시간이 많이 걸려서 수요일쯤에나 내 품에 들어온단다. 근데 책이란 항상 그렇다. 이렇게 눈빠지게 기다리면 도착하자마자 얼른 읽어줘야 하는데 어찌된 일인지 책이 내 품에 들어오면 괜히 마음이 푸근해지면서 얌전히 책꽂이에 꽂아두기만 한다. 이번엔 오자마자 읽어야지 다짐을 하지만 말이다. 
일본 소설을 잘 안 읽는 편이지만 근대 문학들은 굉장히 맘에 들어한다. 『어떤 여자』 역시 '일본 근대 최고의 지성’ 아리시마 다케오의 대표작이라고 하는데 만약에 근대가 아니라 현대였다면 거들떠보지 않았을 것 같다는 예감이 든다. 암튼 이 책의 내용은 이렇단다.

한 여인의 파란만장한 생(生)에 그치지 않는 ‘인간의 본성’ 사랑이라는 감정의 양가성, 남녀관계의 비극, 본능적 생활과 사회 관계의 불화 등에 관해 깊은 통찰을 펼쳐 보이는 작품이란다. 호기심 왕창 잡아당기는 글이 아닐 수 없다. 저 여인의 빨간 입술과 일본 글씨체의 빨간색이 너무 잘 어울린다. 그나저나 요즘 책들의 표지는 왜 이리 멋진지!!!  


주말에 읽기 시작했다. 친구에게 『시인』을 빌려두고선 아직 읽지도 않았는데 그 후속작인 『허수아비』부터 먼저 읽게 된 셈이다. 스릴러, 추리물은 읽을 때마다 느끼지만 진짜 으스스하다. 혼자 사는 것도 겁이 나고, 길을 걷다가 괜히 뒤돌아보기도 한다. 이 책을 읽으면서는 어느 날 내 정보가 사라져버릴까봐 쓸데없는 걱정도 하기도 했다. 이 세상이 정말 무서워진 것은 맞는 것 같다. 블로그도 겁나고 사적인 글 같은 것은 올리지 말아야지, 괜히 그런 생각도 했다나. 그러면서도 스릴러 소설의 재미는 놓칠 수가 없으니 좀 웃긴다. 거꾸로가 된 셈이지만 이 책을 읽고 나면 『시인』을 읽어봐야겠다고 맘 먹어본다. 마니아는 아니지만 가끔 읽는 추리 스릴러물은 흥미롭다.
근데 스릴러물을 읽을 때마다 드는 생각은 너무나 영화같다는 거다. 그래서 저절로 영상이 머릿속에 그려지는데 그래서 더 무서운 건지도 모르겠다. 이 책을 읽으며 대단히 웃기지만 재미있는 문장을 하나 발견했다. 이 문장을 읽으며 나도 참, 뜬금없다고 생각했는데 역시 난 연애소설을 좋아하나보다 생각했다. 그렇지 않고서야 많고 많은 문장 중에서 이런 문장에 혹! 하는 건가. 그 문장의 주제란 '단발이론'이다. 궁금하면 직접 읽어보시길.ㅋㅋ 암튼, 흥미진진하다. 마지막을 향해 달리고 있는데 오늘 중으로 끝내버릴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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찬란 문학과지성 시인선 373
이병률 지음 / 문학과지성사 / 2010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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겨우내 아무 일 없던 화분에서 잎이 나니 찬란하다 
흙이 감정을 참지 못하니 찬란하다 (…) 
     -「찬란」중에서 

봄이 오는 길목, '찬란'이라는 제목으로 '찬란하게' 등장한 시인 이병률. '찬란이 아니면 다 그만이다'라는 '무시무시한 찬란'을 노래하며 오매불망 그의 시를 기다리는 독자 곁으로 돌아왔습니다. '오래도록 내 뼈에 방들이 우는 소리 재우는 일도 찬란'이라 하고 '살고자 하는 일이 찬란'이었으니 '의자에 먼지 앉는 일은' 더 찬란이라고 말합니다. 그가 '지금껏으로도 많이 살았다 싶은 것' 역시 찬란을 배웠기 때문이라고 하니 그의 '찬란'한 시집이 안 궁금할 수 없었죠.  

시인의 마음이야 어떻든 시를 읽는 내 마음은 늘 두근거립니다. 시인이 풀어놓은 시 속에 내 마음이 보이고 그 마음을 어떻게도 추스리지 못하고 고스란히 받아 내 것인양 가슴 깊이 새기면서 나 역시 시인의 마음처럼 '기억'을 끌어다 '바위산'을 만들고 '그 산을 파내어 동굴'을 만드니까요. 

(…)한 사람 심장에 못을 친 사실을
이후로 세상 모든 벽은 흐느끼고 있다는 사실을 생각합니다
그 바람에 벽을 다 써버렸다는 사실도
     -「못」중에서 

(…)고양이는 온 동네를 찾아 헤매다
죽을 것처럼 아프기 시작했다

검은 봉지를 형제 삼아 지내온 날들
고양이가 울었다
잠든 형제를 위해 자꾸 자리를 비켜주던 날들
뼛속으로 뼛속까지 바람이 불었다
     -「고양이가 울었다」중에서

'감옥' 같은 기억 속에 갇혀 '쓸데없는 이야기나 줄줄이 적었으면' 좋겠다고 말하는 이병률 시인의 문체는 좀 감성적입니다. 씩씩한 척, '그러기 위해 기억하는 일 말고도/무슨 죄를 더 지을 것인가를 생각한다'며 이런 저런 말을 하지만 결국 '세상을 끊는 일''그러기 위해서는 또 태어나야 할 거라고'여린 감성을 드러내고 맙니다. 그런, 시인의 숨길 듯 하면서도 끝내 숨기지 못하는 감성이 제 마음에도 스며드네요. 

시인은 여행을 좋아한답니다. 혼자 떠나는 여행은 자신을 만나기 위한 여정일지도 모릅니다. 그래서일까요 『찬란』의 시 곳곳에 여행의 느낌이 외로움으로 때론 슬픔으로 엿보입니다. 이곳에서의 외로움을 여행으로 숨겨버리기 위해 그토록 여행을 다니는 것이 아닐까.

 (…)매일 우주를 굴리고 있다고 믿은 햄스터가
실은 별만큼 먼 외로움을 향해 달리고 있다는 것을(…)
     -「햄스터는 달린다」중에서 

(…)나는 여기 있으며 안에 있다
안쪽이며 여기인 세계에 붙들려 있다 
나는 지금 여기 있는 숱한 풍경들을 스치느라
저 바깥을 생각해본 적 없는데
여기 있느냐 묻는다(…)
     「이 안」 중에서
     

'시간을 썼'고 '풍경을 먹어치'웠지만 '씹을수록 찬 맛이 나는 풍경은/정신을 붓게' 한답니다. 그 바람에 좋은 풍경 보고자 몸을 부려가며 온 것을 후회하지만 '무심히 아무렇지도 않은 듯이' 햄스터처럼 오늘도 어김없이 시인은 '슬픔의 바퀴'를 돌리는지도.  

고개를 든 것뿐인데
보면 안 되는 거울을 본 것일까

고통스레 관계를 맺은 기억들,
기억의 매혹들이
마지막인 것처럼 몰려오고 있다
이제 쓰거운 것이 돼버린 파문들을
단숨에 먹어치우고 끝내버리자는 것일까
(…)
소멸하지 않는 기억의 우주를
쌓이고 쌓이는 외부의 내부를
어쩌자고 여기가지 몰고 와서는
안정하지 못하는 것일까

해를 보면 어두워지는
달을 보면 환해지는 기억들은
왜 적막하게 떠돌지 못하고
우주에 스미는 것일까 
     「기억의 우주」중에서

좋아하는 시인의 시집을 만나는 일은 시인을 직접 만나 속마음을 듣는 일과도 같습니다. 시인의 감성이란 시 속에 숨겨 놓고 안 내보이는 척 온갖 은유로 무장하지만 결국은 누구에게든 털어놓고 마는 일. 그래서 봄이 오는 이 계절에 이병률 시인의 시집을 읽는 것은 '찬란'한 일입니다. 당신도 찬란했다면 당신 덕분에 '나' 역시도 찬란해질 테니 말이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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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느 날 나는 바깥으로 들어갔다 - 스물여섯의 사람, 사물 그리고 풍경에 대한 인터뷰
최윤필 지음 / 글항아리 / 2010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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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수 공부하고 나무 만진지 15개월, 프로필에선 자신을 목수라 일컫고 직업은 신문사 기자를 두루 섭렵한 저자의 이 책 『어느 날 나는 바깥으로 들어갔다』는 회사 동료들까지도 "그거 누가 읽을까?" 걱정하던 글이었단다. 이 책은 '바깥'이지만 '바깥'이라고만 할 수도 없는 26명의 사람과 사물, 공간, 풍경에 대한 인터뷰집이다. 인터뷰, 매우 관심이 가는 주제라 안 읽어볼 수 없는 책이었는데 일찌기 인터뷰집이란 인터뷰집은 나오는 족족 모두 읽어보았다. 고 하면 당연 거짓말이지만 그만큼 관심이 있었기에 인터뷰집 사실은 그게 그거지. 라는 생각으로 읽기 시작했다.  

한데, 이 책은 좀 묘했다.  

인터뷰라 하면 어쨌든 잘 나가는(!) 사람들을 대상으로 혹은 이슈가 되는 인물을 대상으로 하는 게 보통이다. 내가 시사에 밝지 못한 탓도 있겠지만 목차에 소개된 인물들을 뚫어지게 쳐다보아도 알만 한 사람은 한 명도 보이지 않았다. 또 보아하니 인물만이 아니라 이제는 조금 소외되고 있는 사물을, 공간을 인터뷰했다. 놀라워라, 이렇게 할 수도 있는 거였구나!

수영선수 박태환의 훈련 파트너이며 같이 시합에 출전하여 금메달을 따 본적이 한 번도 없지만 '언젠가는' 그도 금메달을 따는 그날이 올 거이라 믿으며 열심히 수영을 하고 있는 배준모 선수. 지금은 그래도 예전에 비해 연극을 보는 인구가 늘었다고는 하지만 연극인의 생활이 얼마나 힘든지 알만한 사람들은 다 알 것이다. 연극을 하지만 일 년에 30만원의 돈으로 가족들과 살아갈 수는 없는 법 그래서 택배기사를 하는 연극인. 연극 <라이어 라이어>에도 나왔던 15년 중견(!) 배우 임학순. 서울 탑골공원 뒤에서 실버 극장 출범을 선포하고 노인들에게 2천원의 행복을 주고 있는 허리우드 클래식 김은주 사장, 친구에게서 '고독하고 쓸쓸하게 오로지 한 길'을 가고 있다는 얘길 듣고 있다는 다큐 감독 최기순, 1970년대 중반에 여성 듀엣을 했던 경력으로 30년 만에 새 음반을 낸 가수 주정이 등등 이렇듯 잘 나가는(!) '안'으로 들어가보지 못하고 '바깥'에 존재하는 사람들의 이야기다. 

또한 절판되는 운명을 맞이하여 책 파쇄 공장으로 실려온 가엾은(!) 책들, 다양한 가치와 복잡한 이해의 주체들이 얽혀 있다는 비무장지대 DMZ, 한때는 최고의 취미생활이자 수집가라는 이유만으로 우대를 받게 했던 우표에 대한 인터뷰까지. 정말 독특했다. 

밀려나는 모든 것엔 사연이 있다고 한다. 어쩌면 잘 나가는(!) 그들보다 이들의 이야기가 더 재미있을 수도 있다. 이 책을 읽고 나니 인터뷰란, 이런 것이 진짜 인터뷰가 아닌가 싶은 생각이 든다. 누구나 알고 있는 성공담이나 질리도록 듣는 그런 스토리가 아닌, 변방에서 주목받지 못하고 살아가지만 진정 꿈을 가지고 자신의 길을 묵묵히 가는 인물들의 희망어린 삶, 쫌! 감동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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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확한 기법에도 불구하고 데 기리코는 불확실함과 불안으로 가득찬 정물과 풍경화들을 그렸다. 
그 그림들은 마치 데 기리코가 1차대전 전(前) 시기에 품었던
부정적이고 파괴적인 감정들을 반영하기라도 하듯
공허하고 우유부단하며 위협적이기까지 한 것들이었다.
- R.램버트 『20세기 마술사』



밤의 싸늘한 보름달에 비추어진 아케이드가 끝없이 작아지는 황량한 광장에는
낭만파의 몽환적 시정이 넘쳐 있다.
그러나 그것은 또한 묘하게 불길한 분위기이다.
- H.W.잰슨 『미술의 역사』

이탈리아 도시의 광장, 탑, 그리고 그 밖의 다른 물체들은 마치 진공상태에 있는 듯이
아주 날카로운 원근법으로 그려져 있고……
-A. 야페 『시각예술에 나타난 상징성』

송대방 장편소설 『헤르메스의 기둥 1』중에서 p 90

 

 

주말, 문자가 하나 날아왔다.
"헤르메스의 기둥, 킹왕짱 잼따 얼른 읽어봐"
이 초딩 대화 같은 문자를 보낸 친구는 『헤르메스의 기둥』을 반 정도 읽었는데 너무 재밌다는 거다. 안 그래도 주말에 읽고 있던 책을 다 읽어 어떤 책을 읽어볼까 고민하고 있던 차라 잘 됐구나! 벼루고 벼뤘던 『헤르메스의 기둥』을 읽어보자고 다짐을 했더랬다.  

이 책을 알게 된 것은 몇 년 전이다. 블로그 친구 분께서 이 책을 읽고 너무 재밌다며 올려주셨더랬다. 처음 보는 작가에, 처음 듣는 제목의 소설이라 그래, 재밌어? 하고 말았는데 얼마 후 그 친구분의 리뷰에 의해 이 책을 읽은 또 다른 친구가 정말, 재밌다며 리뷰를 올려주셨다. 그제야(항상 늘 그렇듯이 두어 명의 추천이 있은 후에) 이 책 이것 뭔데 다들 그러지? 관심을 가졌더란다. 그럼에도 역시 나중에 기회가 되면 읽자고 잊고 있었는데… 가까운 친구 중에 미술 이야길 좋아하는 친구 한 명이 이 책을 읽더니 또 재미있다고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 급기야 이 책을 도저히 읽지 않을 수 없겠구나! 생각하고 이 책을 손에 넣었는데, 뭐든지 손에 들어오면 관심이 꺼지는 법. 주말에 그 친구의 킹왕짱 잼따! 라는 문자가 아니었으면 언제쯤 읽을 지 모르고 있었을 책을 마침내 읽게 된 것이다. 그리고 꼬리에 꼬리를 무는…  

파르미자니노, 이름도 외우기 힘든 이 화가의 <긴 목의 성모>가 이 책의 모티프가 되었다. 그림에 전혀 관심이 없는 편은 아님에도 처음 들어본 이 화가는 이탈리아 화가로 미켈란젤로와 라파엘로의 영향을 받았으며 코레조의 후계자라고 한다. 책 속에서 화자인 승호는 파르미자니노 연구를 석사학위논문으로 제출하고 며칠 후 어떤 살인 사건을 목격하게 되면서 이야기가 전개가 된다. 

파르미자니노의 <긴 목의 성모>에서 주인공 승호가 의문을 가진 점은 "하나이면서 여러 개인 기둥"이다. 위를 보면 하나의 기둥이지만 밑을 보면 열주로 되어 있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데 기리코의 기둥들을 보며 '불길한 열주'라고 잰슨이 말했듯이 <긴 목의 성모>의 기둥 역시 "불길한 광경"인 셈이다. 두 그림이 과연 어떤 연관을 가지는 것일까? 

『헤르메스의 기둥』을 펼치면 맨 앞장엔 파르미자니노의 <긴 목의 성모>가 나오고 그 뒷장에 연이어 데 기리코의 <거리의 신비와 우수>라는 작품이 나온다. 또 초반에는 파르미자니노의 그림과 데 기리코의 그림들이 계속 등장을 하는데 기둥의 열주 부분에 대해 승호는 의문을 갖으며 데 기리코의 형이상학적 세계가 어찌하여 몇백 년 전의 파르미자니노의 그림에 등장하는 것인지 놀랄 만한 일이라고 한다. 

지오르지오 데 기리코, 그리스에서 출생한 이탈리아의 화가이며 형이상학적이고 몽환적인 화풍으로 초현실주의에 많은 영향을 끼쳤단다. 또한 그를 선구로 스콜라메타피지카(Schola Metaphysica:형이상파)가 형성되어 미래파 이후의 이탈리아 화단을 풍미했다고 한다. 

『헤르메스의 기둥』을 펼치고 데 기리코의 <거리의 신비와 우수>라는 그림을 보며 어디선가 많이 본듯한 그림이라고 생각했다. 굴렁쇠와 원근법 그리고 그림자. 달빛일까, 낮일까 궁금해지는 그림이었다. 곰곰 생각해보니 몇 달 전에 나온 배수아의 『북쪽거실』이란 책의 표지 그림이었다. 문득, 그 책을 읽으려던 친구가 첫 페이지를 펼쳤는데 도저히 못 읽겠다고 하던 얘기가 떠올랐다. 신간 소개를 보며 나 역시 배수아를 좋아하지만 어쩐지 어려울 것 같다는 생각을 했기 때문에 펼쳐보지도 않았던 책이었다. 한데 데 기리코의 그림에 관한 약간의 해석을 읽고 『북쪽거실』의 책소개를 다시 읽으며 그림과 글이 비슷할지도 모르겠다는 생각을 하게 되면서 책이 궁금해지기 시작했다. 

모호, 혼란, 꿈, 몽환적이라는 단어는 『북쪽거실』를 가장 잘 알려주는 단어인 듯하다. 또 데 기리코의 <거리의 신비와 우수>는 불길, 불안, 긴장, 음산과 같은 단어들이 그림을 이해하는데 도움을 준다하니 다른 듯하면서 어쩐지 비슷한 분위기라는 걸 알 수 있다.  

한 권의 책을 읽다가 다른 책을 상상하는 일은 흥미롭다. 또한 『헤르메스의 기둥』에서 언급한 화가와 그림들을 한번씩 찾아보기만 해도 아주 배부르게 독서를 한 기분이 들 것 같다. 배수아의 『북쪽거실』을 한번 읽어봐야겠다. 과연, 읽어낼 수 있을까?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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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야식당 5
아베 야로 지음 / 미우(대원씨아이) / 2010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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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야식당 1~4』 친구들 사이에서 입소문이 자자하게 난 만화였다, 특별한 사건이 있는 것도 아니고 진한 로맨스가 등장하는 것도 아니다. 굉장히 무덤덤하다. 그럼에도 소문의, 소문의, 소문이 내 귀까지 들어왔는데 언제쯤 읽어볼까 고민하던 차에 친구에게 선물을 받았었다. 요리하는 것을 좋아라 하는 내게 친구는 이런 식당을 하나 차려보는 것은 어떠냐고 물었다. 그땐 책을 읽지 않았기에 글쎄, 했었는데 책을 다 보고 나니, 나도(!!) 할 수 있겠다 는 괜한 자신감이 붙었다. 그래서 한동안 진심으로 곰곰 생각해봤는데… 밤에는 잠을 자야하는! 절대적으로 깰 수 없는 습관을 가진 탓에 포기하고 말았다는… 슬픈… 전설…ㅎㅎ  

곧 5권이 나온다는 이야길 듣고 있었다. 잊고 지내다가 어느 날 만화가 보고 싶다 는 생각을 하다가 기억을 해냈다. 혹시나 검색을 하니 5권이 나와 있었다. 주말에 도착한 책을 읽으며 스~르릅!! 밤잠을 설쳤다. 5권엔 전혀 일본스럽지 않은 메뉴들이 나온다. 심지어는 <돼지김치볶음>이라는 메뉴도 나오고, <통조림>이라는 메뉴도 나오는데 김치볶음은 그렇다치고 꽁치구이덮밥이라든가 참치덮밥 같은 것은 자꾸만 우리나라 통조림이 생각나서 느끼하다는 생각을 했다. 아마도 우리나라 통조림하고는 다르니까 먹을 수 있는 것이겠지??  언젠가 뉴스에서 일본 사람들이 우리 통조림 중에서 이상한 것으로 번데기와 골뱅이, 깻잎김치 통조림을 손꼽았다는 얘길 들었다. 그들이 우리의 통조림이 이상하듯 나 역시 그들의 먹거리가 이상하다. 하지만 나라마다 만드는 통조림도 차이가 있다는 걸 몰랐던 것은 아니니 이해할 법도 한데 어찌하여 꽁치나 참치로 덮밥을 해 먹는 것은 좀;;(먹어보면 달라질까?)  

암튼 이 책에 나오는 요리들은 요리라고는 할 수도 없는 것들인데도 불구하고 어찌나 맛있어보이는지. 그러고보니 내 아는 친구는 만들어 먹어보기도 했다나 어쨌다나. 나도 재료만 있었다면 그랬을 것 같기도 하다.(참치 통조림은 있었으나 이건 좀;)  

또 다른 재미는(제목은 『심야식당』이지만 그래서 요리들이 등장하지만) 요리와 곁들여 들려주는 스토리들이다. 독특하면서도 재미있다. 그건 아마 우리와 정서가 살짝 다른 일본 만화라서 더 흥미로웠는지도 모르겠다. 또 심야식당을 열 수 있는 곳은 한밤에도 사람들이 북적거릴 유흥가일 테고, 그 밤에 술 깨기 위해 들르는 사람이 아닌담에야 심야식당을 드나드는 사람들 역시 이야깃거리 하나 정도는 가지고 있을 평범하지는 않을 사람들일 것이다. 그런 탓에 식당을 드나드는 사람들의 사연은 가슴이 짠하기도 하고 어이 없기도 하다. 그런고로 인간사 궁금하다면 이 책을 읽어보라 권하고 싶다. 세상엔 별별 사람들이 다 있으며 내 일상 정도는 그저 지극히 평범한 일상 중에 하나라는 걸 이 만화 속에서 알 수 있을 테니 말이다. 

단, 주의할 점은 밤엔 읽지 않는 것이 좋다. 근처에 심야식당과 같은 집이 있다면 몰라도 밤새 배고품에 시달릴지도 모르니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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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tella.K 2010-02-08 16:4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는 일드로 볼까 생각중입니다.흐흐

readersu 2010-02-08 17:41   좋아요 0 | URL
흠, 저도 보고 싶군요. 드라마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