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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녀석 슈라에겐 별별 일이 다 있었지
파트릭 모디아노 글, 도미니크 제르퓌스 그림, 김화영 옮김 / 문학동네 / 2010년 10월
평점 :
파트릭 모디아노가 2014년 노벨문학상을 받았다는 소식을 듣고
그의 대표작 『어두운 상점들의 거리』를 읽기에 앞서 가벼운 마음으로 그가 쓴 그림책을 먼저 읽었습니다.
『그 녀석 슈라에겐 별별 일이 다 있었지』 표지를 보니 '그 녀석'은 저 하얀 개가 틀림 없군요!
그나저나 모디아노가 그림책의 글도 썼다는 것이 조금 놀라웠습니다.
제가 파트릭 모디아노에 대해 잘 모른 탓이겠지요.
알고봤더니 쌍뻬와 함께 작업한 책이 몇 권 있네요. 와~~!!!
아무튼 제 곁에는 『그 녀석 슈라에겐 별별 일이 다 있었지』가 있었으므로
우선 이 책부터 읽고 집에 『발레소녀 카트린』이 있는지 찾아봐야겠어요.
집 어느 책꽂이에선가 본 것 같은데..
슈라는 역시 개였습니다. '눈동자는 푸르고 얼굴에는 주근깨가 잔뜩 난 흰색 래브라도 사냥개',
이 이야기『그 녀석 슈라에겐 별별 일이 다 있었지』는 '팔자가 확 달라'진 슈라의 모험담(!)입니다!
슈라는 보시다시피 어린 시절을 저 그림속의 집에서 살았습니다.
주인 남자는 비행기 조종사였고 여자는 승무원이었죠.
슈라는 이 집이 지나치게 현대적이어서 별로 좋아하진 않았어요.
슈라는 해묵은 고성들을 좋아하는 편이죠.
그들 부부에 대해선 대충 넘어가고…
슈라는 최신식의 방을 가지고 있었습니다.
남주인인 베르베켄 씨와 부인이 비행기 타고 일하러 나가고 없을 때나
집 안에서 카드놀이를 하거나 텔레비젼을 보고 있을 때면 슈라는 혼자 자기 방에서 지냈습니다.
그럴 때면 슈라는 베르베켄 씨가 더 이상 사용하지 않는 낡은 전축에 레코드를 걸어 들었어요.
언제나 똑같은 레코드! 어떤 레코드냐고요?
하, 글쎄.. 슈라 녀석이 '알비노니의 아다지오'를 들었다네요.
와우! 수준 높은 개 같으니라고!!ㅎㅎ
또 슈라는 프랑스 역사를 좋아했습니다. 특히 『붉은 무롱』이라는 책을 좋았는데
18세기, 프랑스 혁명 동안에 일어난 일들을 그린 이야기였지요.
그 흥미지진한 모험 이야기가 얼마나 좋았던지 매일 한 챕터씩 읽었다고 해요.
그러다가 가까운 영화관에서 마리 앙투와네트 왕비에 대한 영화 상영을 알고
베르베켄 씨에게 허락을 받아 영화를 보러 갔지요.
영화를 보고 너무 감동을 받은 슈라는 그만 마지막 회까지 다 보고 오느라 집에 늦게 들어가게 되고.
그 바람에 주인 부부가 화를 냈다고 합니다.
재미있는 것은 부부가 화내는 방식이에요.
슈라가 알아들을 수 없는 말로 화를 냈다고 해요. 이렇게 말이지요.
"티 보르 쭉 바 파플로르 닥 돔!" 이라거나
"타 데르 로 케피 노르 카믈뤼 베르 동!"
다음엔 저도 화가 나면 저렇게 소리 질러봐야겠어요.
"키 보르 카 데르 로케피 파블로르 딕 베르 동!"ㅋㅋㅋ
앗, 근데, 주인 부부가 슈라에게 화가 많이 났나봐요. ㅠ.ㅠ 슈라를 기숙사로 보내버리겠대요.
아니 개를 기숙사에 집어넣는 법이 어디 있답니까? 나도 이렇게 생각했는데,
슈라도 그렇게 생각을 했다네요.
하지만 주인 부부에게 '감히' 말할 수는 없어서 몹시 슬퍼했답니다.
그래서 그 슬픈 마음을, 좋아하는 작가인 『붉은 무롱』을 쓴 남작부인에게 편지로 썼어요.
그랬더니 세상에!!! 기숙사로 가야 할 날에 슈라 앞에 놀라운 일이 벌어졌어요!!
그야말로 반전, 근사한 일, 세상에서 제일 부러운 일 등등 무슨 일이 일어난 걸까요? 슈라에게?
제가 그걸 다 말해주면 이 그림책을 읽는 사람들은 재미가 없겠죠?
읽어보시면요, 정말이지, 세상에서 제일 부러운 슈라의 팔자로구나, 하게 된다니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