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스다 미리의 에세이가 또 나온다. 제목도 참하다. 『나는 사랑을 하고 있어』 (제목 때문에 내 친구들은 마스다 미리, 드디어 연애하는 거야?? 했다) 『여자라는 생물』 (이건 여자 탐구한 책인가?ㅎ) 그것보다 더 놀라운 것은 출간 기념으로 한국에 오는데 '사인회'를 한단다. 대~박! 이라고 외쳤다. 마스다 미리의 만화가 나온 이후로 3~40대 여성들은 모두 마스다 미리에게 빠졌다. 나도 그 중 한명. 마스다 미리의 만화를 처음 봤을 때, 어찌나 공감을 해댔는지, 주변 친구들에게 모두 소개하고 사주면서 팬이 되었다. 만화가인 마스다 미리가 에세이를 냈을 때는 약간의 의심을 품고, 읽었는데, 만화에서와 같은 공감을 얻을 수 있었다. 그래서 이젠 책이 나왔다, 하면 무조건 믿고 사는 그녀의 작품! 이번 사인회 때, 제일 좋아하는 책 두 권 들고 가서 사인을 받아야겠다. 근데 어떤 책이든 다 해주겠지? 사인 ㅋ (와, 근데 마스다 미리의 책을 모아 보니 정말, 많다!! 이렇게 인기가 많은 만화가(작가)였다니..대단대단!)
엘릭시르에서 <십이국기>를 출간한단다. 근데 <십이국기>가 뭐지? 뭐기에 서평단을 무려 50명이나 뽑는 건지. 트윗에 올라간 <십이국기> 관련 글이 엄청나게 리트윗되었다는 소식을 들었다. 해서 나도 가제본을 읽기로 했다. 한데 가제본이 가제본이 아니라 완벽한 책이었다. 대박!(요즘 책 때문에 대박이라는 소릴 많이 하게 되는데;;) 이번에 나온 책은 제목이 『달의 그림자 그림자의 바다』라는 시적인 제목이다. 앞으로 <십이국기>의 시리즈가 다 나올 예정인 듯하다. 엄청난 스케일에 전설적인 작품이란다. 그리고 알고 보니 이 작품을 쓴 오노 후유미의 남편이 아야츠지 유키토인데 그는 『십각관의 살인』을 쓴 작가란다. 와우, 읽어보진 못했지만, 추리 소설 좋아하는 친구가 엄청 재미있었다고 했는데. 부부가 함께 대단하다는 생각. 가제본으로 받은 『달의 그림자 그림자의 바다』는 어젯밤부터 읽기 시작했다. 미리 읽어본 친구들이 재밌다더니 추리나 판타지 소설을 잘 안 읽는 나로서도 처음부터 확, 빨려들어가는 느낌을 받았다나 어쨌다나. 아무튼 기대를 하며 읽고 있는 중이다.
신형철 평론가가 추천했던 『좋은 사람은 찾기 힘들다』를 읽고 있다. 며칠 후에 김연수 작가의 인터뷰 동영상을 봤는데 그 동영상에서 김연수 작가도 이 책을 추천했더라. 그래서 믿고 읽는 중(^^). 함께 읽고 있는 책은 『악몽』이다. 『좋은 사람은 찾기 힘들다』의 표제작을 읽으면서 『악몽』이 떠올랐는데, 그건 아마도 '죽음'에 대해 아무 생각이 없는 '인간들' 때문이었던 것 같다. 두 권 모두 단편이어서 이 책에서 한 편 저 책에서 한 편 오락가락하면서 읽는 중. 인간의 본성을 드러내고, 인간의 심연에 자리잡은 근원적 공포를 보여주면서 삶의 잔혹함에 대해 이야기하는 것이 다른 듯 닮았다. 걱정은 두 작품이 다른 작품임에도 나중에 내 기억 속에 뒤죽박죽 되는 것이 아닌가, 하는 것. 더구나 두 작가 모두 여성이며 미국 작가라는 사실. 플래너리 오코너가 조이스 캐럴 오츠보다 10년이나 넘게 연상이긴 하지만 헷갈릴 것 같은 예감이랄까;; 벌써 헷갈리긴 한다. 강에 빠져죽은 애가 나오는 이야기와 불에 타죽은 쌍둥이 이야기나. 오코너보다 오츠의 이야기가 좀 더 쎄긴 하지만.
그리고 노벨문학상을 받은 파트릭 모디아노의 작품과 노벨평화상을 받은 말랄라 유사프자이의 책을 함께 읽고 있다. 파트릭 모디아노의 대표작이라 할 수 있는 『어두운 상점들의 거리』는 읽은 책이지만, 이번에 읽으면서 다른 느낌을 받았다. 무척 흥미진진했다. 내가 누구인지 모르고, 잃어버린 나를 내가 찾아가는 과정이. 파트릭 모디아노의 작품은 모두 비슷하게 자신의 존재, 혹은 과거의 누군가를 찾아가는 주제가 많단다. 나는 그 중에서 이 작품과 『도라 브루더』를 읽었다. 예전의 나는, 결말이 두루뭉실하게 넘어가는 것을 좋아하지 않았다. 딱 부러지게 결론이 나는 것들을 좋아했더랬다. 그래서 (대표적으로) 홍상수 감독의 영화를 보고 나면 짜증이 났었다. 또 열린 결말의 책에 대해선 어쩌라고, 하는 생각들을 많이 했다. 그런 생각들이 언젠가부터 사라졌는데 무엇이 계기가 되었는지는 모르겠다. 어느 날, 그런 이야기들이 딱 부러지는 이야기들보다 조금 더 재미있기 시작했기 때문이다. 아마도 그 이후부터 홍상수 감독의 영화를 이해했고 (요즘은 그런 이야기가 너무 재미있어서 추석 때마다 나오면 꼭 찾아본다) 열린 결말이 나오는 책들에대해선 책을 덮고 한참 내 나름으로 곰곰 생각하고 상상해보기 시작한 것 같다. 그런 까닭에 파트릭 모디아노의 『어두운 상점들의 거리』를 다시 읽게 되자 예전에 모호했던 (『도라 브루더』를 읽으면서도 느꼈던, 도대체 왜 찾아다니는 거지?) 기억 속의 누군가 (혹은 나?!)를 찾아가는 과정이 이해되었던 것.
노벨평화상을 받은 말랄라 유사프자이, 그 소녀의 살아온 이야기라고나 할까? 다들 그 소녀가 노벨평화상을 받은 것은 알지만, 그 소녀의 이야기가 책으로 나왔다는 것엔 별로 관심이 없는 듯하다. 『나는 말랄라』, 이 책에는 어린 시절부터 세상 바꾸기를 꿈꾸었고 마침내 바꾸어 낸 말랄라, 라는 한 소녀의 이야기가 들어 있다. 책을 읽으면서 내가 느낀 것은 부모의 역할이 참 중요하다는 것이다. 그녀가 어린 시절부터 세상을 바꾸겠다는 생각을 가지게 했던 부모. 진실이, 믿음이 통할 수 있다는 생각을 가지게 할 수 있는 가정이 있다는 것이 핵심이 아닐까. 싶은.
읽어도 읽어도 읽고 싶은 책은 쏟아지고,
사고 또 사고 또 사는 데도 사고 싶은 책도 쏟아지고,
뭐, 즐겁고 행복하다는 뜻이다! 또 내 주머니를 털었다는 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