뮌하우젠 증후군(Munchausen syndrome)

[꾀병 - 자해로 현실도피 ... 일부 자녀학대도]

순전히 입원하거나 진찰받을 목적으로 병이 없는데도
아프다고여기거나 또는 거짓말을 하며 자해를 일삼는 정신질환.
어릴 적 홀로서기를 배우지 못하고 과보호 상태로 자란 사람이
위기상황에 이 병에 걸리기 쉽다.
정신의 방어 메커니즘이 어릴 적 의사에게
보살핌을 받던 상태로 퇴행하는 것이다.
일부 환자는 자녀, 애완동물을 학대한다.
미국의 정신과 의사 리처드 아셔가 18세기 발간된 모험소설
'뮌하우젠 남작의 모험'이라는 책에서 병명을 따왔다.
국내에서는 외환위기 때 환자들이 급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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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 목욕탕을 다녀왔다.
얼굴 똑바로 하고 남의 몸을 감상(!)한건 아니지만
어쩔 수 없이 눈앞을 지나치는 다른 사람의 몸을 보면서
어느 정도 세월을 살아낸 사람들의 몸은
고스란히 그 사람의 역사가 담겨 있지 않나 하는 생각을 했다.

나보다 열살쯤 어려보이는 여자가
자기보다 열살밖에는 안 어려보이는 딸과 함께
수다를 떨며 목욕을 하는 모습을 보고는
참.. 건강하다는 건 좋은 거구나.. 생각도 하고..

뮌하우젠 증후군에 관한 기사는 언제 오려놓았던 것인지
오래된 책을 정리하는데 '휘리릭' 하고 떨어진다.
그 기사로 부터 출발된 생각은 '정신'이 아니라 '몸'에 도달한다.

난 그간 얼마나 몸을 신경쓰지 않고 살아왔던지..
건강한 육체에 건전한 정신이 깃든다는 말에
고개를 끄덕여 왔으면서도 과연 내가 한번이라도
진짜로 그 말을 느끼고 받아들였던가 싶어진다..

정신은 아무리 수습하려 하고, 아무리 공을 들여도
어떤 부분은 꿈쩍않는 고집이 있지 않은가..
하지만 몸은 배려하고 공들인만큼 표가 난다는 생각이
갑자기 그간 몸을 돌보지 않은 나를 '반성모드'가 되게 한다..

이제 그간 신경을 덜썼던 내 몸..
좀 돌보고 신경쓰고 살아야겠다..
아.. 어찌나 기특한 생각인지..

좋다는 비타민도 먹고, 야매약사 지유가 권한 토비콤도 먹어주고^^
언젠가 한의사가 말한대로
해뜨면 일어나고, 해지면 쉬는 것에서 부터..
마음과 몸의 무게를 덜어내고, 가벼워지는 것까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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치니 2004-08-31 21:3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Good ~
 

올드보이를 보러 극장에 가서
<말죽거리 잔혹사>의 예고편을 보았다.
권상우..으 어설프게 느끼해.. 이정진..이쪽이 싫은 건 더 심해..
한가인.. 와.. 이쁘다.. 근데 인형같아..
거기다 “우리들의 학원액숀로망.. 말죽거리 잔혹사”라는
한가인의 목소리를 듣는 순간..
으.. 자극적인 제목을 골라내느라 꽤나 애썼군.. 하는 생각이 들면서
주는 거 없이 미워진다는 말처럼, 극장에서 볼일은 없겠다 싶었다.
하지만.. 영화보기에서의 운명은 늘 그렇듯이,
무슨 일이 있어도 꼭 극장에서 봐야지 했던 영화를
놓치는 경우가 있는 것처럼,
이래저래 시간과 여건이 맞아떨어지면
볼 일 없겠다는 영화도 보게 되는 법..

그래서 나는 <말죽거리 잔혹사>를 보러 갔다.
결과는 기대 이상..
감독이 누군지도 모르고 성의 없게
영화를 본 것조차 미안해질 정도로..

군데군데 견딜 수 없게, 쪽팔리게 눈물이 핑 돌았고
“대한민국 학교 다 좆까!”라는 외침은 정말이지
학교란 곳을 다니는 내내 돌덩이처럼
가슴 한 구석에 자리하고 있었던 외침 아니었을까..

그래 맞아.. 맞고 말고..
대한민국 학교는, 대한민국에서 청춘으로 산다는 것은..
이상한 속수무책 또라이가 되느냐,
어설픈 흉내쟁이가 되느냐의 양갈림길..
제3의 길은 아예 존재 자체가 없는 셈 쳐지는.. 이상한 나라..

고등학교를 졸업한지 어언 20년이 다 되어 가는데도
그 참을 수 없었던 억압과 일방적이었던 그 때 그 시절이
아직도 생생한 아픔으로, 악몽으로 남아있다니..
아직 덜 자란 탓이겠지..
아직도 사는데 연습이 부족한 탓이겠지..

영화는 감독의 자전적인 이야기라고 한다.
역시 글이든, 영화든, 자기가 가장 잘 아는,
자기가 가장 하고픈 이야기만큼
보는 사람으로 하여금
편안하게 젖어들게 하는 법은 없다는 생각이 들었다.

한군데도 어색하게 오버하지 않고,
그 시대의 자잘한 소품들을
의식적으로 꿰어다 짜맞춰 놓은 것도 아닌,
하고픈 이야기가 목구멍까지 차올라..
솔직하고 진지하게 이야기를 풀어내는 사람 앞에서는
속수무책 무장해제 될 수밖에 없다는 생각이..

권상우도 적역을 만나..
어설프고 요령없는 청춘의 모습을 잘 그려내었고,
이정진, 한가인도 나름 제 몫을 해 내었다 싶다..
떠올리기만 해도 어깨가 움츠려드는
그 선도부장도 무게감이 있었고..
제목은 정말이지.. 잔혹사 이지 않을 수 없었겠다..

청춘의 한 시절.. 단 한번도
잔혹한 시절을 거슬러 오르려 애쓴 적 없는 사람은..
여기서 놀고 있지 말고.. 나가라!
나도 그 시절 힘들게 겪었어..라고 말하며
섣불리 공감하는 척 하는 사람은 더 화난다...


유하의 시 중 한 편을 옮겨 놓으며 글을 끝맺음 하려한다.

      
             학교에서 배운 것


    인생의 일할을

    나는 학교에서 배웠지

    아마 그랬을 거야

    매 맞고 침묵하는 법과

    시기와 질투를 키우는 법

    그리고 타인과 나를 끊임없이 비교하는 법과

    경멸하는 자를

    짐짓 존경하는 법

    그 중에서도 내가 살아가는 데

    가장 도움을 준 것은

    그 많은 법들 앞에 내 상상력을

    최대한 굴복시키는 법


             <유하>

2004년 1월 27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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때는 금요일 오후..
일주일 동안의 피로를 풀겸..
저녁에 잠도 좀 푹 재울 겸..
목욕탕 행을 결심했다.

어깨가 부실하여 그 동안은 지연과 함께
목욕을 가는 것에 겁을 내었으나
이제 엄마가 팔이 아프므로
머리를 감을때면 자기가 고개를 뒤로 젖혀줄테니
걱정말라는 지연이 아니던가^^

둘이 이것저것
물오리 세마리에, 지연이 보기에 좀 씻겨야겠다 싶은 키티까지..
한 봇따리 짐을 챙겨 목욕탕을 향했는데..

앗.. 수리중이라니..
내가 새벽에 목욕을 갈라치면 하필 그날은 늘 수요일이더만..
오늘은 수리중이라고라...

후.. 지연아 목욕탕이 문을 닫았어..했더니
한껏 물놀이를 할 생각에 부풀어있던 지연이
투정을 부리기 시작한다.
문을 두드려 보라는 둥, 아줌마가 화장실에 갔을 거라는 둥,
기다리면 올 거라는 둥..
그럼 얼마나 좋겠냐만은..

투정의 강도가 조금 쎄질 듯 하여..
나는.. 예의 그 한수더뜸을 써먹었다.
"엄마두 속상하단 말야~~징징"
"엄마두 오늘 꼭 따뜻한 물에 목욕하고 싶었단 말야~~ 징징"
그랬더니 지연..
"근데 엄마~ 엄마두 속상해?"
"그래.. 엄마두 속상해.. 목욕하고 싶단 말야.. 엄마두.."
그 때 나의 지연..
"근데 엄마~ 속상해두 우리 쫌 참구 집에가서 하자~"
"집에가서?"
"그래에에에~~ 집에서 창문 닫구 하믄 바람두 안들어오구"
"괜찮을까?" (어리광^^::)
"괜찮아 엄마~ 머리를 빨리 말리믄 감기도 안들어~~"

^________^
사람을(-_-;;), 철부지 엄마를 달래는 법을 터득한 지연..
집에서 지연의 말대로 창문을 닫아놓고 한바탕 목욕을 마친후..
엄마를 달래느라 피곤했던지..
지금은 천사처럼 자고 있다...

2003년 9월 26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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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틀 전.. 월요일.. 늦잠을 잔 우리 모녀..
(우리도 월요병을 앓는다)
어린이집 차는 물건너 간지 오래..
점심만은 거기서 먹게 해야겠다는 의지를 불태우며
(집에 밥이 없으므로-_-)
씩씩하고 다정하게 어린이집을 향해 걷고 있었다.

"근데 엄마~. 나 쳐다봐봐봐"
(무슨 말이든지 근데를 붙이고 난후, 자기에게 집중 시키는 지연)
"응? 왜?" (나름대로 다정히 쳐다보는 나)
"근데 엄마~. 엄마는 안추워? 지연이는 왜 추워?"
"응, 이제 가을이라서 그래."
"근데 엄마~ 가을은 뭔대?"

그때부터 우리의 가을이야기가 시작되었다.
때마침 푸르디 푸른 하늘, 뭉게뭉게 구름..
싸하게 코끝을 스치는 바람..
봄에는 나뭇잎이 돋아나고, 따스한 햇빛이 좋고,
여름엔 수영을 하고, 목욕을 하고 머리를 덜 말려도 되고,
겨울엔 스노우맨을 만날 수 있다는 정도로 계절 감각을 익힌 지연..
가을 이야기에 신나라.. 한다.
하늘얘기, 구름얘기, 열매얘기, 바람얘기까지 마치고
봄,여름,가을,겨울 순서까지 종알종알 따라하면서
우리의 오전 산책의 도달점인 어린이집에 도착했었다.
(^^ 11시 45분.. 밥은 얻어 먹겠군..)

그리고, 이틀 뒤인 오늘..
어린이집에서 실컷 놀다온 지연..
앞 머리가 이마에 달라붙어 있었다.

"지연아, 엄마는 추웠는데 넌 더웠어? 왜 땀을 이렇게 흘렸어?"
나의 그 질문에.. 엄마는 그것도 모르냐는 듯..
"근데 엄마~ 엄마는 추웠어? 가을이라서?"
"응, 엄마는 집에 있으니까 추워서 두꺼운 옷 입고 있었잖어."
"응, 엄마 왜냐하믄. 이제 가을이 되얐잖아."
"응, 그렇지. 가을이 왔지."
"그러니까 선풍기가 가을에는 고장이 나잖아. 못돌아 가잖아."
(-_-;)
"왜냐하믄, 가을에는 바람이 불잖아."
"응, 그래. 그렇지"
"근데 엄마~ 나는 정다은하구 신나게 뛰어 놀아서 땀이 난 거야~
가을에도 있잖아, 엄마~ 바람이 불어도 뛰면 땀이 나거등.."

그렇구나-_-;;
가을에도 신나게 친구랑 뛰어놀면 땀이 나는구나..
아.. 우문현답..

지연아.. 좀 더 크면..
몸보다 마음을 조심해야하는 게 바로 가을이라는 얘기도 해줄게..
그 때까지 사이좋게 자알 지내보자구요~~~

2003년 9월 25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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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와 달의 주장

어느 날 해와 달이 만났다.
해가 달을 바라보며 "나뭇잎은 초록색이야"하고 말했다.
그러자 달이 나뭇잎은 은빛이라고 우겼다.

이번엔 달이 먼저 말했다.
"사람들은 늘 잠만 잔다."
그러자 해가 달에게 잘못 알고 있다며 대답했다.
"아니야, 사람들은 언제나 바쁘게 움직인다구."

해의 말에 달이 의문을 가졌다.
"그러면 왜 땅은 늘 그렇게 조용한 거지?"
그랬더니 해가 고개를 갸우뚱거렸다.
"누가 그러니? 땅은 언제나 시끄럽기만 한데."

어느새 해와 달 사이에 말다툼이 벌어졌다.
그때 바람이 나타났다.
바람은 둘이 다투는 소리를 듣고 허허 웃으며 말했다.
"너의들은 쓸데없는 다툼을 하고 있구나."

"낮에는 해의 말대로 나뭇잎은 초록색이란다.
사람들도 바쁘게 움직이고, 땅도 시끄럽지.

그러나 달이 뜬 밤에는 모든 것이 변해 땅은 고요해지고,
사람들도 잠을 잔단다. 나뭇잎은 달빛을 받아 은빛이 되지.
늘 우린 이렇게 자기가 보는 것만을 진실이라고 우길 때가 많단다"


당신도 혹시 진실이란 이름을 왜곡하지 않으신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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