때는 금요일 오후..
일주일 동안의 피로를 풀겸..
저녁에 잠도 좀 푹 재울 겸..
목욕탕 행을 결심했다.
어깨가 부실하여 그 동안은 지연과 함께
목욕을 가는 것에 겁을 내었으나
이제 엄마가 팔이 아프므로
머리를 감을때면 자기가 고개를 뒤로 젖혀줄테니
걱정말라는 지연이 아니던가^^
둘이 이것저것
물오리 세마리에, 지연이 보기에 좀 씻겨야겠다 싶은 키티까지..
한 봇따리 짐을 챙겨 목욕탕을 향했는데..
앗.. 수리중이라니..
내가 새벽에 목욕을 갈라치면 하필 그날은 늘 수요일이더만..
오늘은 수리중이라고라...
후.. 지연아 목욕탕이 문을 닫았어..했더니
한껏 물놀이를 할 생각에 부풀어있던 지연이
투정을 부리기 시작한다.
문을 두드려 보라는 둥, 아줌마가 화장실에 갔을 거라는 둥,
기다리면 올 거라는 둥..
그럼 얼마나 좋겠냐만은..
투정의 강도가 조금 쎄질 듯 하여..
나는.. 예의 그 한수더뜸을 써먹었다.
"엄마두 속상하단 말야~~징징"
"엄마두 오늘 꼭 따뜻한 물에 목욕하고 싶었단 말야~~ 징징"
그랬더니 지연..
"근데 엄마~ 엄마두 속상해?"
"그래.. 엄마두 속상해.. 목욕하고 싶단 말야.. 엄마두.."
그 때 나의 지연..
"근데 엄마~ 속상해두 우리 쫌 참구 집에가서 하자~"
"집에가서?"
"그래에에에~~ 집에서 창문 닫구 하믄 바람두 안들어오구"
"괜찮을까?" (어리광^^::)
"괜찮아 엄마~ 머리를 빨리 말리믄 감기도 안들어~~"
^________^
사람을(-_-;;), 철부지 엄마를 달래는 법을 터득한 지연..
집에서 지연의 말대로 창문을 닫아놓고 한바탕 목욕을 마친후..
엄마를 달래느라 피곤했던지..
지금은 천사처럼 자고 있다...
2003년 9월 26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