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야한다고 생각 할수록

잠은 멀리 달아나는 것 같다.

하루 이틀의 문제는 아니다.

다음 날 

좋은 일이건 힘든 일이건 무언가 일이 있을 때

그걸 준비하며 또는 기대하며

편안히 잠을 청한 적이 있었던가..

(있긴 있었겠지..)

그런 날 일수록 나는 정신 나간 사람처럼

평소에 잘 닦지도 않는 마룻바닥의 먼지가 참을 수 없어지고

평소엔 아무렇지도 않던 거꾸로 꽂힌 책이 참을 수 없어진다.

(몸을 움직여 정신을 멈추고 싶은 걸까?)


문득 저녁 내내

내가 온 몸에 힘을 잔뜩 주고 있었다는 것을 깨닫는다.

그것을 깨닫고 몸을 여기저기 움직여 보니

마치 플라스틱 같이 삐걱 거린다..

(조립을 다시 하고 나사를 더 쎄게 조여야 하나?)


어쩌면 폭탄처럼 터지지 않고

매일의 일상을 진행하고 있는 게 신기한 일인지도 모른다.

흔히 말하는 폭발 -

소리를 치거나 물건을 집어 던지는 등 히스테리를 부리는

그런 폭발이 아닌 진짜 불붙어 터지는 폭탄 말이다.

(그러기엔 에너지가 너무 부족한가?)

어쩌면 길을 걷다 허리를 반으로 접고 콱 꼬꾸라질지도 모른다.

(그러기엔 내 허리는 너무 굵을라나?)

이것도 저것도 어렵다면 연기처럼 순식간에 사라져 버리는 건..

(그게 제일 어렵겠다..)


의도하지 않았지만 언젠가부터 이곳엔

푸념과 넋두리만 쌓여간다.

마음에 들지 않지만 어쩔 수 없다.

그래도 이곳이 제일 안전하지 않은가 말이다.

싸이월드의 비공개 일기장은 너무 외롭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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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7-04-05 02:36   URL
비밀 댓글입니다.

비로그인 2007-04-05 10:3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도 싸2월드의 비공개 일기장이 있어요. 물론 그곳에도 적지요.
좀더 우울하고 시니컬한 이야기를 적는데, 외롭다는 생각도 듭니다.
누가 꼭 봐줘야 하는 글은 아닌줄 알면서도...^^
안전한 곳은 어디에도 없다고 생각하지만, 자체검열을 할 수 있을 정도만 되면
이곳에서도 무리없이 살 수 있지 않을까, 그런 기대감을 가지고 써요.
레이니님 좋은 하루 되셔요 :)

이리스 2007-04-05 12:4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그러게요. 저도 이곳 말고도 블로그가 2개 있고 싸이도 가끔 업뎃 하지요.
양다리도 아니고 문어발정도 되려나? 맘 편하게 글 올릴데가 없긴 없죠. 인터넷에서 몇번의 검색으로 순식간에 다 찾을 수 있으니까요. 비공개는 외롭고, 공개는 싫고. 묘한 심리인것 같아요. 혼자서 끄적이고 싶고 방해받기 싫으면서도 딱 원하는 사람들에게만은 공개하고 싶으니까 말이죠. 아흠..

치니 2007-04-05 13:3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다 그런건 아니겠지만, 내 경우엔 자기 전 요가가 숙면에 많은 도움이 되는 거 같아.
잠깐이나마 배웠던 걸 기억해서 스트레칭해보는건 어떨까.
말그대로 몸이 너무 뻣뻣해서 똑 하고 부러지는 상황은 생각만 해도 걱정이잖우.

rainy 2007-04-06 08:4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속삭이신 님..
이렇게 읽고 말 건네 주시니 그게 도움이지요^^

체셔고양2 님..
그곳엔 두서없는 감정들을 나열하게 되는데
가끔은 몇몇 안심되는 누군가에겐 '신호'를 보내고 싶어지지요.
자체검열은 늘 마음 크기의 문제 같아요.
내 마음이 좀 녹록할 땐 괜찮다가도 마음이 쪼그라들면 검열의 수위가 높아지고..
하지만 세상 어디에 이 정도라도 안심되는 공간이 있을까 싶어요..
체셔고양2 님도 좋은 하루~ 오늘 날씨가 좋으네요^^

낡은 구두 님..
오랜만이어요. 도쿄 사진 가서 볼게요^^
그 검색 , 그거 겁나더이다. 크게 비밀일 것도 없는 일상사일지라도 ^^
오늘처럼 날씨가 맑고 잠을 충분히 잔 날은
모든 게 다 괜찮아질거야..라고 생각합니다 ^^
구두 님도 맑은 하루 되시길..

치니 ..
요가 달랑 세번 갔다오. 기억나는 건 안 움직여 지는 몸에 따르던 고통 뿐 ㅋㅋ
요즘은 잠자리에 누우면 그래도 한시간 내에는 잠들 수 있는데
눕지 않으려는 이상한 습관? 고집? 그게 문제인 것 같아..
아마.. 똑같은 내일이 또 오는 게 싫은 가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