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토마타 그리고 뇌샤텔
설명이 모호하긴 했지만 라 메트리의 저서에서 핵심이었던 기계에 대한 비유는 복잡하고 정교한 기계 및 오토마타를 향한 관심이 커지던 당시 분위기와 잘 맞아떨어졌다. 특히 소형화 기술이 발달하면서 생동감이 더해진 태엽식 기계들은 데카르트가 언급했던 수압식 동상 따위는 한참 전에 뛰어넘는 수준으로 발전했다. 1738년에는 프랑스의 발명가 자크 드 보캉송Jacques de Vaucanson이 기계식 플루트 연주자를 만들고 뒤이어 스스로 드럼 반주를 넣는 피리 연주자, 움직이고, 먹고, 배변할 수 있는 소화하는 오리라는 기계까지 만들어 파리 주민들을 놀라게 했다.71 런던에서는 시계 장인이었던 제임스 콕스James Cox가 화랑 전체를 할애하여 자신이 제작한 오토마타들을 전시했는데, 그중에는 현재 영국 더럼 소재 보우스박물관에서 볼 수 있는 아름다운 은빛 기계식 백조도 있었다. 창의적인 발명품들이 쏟아져 나오던 이 시기의 끝판왕은 뭐니 뭐니 해도 1770년대 스위스의 시계 장인 피에르 자케 드로Pierre Jaquet-Droz가 6천 개가량의 부품으로 조립한 ‘글 쓰는 사람’이라는 오토마타였다. 현재 뇌샤텔에 전시되어 있는 이 놀라운 기계는 깃펜으로 편지를 쓸 수 있으며, 글을 쓰는 손의 움직임을 따라 유리로 만들어진 눈을 이리저리 굴리며 집중하는 듯한 모습마저 연출한다. - <뇌 과학의 모든 역사>, 매튜 코브 / 이한나 - 밀리의 서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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