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유경은 도요토미를 일본 왕에 책봉하고 조공을 허락한다는 거짓 협상안을 보내 명의 조정에서 허락을 받았다. 명은 이에 바탕해 일본에 사신을 파견해 도요토미를 일본 왕에 봉한다는 책서를 전했다. 도요토미는 격분했다. 당연히 화의는 결렬됐고, 일본은 1597년 다시 조선을 침략하는 정유재란을 일으켰다. 다음해인 1598년 도요토미 사망에 따른 일본의 철수로 임진왜란은 종식됐다. - < 지정학의 포로들, 정의길 지음 > 중에서
무신정권의 항쟁 이유몽골이 요구하던 사대관계는 당시 동아시아에서 공인된 국제관계였다. 고려는 이미 요나 금과 이런 관계를 맺고 있었다. 사실상 무신정권은 개경으로 환도하면 몽골의 원 조정 대 고려 조정의 관계로 양국 관계가 정상화되어 자신들이 정권을 상실할 것을 우려했다고밖에 볼 수 없다. 무신정권이 주도한 항전이란 강화도에 그저 틀어박혀 있는 것에 지나지 않았고, 그 피해는 고스란히 백성들에게 돌아갔다. 무신정권의 대몽항쟁은 자신들의 정권 유지가 첫 목적이었다. - < 지정학의 포로들, 정의길 지음 > 중에서
초원유목세력의 최종 소멸청의 중가르 정벌은 고대 이래 전통적인 유라시아 대륙세력인 초원 유목세력의 종말이었다. 유라시아 대륙을 휩쓸던 초원 유목세력의 기마병력은 총포를 동원한 청의 우세한 화력 앞에서 종언을 고했다. 여기에는 더 큰 요인이 있다. 청이 중가르를 정벌할 때 서쪽에서는 새로운 대륙세력이 동진하고 있었던 것이다. 중가르로 대표되는 유라시아의 초원 유목세력은 청의 공세에 밀리기도 했거니와, 과거와는 달리 유라시아 내륙 깊은 곳으로 물러나 재기를 도모할 수가 없었다. 이미 그 자리에는 러시아라는 전혀 새로운 대륙세력이 밀고 들어왔기 때문이다. - <지정학의 포로들> 중에서https://www.millie.co.kr/v3/bookDetail/15811564
독일 통일을 둘러싼 미 영 프의 다른 입장부시는 몰타 회담 뒤 귀국길에 브뤼셀에 들러 나토 정상회의를 가졌다. 부시는 독일 통일에 대한 미국의 지지를 천명하고, 나토의 틀 내에서 통일 독일이라는 원칙을 분명히 했다. 미국은 유럽 동맹국들이 우려하는 통일 독일을 나토 내에서 제어하겠다며 달랜 것이다. - <지정학의 포로들> 중에서https://www.millie.co.kr/v3/bookDetail/15811564독일 통일 10개항이 발표된 지 열흘 뒤 열린 서유럽 정상회의에서 대처는 콜에게 거친 언사를 퍼부었다. 대처는 정상들과의 만찬에서 “우리는 독일을 두 번이나 패전시켰는데, 이제 그들이 돌아왔다”고 말했다. 대처는 독일 통일이 거스를 수 없는 대세이니 영국은 적대적인 입장을 취해서는 안 된다는 외교보좌진 및 외무부 쪽의 의견도 억눌렀다. 대처는 외교 당국자들에게 독일 통일은 “현재 의제에 있지 않다”고 훈령했다. - <지정학의 포로들> 중에서https://www.millie.co.kr/v3/bookDetail/15811564미테랑은 독일 통일이 멈출 수 없는 대세라고 인식했다. 그는 임박한 독일 통일의 조건을 강구하는 데 집중했다. 통일 독일을 유럽통합 틀 속에 가둬서 제어하자는 것이었다. 독일 통일 뒤 유럽연합이 단일통화 유로를 채택하며 유럽통합을 가속화한 데는 이런 배경이 있었다. - <지정학의 포로들> 중에서https://www.millie.co.kr/v3/bookDetail/15811564
러시아 지정학의 딜레마소련은 2차대전 과정에서 점령한 동유럽을 손에서 놓을 수 없었을 뿐이었다. 동유럽을 자신의 손에서 놓는다면, 서유럽 열강세력이 그 통로를 따라 러시아를 침략할 것으로 우려했다. 소련에게 동유럽은 자신들의 장악 여부에 따라 완충지대나 침략통로로 성격이 극명히 갈렸다. 소련에게 동유럽 국가들의 친소 위성국가화는 필연이었다. 하지만 이는 미국 등 서방에게 소련의 팽창에 대한 우려와 불안을 부추겼다. 서방의 대소련 봉쇄정책을 불렀다. 무엇보다도, 동유럽 국가 내에서 반소반공세력을 키웠다. 동유럽의 위성국가 자체가 소련 체제에 부담이 됐다. 이는 러시아 지정학의 영원한 딜레마였다. 러시아는 안보와 생존을 위해 영토 팽창을 해야 했으나, 이 팽창은 러시아에 저항하는 세력을 영내에서 키워 제국의 유지에 막대한 부담이 됐다. - < 지정학의 포로들, 정의길 지음 > 중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