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과 동유럽의 가성비 좋은 노동력은 선진국 제조업 분야의 중임금노동시장을 초토화시킨다. 한국도 겪었던 일이고, 미국과 유럽의 주요 국가 모두가 겪게 된다. 유의할 점은 한국과 선진국은 중임금노동자의 몰락 시점이 다르다.
한국의 경우, 1987년 노동자 대투쟁으로 인한 임금 폭등과 1992년 한·중 수교의 2단계 충격이 중임금노동자의 몰락으로 연결됐다. 저기술·노동집약적 ·수출· 제조업에서 특히 몰락한다. 신발산업, 섬유산업, 의류산업, 가죽산업의 몰락이 대표적이다.
반면, 미국을 비롯한 선진국들은 중국이 WTO에 가입하는 2001년 12월 이후 중임금노동자의 몰락이 본격화된다. 예컨대, 1990년대 후반에 미국 제조업 일자리는 약 1,800만 개였다. 2010년경에 미국 제조업 일자리는 1,100만 개로 줄어든다. 약10년 만에 무려 700만 개의 제조업 일자리가 사라진다.
당시 중국의 WTO 가입을 적극적으로 지원한 사람은 미국 민주당의 빌 클린턴(Bill Clinton) 대통령이었다. 이후 트럼프가 미국의 고용 상황에 대해 미국 민주당을 비난하는 이유다. 또한 미국의 러스트 벨트 전통 제조업 백인 노동자들이 트럼프에게 몰표를 몰아줬던 배경이다. - P32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