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성장이란 소득과 생산의 증가를 말한다. 성장이 왜 일어났느냐는 원인에 대한 분석하는데 있어서 가장 기초적인 접근법은 생산을 가능케 하는 투입요소들을 확인하고 생산증가에 각 투입요소들의 증가가 얼마나 기여했는지를 살펴보는 것이다. 성장회계(growth accounting)는 생산에 필요한 투입요소들이 각각 얼마씩 생산증가에 기여했는지를 확인하는 방법을 말한다.

경제학은 생산에 영향을 주는 생산요소를 노동과 자본 그리고 노동도 자본도 아닌 무언가로 구분한다. 생산의 증가는 노동의 증가, 자본의 증가 그리고 기타 요소의 증가로 분해된다. 이것은 아래의 식과 같이 쓸 수 있다.

생산의 증가율 = 노동의 증가율 + 자본의 증가율 + 기타 요소의 증가율

이 식은 제대로 된 식일까? 그렇지 않다.
첫째, 위 식에 따르면 자본과 기타 요소의 증가율이 0일 때 노동이 100% 증가하면 생산도 100% 증가하는 것으로 나온다. 과연 그런가? 일반적인 예측으로는 자본과 기타 요소가 불변일 때 노동의 100% 증가는 생산의 100% 미만의 증가로 귀결된다. 낚시대는 10개인데 낚시하는 사람을 10명에서 20명으로 늘린다고 해서 고기잡는 양이 2배로 늘지는 않을 것이다.
둘째, 위 식에 따르면 기타 요소가 불변일 때 자본이 100%, 노동이 100% 늘면 생산은 200% 늘어난다. 과연 그런가? 일반적인 예측으로는 자본과 노동이 100% 늘면 생산량도 100% 는다.

첫 번째 의문과 두 번째 의문을 동시에 해결하는 식은 다음과 같다.

(식 1) 생산의 증가율 = a×노동의 증가율 + b×자본의 증가율 + c×기타 요소의 증가율
단, a+b=1, 0<a<1, 0<b<1

위 식은 다음과 같이 쓸 수 있다.

(식 2) 생산의 증가율 = (1-b)×노동의 증가율 + b×자본의 증가율 + c×기타 요소의 증가율

예를 들어 a=0.7, b=0.3이고 c=1로 가정해보자. 자본과 기타 요소의 증가율이 0일 때 노동이 100% 증가하면 생산은 70% 증가한다. 그리고 노동과 자본이 100% 증가하면 생산은 100% 증가한다.

성장회계를 실제로 실행하기 앞서 우리는 먼저 생산의 증가율, 노동의 증가율, 자본의 증가율을 계산해 두고 있어야 한다. 국민경제의 경우 생산의 증가율은 GDP증가율로, 노동의 증가율은 경제활동인구조사 등의 결과로부터 그리고 자본의 증가율은 국부통계와 국민계정의 투자항목 등으로부터 계산한다. 기업단위에서는 부가가치 증가율, 고용노동자수 증가율 그리고 유형고정자산 증가율을 계산해 두어야 한다.

다음으로 a와 b 값을 사전에 미리 정한다. 이것은 과거의 경험을 이용하여 추론하거나 다른 나라에서 사용하는 값을 쓰거나 경제이론에 입각하여 구한다. 주로 많이 쓰는 값은 경제이론에 의거하여 국민소득 중에서 노동소득의 비율을 a로, 자본소득의 비율을 b로 삼으며 그 값은 a=0.7, b=0.3과 유사하다.

이상의 값들을 알고 있을 경우 다음의 두가지 사실을 알 수 있다.
첫째, 기타 요소변화의 기여도를 계산할 수 있다. 앞에서 제시한 식을 재구성하면 다음과 같다.

(식 3) 기타 요소의 기여도 = c×기타 요소의 증가율 = 생산의 증가율 - a×노동의 증가율 - b×자본의 증가율

이때 기타 요소를 총요소생산성(TFP : Total Factor Productivity)이라는 다소 이해하기 어려운 이름을 붙이고 있다. TFP 안에는 기술, 숙련, 제도, 문화, 종교 등 온갖 것들이 다 포함되어 있다.

둘째 노동증가와 자본증가 그리고 TFP의 영향을 %로(기여율로) 알 수 있다. 기여율을 계산하기 위해서는 (식 1)의 양변을 생산의 증가율로 나누고 100을 곱한다.

100% = 100×(생산의 증가율/생산의 증가율)
= 100×a×(노동의 증가율/생산의 증가율) + 100×b×(자본의 증가율/생산의 증가율) + 100×c×(기타요소의 증가율/생산의 증가율)
= 노동의 기여율 + 자본의 기여율 + TFP의 기여율

실제 계산에서 TFP의 기여율을 얻기 위해서 기타요소의 증가율을 계산하지 않고 (식 3)과 같이 잔차로서 구한다.

예를 들어 생산의 증가율이 8%이고 노동의 증가율이 2%, 자본의 증가율이 10%이며 a=0.7, b=0.3이라고 하자. 이 경우 TFP의 기여도는 3.6%이다.

3.6% = 8% - 0.7×2% - 0.3×10%

이에 비해 노동은 경제성장에 1.4% 기여했고 자본은 3% 기여했다.
총 8% 경제성장에 대해 노동은 17.5%, 자본은 37.5%, 그리고 TFP는 45% 기여했다.

100% = (0.7×2%)/8%×100 + (0.3×10%)/8%×100 + 3.6%/8%×100

일인당 생산의 증가율은 생산증가율에서 노동증가율을 뺀 것과 같다. 일인당 자본량의 증가율은 자본증가율에서 노동증가율을 뺀 것과 같다.

일인당 생산의 증가율 = 생산의 증가율 - 노동의 증가율
일인당 자본의 증가율 = 자본의 증가율 - 노동의 증가율

이 정의를 이용해 성장회계식을 다시 쓰면 다음과 같다.

일인당 생산의 증가율
= 생산의 증가율 - 노동의 증가율
= -b×노동의 증가율 + b×자본의 증가율 + c×기타 요소의 증가율
= b×일인당 자본의 증가율 + c×기타 요소의 증가율

위의 예를 이용해 설명하면 일인당 생산의 증가율은 6%(=8%-2%)이고 일인당 자본의 증가율은 8%(10%-2%)이며 일인당 자본의 증가가 일인당 생산의 증가에 끼친 기여도는 2.4%(=0.3×8%)이고 TFP의 기여도는 4.6%이다. 이에 따라 일인당 자본의 기여율은 40%이고 TFP의 기여율은 60%이다.

이처럼 성장회계는 성장의 요인을 분해하여 요인별 기여도와 기여율을 계산하는 방법이다. 어렵지 않게 성장을 분해하여 분석할 수 있다는 점에서 널리 이용되지만 몇가지 약점이 있다.
첫 번째 약점은 무엇보다도 a와 b를 얼마의 값으로 할 것인가를 알기 어렵다는 것이다. 경제이론이 제시하는 방향이 있긴 하지만 그 방향 역시 몇가지 가정에 기초해서만 성립하므로 그 가정이 충족되지 않는다면 틀릴 수 있다.
두 번째 약점은 투입요소로 거론한 노동과 자본 이외의 모든 것을 TFP라는 하나의 이름으로 부르는 것이다. 이 안에는 기타 요소와 숙련뿐만 아니라 제도와 문화도 포함될 수 있다. 만약 TFP의 영향이 크다면 그 중에서 무엇의 영향이 중요한 것인지 더 깊이 연구해야 한다.
세 번째 약점은 투입요소의 증가의 원인이나 투입요소 간의 관계, 나아가 성장이 다시 투입요소에 영향을 주는 피드백 과정에 대해서는 아무런 설명을 제시하지 않는다는 것이다. 성장이 있었던 이유가 자본의 증가 때문이었다고 할 때 왜 자본이 증가했는가에 대해서는 아무런 설명을 할 생각도 할 능력도 없는 것이 성장회계이다. 따라서 성장회계는 원인에 대한 체계적인 설명이라기보다는 현상에 대한 피상적인 분석에 그친다는 점을 명확히 인식할 필요가 있다. 성장 원인에 대한 체계적인 설명을 제시하는 것이 경제성장모형 또는 경제성장이론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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