확신의 적응적 가치
- 말싸움에서 이기는 것은 재생산에 유리하다
- 확증편향은 생래적이고 확신을 고수하게 해준다.
- 확신이 없으면 말싸움에서 이기기 어렵다. 스스로 믿어야 남도 설득한다.

확신과 우리가 그것을 표방하는 설득력 역시 사회적 역할을 한다. (자장가 <달이 떴다 Der Mond ist Aufgegangen〉를 지은) 마티아스 클라디우스 Matthias Claudius의 말을 빌리자면 "당신도 잘 알고 있듯 말씨름에서 이기는 사람은 대부분의 사람에게 칭찬을 받고, 마치 그가 또한 옳은 것처럼 여겨지는 것이다". 38
확신을 만들어내고 동료 앞에서 자신의 확신을 표방하고 주장하는 능력은 사회적 지위를 유지하는 데 도움이 됨으로써 높은 적응적 가치를 지닌다. 사회적 지위는 파트너 찾기의 성공에 영향을 미치기 때문이다. 그래서 합리적이든 비합리적이든, 확신은 의사소통 기능을 지닌다. - P163
(수많은 단점에도 불구하고) 확증 편향은 가장 많이 연구되고 경험적으로 확인된 인지 편향으로서 매우 만연해 있다. 이것은 이것이 단점임에도 인간 뇌의 진화에서 어떤 식으로든 이에 대한 선택적 압력이 있었음을 말해준다. 즉 우리 뇌가 기존 세계상을 확인하게끔 하는 선택의 압력이 작용했던 것이다.
메르시에와 스페르베르는 확증 편향이 고립적으로 행동하는 인간에게는 단점이 될것이라고 말한다. 확증 편향이 이런 개인이 현실을 최적으로 평가하는 것을 방해하기 때문이다.
따라서 메르시에와 스페르베르는 확증 편향에 대한 선택의 압력은 확증 편향이 발휘하는 사회적 기능, 무엇보다 확신의 의사소통적 기능에서 찾을 수 있다고 본다 - P165
메르시에와 스페르베르에 따르면 확증 편향은 흔들림 없이 자신의 확신을 고수해 다른 사람도 자신처럼 생각하도록 설득하고, 자신의 행동을 변호하기에 진화적으로 적응적이다.
이런 생각은 실험으로 뒷받침된다. 실험 결과, 사람들은 기본적으로는 어떤 이론의 반대 증거나 논지를 받아들이는 걸 어려워하지 않았지만, 자신이 대변하는 이론에 관한 한 반대 논지를 받아들이는 걸 힘들어했다. 41 우리의 확증 편향은 다른 사람들을 상대로 자신의 의견을 논증하고 대변하도록 해준다. 스스로가 자신의 의견을 정말로 확신해야 다른 사람도 설득할 수 있기 때문이다.
확신의 이런 의사소통적 기능이 진실된 내용을 검증하고 경우에 따라 수정하는 능력보다 사회적 존재로서 진화하는 데 더 중요했던 듯하다.
확증편향은 지능과는 별 관계가 없어 보인다. ‘똑똑하거나고학력인 사람은 확증 편향 경향이 덜하지 않을까‘라는 생각이 드는가? 그들은 사고의 함정을 더 잘 간파할 테니까? 하지만 사실은 정반대다. 똑똑한 사람들은 확증 편향이 더 강한데,42 이는 그들이 자신의 명제를 더 그럴듯한 논지로 뒷받침할 수 있기 때문인 것으로 보인다. 그들은 다른 사람뿐만 아니라 자기 자신도 설득할 수 있다.
- P166
이런 논지로 보자면 (나 자신의) 합리성에 대한 환상, 즉 스스로가 인식적으로 불합리하다는 걸 보지 못하는 현상은 우리로 하여금 스스로의 확신을 더 흔들림 없이 고수함으로써 적응적으로 작용한다고 할 수 있다.
합리성에 대한 환상은 자신과 세상에 대한 일관적인 상을 갖도록 한다. 그도 그럴 것이 계속해서 자신의 비합리성과 사고나 세계상에서의 모순을 의식한다면, 확신이 중요한 의사소통적 기능을 발휘하지 못할 것이기 때문이다. 즉 자신이 확신하는 바를 다른 사람에게 관철시킬 수 없는 것이다. - P167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