뱀에 대한 혐오감은 타고난 것이 아니라 학습의 결과인 문화적 현상에 불과하다고 주장하는 사람들이 있다. 이들은 자기네 주장을 뒷받침하는 근거로서, 비정상적으로 고립된 환경에서 자란 침팬지 새끼는 뱀을 처음 보았을 때 공포 반응을 보이지 않았다는 실험 결과를 내세운다. 그러나 이런 실험은 별로 설득력을 갖지 못한다. 일부 실험에서는 실험 대상이 된 침팬지가 너무 어렸다. - <털없는 원숭이 (50주년 기념판) >, 데즈먼드 모리스 지음, 김석희 옮김 - 밀리의 서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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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런 실험은 선천적 반응의 성격을 근본적으로 오해한 데서 비롯된다. 선천적 반응은 캡슐에 싸여 있는 것처럼 외부 환경과 관계없이 성숙하는 것이 아니다. 선천적 반응은 오히려 선천적 감수성으로 간주되어야 한다. 침팬지 새끼나 인간의 어린이가 뱀을 싫어하고 무서워하려면, 어릴 때 두려움을 주는 수많은 대상과 부닥쳐 그것들에 대해 부정적으로 반응하는 법을 배워야 할지도 모른다. 그런 다음에 뱀과 부닥치면, 다른 자극들보다 뱀에 대해 훨씬 더 격렬한 반응을 보일 것이다. 이것은 선천적 요소가 그런 형태로 나타났다고 볼 수밖에 없다. 뱀에 대한 두려움은 다른 대상에 대한 두려움보다 훨씬 강렬하고, 이런 불균형은 선천적 요인이다. 정상적인 침팬지 새끼가 뱀을 만났을 때 보이는 공포와 우리 인간이 뱀에게 보이는 격렬한 증오심은 다른 식으로는 설명하기 어렵다. - <털없는 원숭이 (50주년 기념판) >, 데즈먼드 모리스 지음, 김석희 옮김 - 밀리의 서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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