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러한 상황은 1987년 노동자대투쟁 당시에도 크게 다르지 않았다1987년 현대중공업 파업 과정에서(현대중공업은 노동자대투쟁을 주도한 대표적 사업장이다) 터져 나온 여러 요구 가운데 맨 앞에 있었던 것이 다름 아닌 ‘두발 자율화‘와 ‘복장 자율화‘였다는 사실은 시사하는 바가 크다. 두발 자율화나 복장 자율화는 체벌 금지와 더불어 학생인권운동의 단골 이슈이다. 노동자들이 이런 이슈를 제기했다는 것은 그들이 그때까지 사회적으로 미성년 상태에 있었음을 암시한다.
원영미에 의하면 당시 "노동자들은 정문에서 건장한 체구의 경비로부터 사실상 ‘검문‘을 당하고 복장 및 두발 상태를 점검받았다. [・・・・・・] 경비들은 노동자의 두발 상태가 ‘불량한‘ 경우 경고를 하거나 ‘바리캉‘이라는 이발기구로 현장에서 즉석 이발을 강행하기도 하였다. 정문에서 이러한 통제는군대의 규율과 같았고 그런 만큼 노동자들은 정문 통과를 큰 부담으로 생각했으며 특별한 지적을 당할 경우 큰 수모감을 느꼈다" - P15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