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는 것도 훈련되고 학습된다
- 패턴 학습 없이는 볼 수 없다

마이크 메이는 세 살 때 화학약품 폭발로 시력을 완전히 잃었다. 그래도 그는 굴하지 않고 세계에서 가장 뛰어난 시각장애인 다운힐 스피드스키 선수가 되었다. 그뿐만 아니라 일도 잘하고, 가정에도 충실했다. 그런데 시력을 잃은 지 43년이 지났을 때, 새로운 수술법 덕분에 시력을 회복할 수 있을지도 모른다는 말을 들었다. 시각장애인으로서 성공적인 인생을 살고 있었지만, 그는 그 수술을 받기로 결정했다.
수술이 끝나고 눈을 가린 붕대가 제거되었다. 마이크는 사진가를 동반하고 의자에 앉아, 두 자녀가 들어오기를 기다렸다. 대단히 중요한 순간이었다 - <무의식은 어떻게 나를 설계하는가>, 데이비드 이글먼 지음 / 김승욱 옮김 - 밀리의 서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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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크의 눈에는 이제 아무런 문제가 없는데도, 그는 자기 앞의 물체들을 바라보며 완전히 당황하고 있었다. 마구 쏟아져 들어오는 정보를 그의 뇌가 어떻게 해석해야 할지 모르기 때문이었다. 그는 아들들의 얼굴을 보지 못하고, 도저히 해석할 수 없는 선과 색과 빛의 감각을 경험하고 있을 뿐이었다. 눈의 기능이 정상인데도 그에게는 시각이 없었다.22
이런 일이 생기는 것은 뇌가 보는 법을 배워야 하기 때문이다. 칠흑같이 어두운 두개골 속에 몰아치는 기묘한 전기 폭풍은 세상의 모든 물체들이 감각과 어떻게 어우러지는지를 우리가 한참 동안 파악한 뒤에야 비로소 의식적인 정보로 요약된다. 복도를 걷는 경험을 생각해보자. 마이크는 평생 복도를 걸어본 경험 덕분에, 양쪽 벽이 팔을 벌리면 닿을 거리에서 복도 끝까지 평행으로 뻗어 있다는 사실을 알고 있었다. 따라서 시각을 회복했을 때, 양쪽 시야가 멀리서 한 점으로 수렴하는 현상을 이해할 수 없었다. 그의 뇌가 보기에는 전혀 말이 되지 않는 현상이었다. - <무의식은 어떻게 나를 설계하는가>, 데이비드 이글먼 지음 / 김승욱 옮김 - 밀리의 서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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