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소바야 팝카, 소련 서기장의 특별파일
서기장으로서 고르바초프는 정권의 가장 끔찍한 비밀을 관리했다.
비밀은 줄로 묶어 밀랍으로 봉인한 큼직한 봉투 안에 보관되었다. 이런 봉투가 2000여 개 있었는데, 서기장 집무실 복도 아래쪽에 한때 스탈린이 차지한 크렘린 아파트의 벽장에 전체 봉투를 잘 정리해 두었다. 이것이 그 유명한 “오소바야 팝카”, 즉 특별 파일이었다. 오소바야 팝카에는 아주 은밀한 서류가 담겨있어서 한 장만 보관하고 회람했다. 서류를 열람한 사람은 서명을 남겨야 했다. 오소바야 팝카에 담긴 봉투 다수는 서기장만 열람하거나 서기장의 위임을 받은 사람만 열람할 수 있었다
1991: 공산주의 붕괴와 소련 해체의 결정적 순간들 중에서
1번 봉투 속 한 개 항목에는 수치스러운 진실이 담겨 있었다. 폴란드 장교 학살이 스탈린의 직접 명령에 따라 이행되었다는 것이다. 타자로 작성해서 베리아가 스탈린에게 보고한 해당 문건은 “다양한 반혁명 조직”에 소속되었다고 의심되는 폴란드 장교와 폴란드인에게 최고형, 즉 총살형을 건의하는 내용이었다. 스탈린이 문건 상단에 서명했고 다른 정치국원의 서명도 첨부됐다. KGB 의장이 흐루쇼프에게 보고한 또 다른 육필 문건에는 카틴숲 외에 두 곳에서 학살한 폴란드인의 정확한 수치가 적혀 있었는데, 2만 1853명이었다
1991: 공산주의 붕괴와 소련 해체의 결정적 순간들 중에서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