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주의 소련은 남자에게나 여자에게나 가혹했다. 아니 여성에게 오히려 더 가혹했다고 하는 게 맞다. 사회주의 혁명으로 시스템은 바뀌었다. 문화적으로 가부장제는 그대로 남아 있었지만 여성들의 사회적 지위는 올라갔고, 정치적 권리도 보장받았다. 그러나 이 시스템에는 인간에 대한 이해가 전혀 녹아 있지 않았다. 소련 시절 여성들은 국가에서 원하는 노동을 수행해야 했다. 남녀의 신체적 차이는 상관없었다. 남자와 똑같이 공장에서, 건설현장에서 일해야 했다. 남자들도 힘들다고 꺼리는 일을 똑같은 할당량을 받아 몸을 갈아가며 해치우고 집에 와서는 또 집안일을 해야 했다. 여성들의 권리를 보장해 준다는 사회적 배려가 실제로는 배려가 아니었다. 가부장제 문화는 그대로 둔 채 바뀐 시스템에서 여성들의 부담은 오히려 배가됐다. 당시 여성들 입장에서는 차라리 집에서 가사일과 육아를 전담하는 게 보다 인간다운 삶을 사는 방법이었다.

이런 이유로

지극히 사적인 러시아 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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