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간분업 시즌 2
- 구상과 실행의 통합 시기
- 연구소는 수도권에 생산은 지방 산업단지에서
- 수도권 공장 규제의 철폐로 산업단지가 수도권 으로


문제는 4장에서 살펴보았듯이 자연스럽게 구축된 노동의 공간분업을 국가가 정책을 통해 한 단계 더 전개시키고 말았다는 데 있다. 수도권 공장 총량규제를 풀어버리고 수도권 인근에 공장이 입지하는 것을 허용한 것이다.

 LG디스플레이(당시 LG필립스)가 파주에 들어서고,
SK하이닉스는 이전부터 청주까지 터를 잡았다. 삼성은 수원부터 천안까지 공장을 세웠다. 이때 ‘천안 분개선‘이라는 단어가 언론에 등장했다. 천안 이남에는 인재가 오지 않는다는 말이다. 2019년 SK하이닉스가 신규 공장을 박정희 정권이 설정했던 구미 클러스터가 아닌 용인에 부지를 확정했다.

제조업 연구자와 정책 입안자의 전통적인 고민이, 제조 역량이 있는 산업도시에서 ‘구상‘ 기능이 수도권으로 엔지니어가 몰리는 것에 있었다면 이제 그 고민은 진부한 것이 돼 버렸다. 2020년 현재는 구상기능이 생산과 거리를 두고 수도권으로 옮기는 게 아니라, 생산 기능이 다시 구상 기능이 있는 수도권으로 향하며 새로운 노동자와 엔지니어를 요구하기에 이르렀다. 시쳇말로 ‘공간 분업 시즌 2‘라고 할 수 있다. 이 ‘시즌2‘는 국가의 제조업 규제 정책이 실패한 결과다. - P39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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