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산직과 엔지니어의 관계
- 독일-일본 방식과 미국-영국 방식의 차이
-한국의 경우 작업장 엔지니어 체제에서 랩 엔지니어 체제로의 전환
그렇다면 한국은 어떤가? 일본과도 다르고 미국이나 영국, 독일과도 다른 ‘한국식 생산방식‘을 따른다. 좌표를 그린다면 일본-독일과 미국-영국 사이에 위치한다.
미국은 엔지니어를 생산직과 완전히 분리해서 회사의 경영 방침을 현장에 실현하는 사람으로 만들었다. 자동화, 로봇의 설치, 동선 설계 등 생산방식 실험을 엔지니어가 독립적으로 수행한다. 따라서 대졸 엔지니어가 하는 일과 고졸 생산직이 하는 일이 겹치지 않는다.
독일은 엔지니어의 경우에도 생산직처럼 도제과정을 통해 육성된 비중이 적지 않다. 또 생산직 중에도 대학에 진학해 공학을 공부하고 엔지니어가 되는 경우도 많다. 결국 서로 현장 경험과 공학 지식을 공유하는 일이 적지 않고, 많은 일이 협의로 진행되는 경우가 흔하다.
일본과 독일이 생산직 노동자와 엔지니어의 괴리감을 줄이기 위한 제도와 정치가 발달한 편이라면, 미국이 반대편에 서 있는 셈이다.
한국식 생산방식은 일본이나 독일과 유사하게 애초 고졸엔지니어도 많았고, 생산직과 엔지니어의 협업이 많았던 작업장의 역사가 있다. 하지만 1987년 이후 노사관계가 적대적으로 변함에 따라 사측이 미국식 경영 방식을 적용해 오고 있다. 자동화와 로봇 도입을 밀어붙이고 생산 현장에서 가능하면 노동자의 숙련에 기반을 둔 개입을 줄이는 방향으로 애썼다.
물론 산업에 따라 일정한 차이는 있다. - P9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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