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동화는 생각보다 생산성을 높이지 않았다.
다른 길이 있었지만 이해관계와 비전이 이를 막았다.

1987년에 노벨상 수상 경제학자 로버트 솔로Robert Solow는 이렇게 언급했다. "모든 곳에서 컴퓨터 시대를 볼 수 있지만 생산성 통계에서는 볼 수 없다." 디지털 테크놀로지 투자에서 나오는 이득이 굉장히 미미하다는 사실을 지적한 말이었다.

컴퓨터에 대해 더 낙관적인 사람들은 솔로에게 인내심을 가져야 한다고 말했다. 머지않아 생산성 성장이 나타날 것이라고 말이다.

35년이 더 지났지만 우리는 아직도 기다리고 있다. 사실 생산성 성장에 대해 말하자면 미국 등 서구 국가들에서 지난 몇십 년은 산업혁명이 시작된 이래 가장 인상적이지 못한 시기였다. - P417

지난 40년간 혁신이 노동자의 한계생산성을 높이고 노동자들이 할 새로운 업무를 창출하는 데서 등을 돌렸지만, "쉽게 딸 수 있는 낮게 매달린 과일"을 많이 버려두기도 했다. 버려진 생산성 기회를 볼수 있는 영역 하나가 자동차 산업이다. 로봇과 특화된 소프트웨어가 노동자 1인당 산출을 증가시켰지만 사람에게 더 투자했더라면 생산성이 이것보다 더 높아졌을 것임을 시사하는 연구들이 있다. 1980년대에 토요타 같은 일본 회사들은 점점 더 많은 업무를 자동화하던 중에 생산성이 그리 많이 증가하지 않는다는 사실을 깨달았다. 공정이 돌아가는 곳에 노동자들이 있지 않으면 유연성이 상실되어 수요나 생산조건의 변화에 대응할 수 있는 역량이 줄어들기 때문이다. 이를 발견하고 토요타는 자동화 추세에서 한발 물러섰고 중요한 생산 업무에서의 핵심적인 역할의 노동자를 다시 불러왔다 - P420

토요타는 미국에서도 동일한 가능성을 보여주었다. 캘리포니아주에 있는 GM의 프리몬트 공장은 낮은 생산성, 불안정한 품질, 노사 갈등으로 고전하다가 1982년에 문을 닫았다. 1983년에 토요타와GM은 합작회사를 세우고 두 회사 모두의 자동차를 생산할 곳으로 프리몬트 공장을 다시 열었다. 예전의 노동력과 노조 지도부도 유지되었다. 하지만 토요타는 자신의 경영 원칙을 도입했고, 여기에는 발달된 기계를 노동자들의 재교육과 노동자들이 수행할 수 있는 유연성 및 주도력과 결합하는 접근 방식도 포함되어 있었다. 곧 프리몬트는 생산성과 품질 수준이 미국의 자동차 회사들보다 훨씬 높아졌고 토요타의 일본 공장들에 맞먹을 정도가 되었다. - P421

더 최근에는 일론 머스크가 이끄는 전기차 회사 테슬라가 비슷한 교훈을 얻었다. 처음에는 머스크의 디지털 유토피아 비전에 이끌려서 자동차 생산의 모든 부분을 자동화하려 했지만 비용이 급증했고 지연이 많이 발생해 수요를 맞추지 못했다. 머스크 본인도 이렇게 인정했다. "그래요, 테슬라에서 과도한 자동화는 실수였습니다. 정확히 말하면 내 실수였어요. 인간을 가치절하했습니다." - P4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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