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동화의 대안적 방식 : 독일

그뿐 아니라 동일한 소프트웨어 도구와 로봇 기술을 가지고도 미국과 매우 다른 선택을 내린 나라도 있다. 독일 제조업체들은 여전히 노조와 협상을 하며 자신의 의사결정을 이사회에서 노동자 대표에게 설명한다. 또한 노동자를 해고하는 것에 매우 조심스럽다. 해고를 꺼리는 데는 그럴 만한 이유가 있는데, 오랜 기간 자신의 회사에서 견습을 거치면서 해당 기술을 습득한 노동자들이기 때문이다. 따라서 독일 제조업체들은 이미 자신의 회사에서 훈련을 받은 노동자들의 한계생산성을 기술적·조직적 조정을 통해 높이려 했고, 이로 인해 자동화의 노동 대체 효과가 완화될 수 있었다.
따라서 독일에서는 산업 자동화가 더 빠르게 전개되었는데도(산업 노동자당 로봇 수가 미국의 두 배 이상이다) 블루칼라 노동자들을 재교육해 기술직, 감독직, 또는 화이트칼라 직군에서 새로운 업무를 맡게 하려는 기업의 노력이 함께 이루어졌다. 노동력의 창조적인 활용은 독일 기업들이 새로운 소프트웨어를 제조 공정에 사용하는 방식에서도 눈에 띈다. 1990년대와 2000년대에 독일 제조업에서 인기를 끌었던 "인더스트리 4.0"이나 "디지털 팩토리" 같은 프로그램은 잘 훈련받은 노동자가 "컴퓨터 기반 디자인" "컴퓨터 기반 품질 관리" 등의 도구를 사용해 디자인이나 검수 업무를 더 잘하게 지원하는 것이 핵심이었다. 가상 프로토타입으로 디자인 작업을 하게 해주거나 소프트웨어 도구로 결함을 빠르게 잡아내게 해주는 식으로 말이다. 이러한 노력 덕분에 독일 산업은 새로운 로봇과 소프트웨어 도구를 빠르게 도입하면서도 노동자의 한계생산성을 높일 수 있었다. 로봇을 도입했을 때 블루칼라 노동자들이 새로운 기술 직무로 이동하는 현상이 미국보다 노조가 강한 독일에서 더 두드러졌다는 점에도 주목할 필요가 있다 - P4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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