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K21사업으로 대학이 시장 권력에 포획되었다는 비판과 정량 실적 중심의 평가로 인해 수준 낮은 논문 양산 같은 문제를 야기했다는 지적이 있다. 그러나 BK21 사업은 우리나라 대학의 전반적인 연구력 강화에 기여했고, 대학이 국가의 지식 총량 증가에 기여하는 새로운 시대를 열었다고 평가된다.
이런 변화를 이끌어 낸 핵심 요인은 BK21 사업을 통해 연구 실적 평가에 ‘공개와 경쟁‘이라는 시장의 방식이 적용되었기 때문이다. BK21 사업 이후 대학 교수들의 실질적인 연구 경쟁이 시작되었다. 다른 재정 지원 사업들이 대학 집행부의 제안서 잘 쓰기 경쟁이었다면, BK21 사업은 같은 분야학과들 간의 경쟁, 대학 교수 개개인의 경쟁을 촉발했다. 타 대학의 같은 학과 교수들이 어떤 논문을 쓰는지 관심을 갖게 되었고, 논문 수준에 대해서도 관심을 기울이게 되었다. 교수 개인의 연구 관련 지표가 공개되기 시작했고, 연구를 통해 지식 생산이 가능한 교수인지 객관적인 평가가 가능해졌다. 연구 실적 공개는 거부할 수 없는 명분을 갖고 있었으며, 위신을 중시하는 교수들 개개인을 움직이게 만들었다. 연구 ‘경쟁‘은 연구 실적 ‘공개‘에 따른 결과의 성격이 강하다. 결국 대학의 변화를 이끌어 낸 힘은 ‘공개‘였던것이다. - P263
미국에는 가족의 교육권 및 프라이버시법(FERPA: Family & EducationalRights and Privacy Act)‘라는 법령이 있다. 부모와 학생들의 개인 정보 보호에 대한 광범위한 권리를 보장해 주는 법령이지만, 그 핵심 내용은 오히려 교육기관이 학생들의 정보를 당사자 동의 없이 사용할 수 있는 경우를 명확하게 정의해 주는 데 있다. 교육 개선 목적, 교육기관의 감사 또는 평가 목적, 재정지원과 관련된 목적 등의 경우가 여기에 해당된다. 교육을 더 잘하기 위한목적에 대해서는 학생들의 정보를 자유롭게 사용할 수 있다는 것이다. - P264
대학 혁신의 중요한 방향 중 하나는 정보를 ‘공개‘하는 것이다. 교육관련 정보의 투명한 공개와 이에 기반한 대학들의 공정한 경쟁 여건 조성이 필요하며, 이를 위한 첫걸음은 교육 관련 개인 정보 활용 규제 개선이다. 이를 위해서는 법 개정이 필요하다.
미국의 FERPA에 해당하는 우리나라 법령은 ‘교육 관련기관의 정보공개에 관한 특례법‘이다. 이 법령에 명시되어 있는 개인 정보 공개 금지를 변경해, 대학 평가기관에 한해서는 접근이 가능하도록 허용하고, 고용노동부의 4대 보험 가입 정보와 연계해 졸업생들의 취업 현황을 확인할 수 있게 해야 한다. 또한, 강의계획서와 동영상강의를 비롯한 교육 내용, 강의 평가 결과와 같은 강좌에 대한 학생들의 평가, 졸업생들을 대상으로 한 교육 만족도 조사 등을 표준화하고 공개하도록 명문화할 필요가 있다. 대학의 교육과 관련된 모든 정보는 공개되어야한다. - P26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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