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측 기계 - 인공지능의 간단한 경제학
어제이 애그러월 외 지음, 이경남 옮김 / 생각의힘 / 2019년 1월
평점 :
절판


인공지능의 트레이드 오프

안면 인식 같은 특성을 추구할 때는 이 점이 특히 두드러진다. 미국과 달리 중국은 엄청난 양의 집중화된 신원 확인용 사진 데이터베이스를 보유하고 있다. 덕분에 중국의 스타트업 페이스++ Face++ 같은 기업들은 중국 최대의 라이드헤일링ride-hailing 업체인 디디를 이용하는 승객에게 택시 기사의 신분을 확인해 주는 안면 인식 인공지능을 개발해 라이선스를 받는 한편 알리페이 Alipay 를 통해 송금을 할 수 있게 했다. 알리페이는 중국에서 1억 2,000만 명 이상이 이용하는 모바일 결제앱이다. 이 시스템은 그들의 안면 분석 기술에 의존해 결제를 승인한다. 더욱이 바이두는 안면 인식 인공지능을 사용해 고객의 기차표를 수거하고 명승지를 찾는 관광객들의 신원을 확인한다. 

이와 달리 유럽에서는 프라이버시 규제로 인해 다른 어느 곳보다 데이터 액세스가 훨씬 더 엄격하기 때문에 유럽의 기업들은 인공지능에서 앞으로 치고 나가기가 처음부터 어렵다. - P300

인공지능의 등장은 사회에 많은 선택지를 제시한다. 각각의 선택에는트레이드오프가 담긴다. 현 단계에서 인공지능은 여전히 걸음마 단계지만, 사회적 차원에서는 트레이드오프가 두드러진다.

첫 번째 트레이드오프는 생산성 대 분배다. 인공지능으로 우리의 형편이 더 안 좋아질 것이라고 주장하는 사람들이 많다. 그렇지 않다. 경제학자들은 기술이 진보하면 우리의 형편은 더 나아지고 생산성이향상된다고 생각한다. 인공지능이 생산성을 향상시킨다는 점은 의심할 필요가 없다. 문제는 부의 창출이 아니라 부의 분배다. 인공지능은 두 가지 이유에서 소득불평등을 악화시킨다. 첫째, 인공지능은 어떤 과제를 떠맡음으로써 남은 과제를 놓고 인간끼리 치열한 경쟁을 벌이게 만들어 임금을 떨어뜨리고 자본이 벌어들이는 소득에 비해 노동으로 벌어들이는 소득을 더욱 줄인다. 둘째, 예측 기계는 다른 컴퓨터관련 기술과 마찬가지로 매우 숙련편향적이어서 인공지능 툴은 숙련도가 높은 노동자의 생산성을 불균형적으로 높이 끌어올릴 것이다.

두 번째 트레이드오프는 혁신 대 경쟁이다. 소프트웨어와 관련된 기술이 대부분 그렇듯, 인공지능에는 규모의 경제가 적용된다. 더욱 인공지능 툴은 어느 정도 수익을 증가시키는 것이 특징이다. 그래서 예측이 정확해질수록 사용자가 많아지고, 사용자가 많으면 데이터가 많아지며, 데이터가 많아지면 예측이 더 정확해진다. 해당 분야에 한 기업의 지배력이 강화되면 예측 기계를 구축할 동기가 더 많아지만, 그렇게 되면 규모의 경제로 인한 독점이 야기될 것이다. 혁신속도가 빠르면 단기적으로 사회에 혜택이 되지만 사회적 관점이나 장기적 관점에서 볼 때는 바람직한 현상이 아니다.

세 번째 트레이드오프는 성능 대 프라이버시다. 데이터가 많을수록 인공지능의 성능은 좋아진다. 특히 개인적 데이터에 쉽게 접근할 수있다면 인공지능의 예측을 더욱 개별화할 수 있다. 개인적 데이터를 제공할 때는 프라이버시의 침해를 감수해야 한다. 유럽에서는 시민들에게 프라이버시를 더 많이 보장해 주는 환경을 선택했다. 그 혜택은 시민들에게 돌아가 사적 데이터 시장을 크게 활성화시킬 것이고, 그곳에서 사람들은 자신의 사적 데이터를 거래하거나 팔거나 기증하는 문제를 좀 더 쉽게 결정할 수 있도록 환경을 바꿀 수 있을 것이다. 반면에 그렇게 되면 진입하기 위해 비싼 대가를 치러야 하는 환경이 조성되어 갈등이 심해지고, 그로 인해 상대적으로 데이터 액세스가 쉽지 않은 유럽 기업과 시민들은 데이터에 쉽게 접근할 수 있는 인공지능이 경쟁력을 갖춘 강한 시장에서 불리한 처지에 놓일 것이다.

세 가지 트레이드오프에도 불구하고, 해당 지역의 정부는 거래의 양쪽 당사자를 모두 중시해야 하고 그들의 전반적인 전략과 시민의 선호도가 가장 조화를 이룰 수 있는 정책을 설계해야 한다. - P3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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