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맹과 순자

묵자는 포괄적이고 추상적인 방향으로 정치관을 피력하는 데 그치지 않고 실제 정치 현실에서 바로 쓸 수 있는 여러 가지 정책 대안과 수단을 가지고 있었고, 그것을 자신했죠. 그것은 공자가 가지지 못하는 약점이었고 맹자 역시 이를 극복해내지는 못했습니다. 하지만 순자는 훌륭히 극복했죠. 의병議兵, 군도君道, 신도臣道, 부국富國, 치사致士, 강국彊國 등 여러 가지 현실적 과제를 훌륭한 논의로 정리해낸 순자는 유가를 수양론 내지 이상적 도덕의 영역에 머물게 하지 않고 실제로 치인治人, 평천하平天下를 할 수 있도록 현실적인 이론과 방법들을 많이 고안해냈죠. 어쩌면 묵자 사상이 끊어지게 된 데는 묵자의 영향을 많이 받은 순자의 탓(?)도 큽니다. 묵자가 제기하는 유가 사상의 약점을 거의 없애다시피 하고 반대로 묵자 사상만의 특질과 개성, 독자적인 우월함을 많이 약화시켰지요. 굳이 너희 묵자식대로 하지 않아도 너희들이 하자는 것을 우리 사상으로도 할 수 있다고 자신 있게 말할 수 있었으니까요. - <묵자 : 공자를 딛고 일어선 천민 사상가>, 임건순 지음 - 밀리의 서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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