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라민은행 이야기 - 착한 자본주의를 실현하다
데이비드 본스타인 지음, 김병순 옮김 / 갈라파고스 / 2009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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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피야는 거지였다. 그녀는 두 번째 부인이었는데, 남편은 1950년대에 죽었고 아이는 일곱 명을 낳았다. 아이들 가운데 두 딸만 살아남았다.
수피야는 방글라데시 사회의 구조적 모순에 갇혀 있었다. 조브라에 사는 사람들은 그녀가 마을에 들어왔을 때 먹을 것도 주고 옷도 주면서 친절하게 대해주었다. 그러나 수피야가 돈을 벌기 위해 작은 대나무 의자를 짜서 팔려고 했을 때는 그 지역의 상업 현실이 그녀의 계획을 억압했다.
수피아는 유누스에게 자신이 대나무를 사기 위해 돈을 빌릴 수 있는 사람은 그녀가 만든 최종 제품을 사서 다른 사람에게 되팔려는 장사꾼뿐이었다고 말했다. 그러나 그가 지불하는 가격은 겨우 재료비를 감당할 수 있을 정도의 금액이었다. 그녀는 고작 하루에 2센트를 벌었다. - P52

그는 학생들에게 856 타카를 주고는 마을 사람들에게 그 돈을 빌려주라고 지시했다. 그 대신 원금은 꼭 갚아야 하며 이자는 없다고 설명했다.
그는 은행이 아니었기 때문이다. 그는 학생들에게 그들이 만든 제품을 가장 높은 값을 쳐주는 사람에게 마음대로 팔라고 전해달라고 부탁했다.  - P53

상급 책임자는 잠시 생각한 뒤 말했다. "좋아요. 그럼 대학 교수인 당신이 보증을 서면 돈을 빌려드리겠습니다.
그는 유누스에게 돈을 빌려준다면 위험하지 않을 것이라고 생각했다. 유누스의 아버지는 치타공에서 부유한 기업인이었고 그의 가문은 존경받았다. 유누스는 그 제안이 자신이 하려던 일을 다른 방향으로 돌린다고 생각했다.
"유누스 교수는 매우 대담한 사람이에요. 그는 ‘좋아요. 보증을 서지요 하지만 지금 나는 실험을 하려는 것이라는 말씀을 드리죠. 나는 마을사람들의 능력과 정직함을 믿어요 그들이 빌린 돈으로 일을 해서 돈을벌고 그것을 다시 갚기를 바랍니다. 그러나 그들이 돈을 갚지 못하면 내가 보증을 서지만 나도 그 돈을 갚지 않을 거예요. 그러면 당신은 당신이할 일을 해야겠죠. 그들이 돈을 갚지 못하면 나도 돈을 갚지 않겠어요‘라 - P55

어떤 남자가 인력거를 끌면서 하루에 8타카의 사용료를 낸다면 일주일에 50 타카가 넘는 사용료를 내는 셈이며, 1년이면 약 2,500타카를 내는 셈이다. 그런데 2,500타카면 중고 인력거를 한대 살 수 있었다.

그래서 유누스는 인력거꾼에게 말하곤 했다. "날마다 인력거 주인에게 사용료를 내느니 돈을 빌려 인력거를 한 대 사고 날마다 일이 끝나면 빌린 돈을 조금씩 갚는 게 어때요? 그러면 당신은 연말쯤이면 인력거 주인이 될 수 있을 테니까요." - P59

조사 결과 그는 유형을 분명히 파악할 수 있었다. 약간의 땅을 소유한 가정은 질병, 식량 부족, 도둑질, 지참금, 아버지의 죽음, 홍수 같은 자연재해 등 여러 가지 까닭으로 몰락하기 시작한다. 이들은 상황을 회복할 때까지 먹을거리를 구하기 위해 몇 달 또는 몇 주 동안 돈을 빌려야 한다. 결핍과 풍요가 순환하는 가운데 돈의 시간 가치가 방글라데시만큼 큰 나라는 없을 것이다. 식량 재고가 바닥난 가정은 추수하기 6주 전에 40킬로그램의 쌀을 빌린 대가로 두 달 뒤에 80킬로그램을 갚아야 한다.
연이자율이 600퍼센트에 이른다. 마을사람 가운데 약을 사기 위해 급히 돈이 필요한 사람이 있으면 땅을 담보로 돈을 빌리거나 땅을 팔아야 한다. 그 사람이 땅을 되찾기를 바라는 것은 헛된 꿈에 불과하다. - P7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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