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렐리우스 푸실루스의 자기 희생

고도의 사회성이 인간을 다른 종과 구별하는 주요 특성이라고 생각하고 싶겠지만 인간은 사회생활을 하는 수많은 종 가운데 하나일 뿐이다. 이를 잘 보여주는 사례가 브라질에 서식하는 개미, 포렐리우스 푸실루스Forelius pusillus다. 이 개미는 낮에는 땅 위에서 먹이를 찾고 해거름 즈음에는 땅 밑에 있는 안전한 보금자리로 돌아간다. - <협력의 유전자>, 니컬라 라이하니 / 김정아 - 밀리의 서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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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런데 이때 개미굴로 돌아가지 않고 밖에 남는 일개미가 있다. 이들은 동료 개미들이 서둘러 자그마한 개미굴로 내려가기를 기다렸다가, 모래알 같은 갖가지 부스러기들을 끌어와 개미굴 입구를 감쪽같이 막아버린다. 보금자리로 들어갈 입구를 막았으니 이 일개미들은 자기네 살길도 막아버린 셈이다. 개미는 무리에서 떨어지면 밤 사이에 땅 위에서는 살아남지 못한다.

게다가 개미굴 근처에서 죽으면 포식자들을 끌어들일 위험도 있다. 개미굴 밖에 남은 일개미는 마지막 극기를 발휘한다. 개미굴과 멀리 떨어진, 어둠이 내려앉은 사막으로 행군해 보호자의 임무를 충실히 완수하고 사라진다.2 - <협력의 유전자>, 니컬라 라이하니 / 김정아 - 밀리의 서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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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연에서든 실험실에서든 치명적인 전염성 균에 감염된 호리가슴개미속Temnothorax 개미는 마치 자신이 군락에 위험이 된다는 것을 아는 듯 행동한다. 감염된 호리가슴개미는 감염병의 확산을 늦추는 데 필요한 ‘물리적 거리 두기’를 그야말로 극단으로 실천해 자매 개미들과 접촉을 완전히 차단하고 씩씩하게 군락을 떠나 홀로 죽음을 맞이한다.5 - <협력의 유전자>, 니컬라 라이하니 / 김정아 - 밀리의 서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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