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기가 태어나서 모든 영양을 모유로 해결하는 동안에는 락타아제를 만드는유전자가 활발한 활동을 합니다. 그러다 이유기를 거치면서 락타아제를 점점 덜 만들기 시작합니다. 젖을 떼고 어른이 먹는 음식에 의존할수록 락타아제는 더욱 줄어들고, 대신 다른 소화 효소가 많이 만들어집니다. 결국 어른이 되면 락타아제를 만드는 유전자는 활동을 멈추고 우유를 소화시킬 수 없게 됩니다. 어른의 유당분해 효소 결핍증은 어른이 되면 자연적으로 나타나는 대단히 정상적인 현상입니다. - P87
세계 여러 곳의 문화를 비교해서 연구하는 인류학자들은 이전부터 유당분해 효소 결핍증은 연구해야 할 병 증상이 아니며, 오히려 어른이 되어도 여전히 우유를 마실 수 있는 ‘유당분해 효소 지속증(lactusepersistence)‘을 분석해야 한다고 주장하였습니다. 세계 곳곳에 살고 있는 사람들을 조사해 보면 인류학자들의 말이 맞습니다. 전 세계에서 우유를 마실 수 있는 어른은 각 인구 집단별로 약 1~10퍼센트에 불과합니다. 아시아의 대부분, 아프리카의 대부분, 유럽의 상당 지역이 모두 이에 해당합니다. 대부분의 사람들은 정상적인 젖먹이 동물의 절차를 잘 밟고 있습니다. - P87
그런데 유독 어른이 돼서도 우유를 마실 수 있는 특이한 사람들이 대다수인 지역이 일부 있습니다. 유럽의 스웨덴, 덴마크, 아프리카의 수단, 그리고 중동의 요르단과 아프가니스탄 등입니다. 이들 지역에서는 어른이 되어도 락타아제를 만들어 내는 사람들의 비율이 70~90퍼센트로 높습니다. - P87
2007년, 독일 구텐베르크 대학교와 영국 런던 대학교 공동 연구팀이 낙농업이 정착되기 이전 신석기 시대 인골에서 고(古)DNA(화석에서채취한 DNA. 흔히 조각조각 끊어져 있어 해독이 어렵지만, 최근에는 이를 해독하는 기술이 발달해 게놈까지 해독하는 수준에 이르렀습니다.)를 채취해 분석했습니다. 그결과 락타아제 돌연변이는 발견되지 않았습니다. 그러니까 유럽에서 이 돌연변이가 본격적으로 증가한 시점은 낙농업이 시작된 이후인 지난 1만년 이내라는 사실이 검증된 것입니다. - P8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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