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제 원유와 천연가스를 쥐어짜 달러를 한 푼이라도 더 벌어야 하는 러시아는 동구권 위성 국가들에 에너지 가격을 보조해줄 여유가 없었다.
1988년은 수확이 부진한 해였고, 러시아는 원유 수입을 전부 외채를 상환하는 데 쓰고 있었다. 소련의 서기장 미하일 고르바초프는 인민이 굶어 죽는 일을 막기 위해 또다시 돈을 빌려야 했다. 그러자 서방의 정부들은 소련의 절박한 상황을 이용하려들었다. 그들은 대출을허용하는 대가로 소련이 무력으로 자국민을 억압하는 일을 금지할 것을 요구했다. 고르바초프는 이 조건을 받아들였다. 이제 경제적 지원이라는 당근도, 군사력이라는 채찍도 쓸 수 없게 된 러시아는 동유럽에 대한 통제력을 잃었다. 게다가 아무리 돈을 빌려도 날로 심각해지는 위기를 막을 수는 없었다. 러시아 정부는 어쩔 수 없이 식량 가격을 올려야 했고, 빵 가격은 300퍼센트까지 치솟았다. 더는 인민을 먹어살릴 수 없게 되자 체제가 무너졌다. - P193
1999년 집권한 푸틴은 러시아를 경제적 에너지 제국으로 재건하는 일에 착수했다. 그는 우선 전임 대통령 옐친이 사영화한 석유·천연가스 기업의 지배권을 되찾아왔다. 때마침 상품선물현대화법이 통과되면서 금융 기관들이 원자재 인덱스펀드에 막대한 돈을 쏟아부은 덕분에 원유와 천연가스 가격이 치솟았다. 그 결과 월가에서 러시아와 다른 산유국으로 곧장 부가 이전되었고, 러시아는 ‘가스 무기‘를되찾았다.
이제 푸틴은 옛 소련의 위성국가들에 다시 한번 후한 천연가스 보조금을 제공함으로써 그들을 러시아의 영ㅎ스 이어 - P193